상상에 빠진 동화 0448 아이의 기도!
4. 아이의 기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서랍장을 열었어요.
그림에 걸어둔 노란 목도리를 다른 것으로 교체했어요.
그림 사이즈보다 길었어요.
"미안해!
내가 깜박 잊고 그림보다 짧은 목도리를 해줬어.
다음부터
실수하지 않을 게."
아이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의자에 앉았어요.
그때
엄마가 사과주스를 들고 들어왔어요.
"<나오>!
학교에서는 재미있었어?"
아이의 엄마가 물었어요.
"네!"
"이 그림은 배경이 뒷산이야?"
"네!
엄마랑 같이 갔던 검은산 골짜기예요."
"맞다!
검은산 골차기구나.
저 큰 소나무 생각난다."
"네!
그늘에서 김밥 먹었던 소나무 맞아요."
아이가 봄에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 말했어요.
아이의 엄마도 침을 꿀꺽 삼키며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그때를 기억했어요.
"딸!
궁금한 게 있어."
"뭔데요?"
"혹시!
그림 속에 있는 이슬이 그림 밖으로 떨어질 수 있을까?"
"아니요!
떨어지는 착시 현상은 일어날 수 있지만 그림 밖으로 이슬이 떨어지는 일은 없어요.
마법사는 가능할지 몰 라도!"
"그렇지!
그런데 말이야.
낮에 여기 의자에 앉아서 이 그림을 보고 있었어.
그때
이슬이 내발등에 뚝 떨어졌어!
너는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이야."
"설마!
엄마가 착각하고 있겠죠.
그림 속 이슬을 바라보며
떨어져라!
하고 생각하면 착시현상이 일어나 이슬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어요."
"아니야!
사실이라니까.
그림 속 이슬이 내발등에 떨어졌다니까."
아이의 엄마는 사실을 말했어요.
그런데
아이는 사실이 거짓말처럼 들렸어요.
"엄마!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어요."
아이는 힘차게 말했어요.
아이의 엄마도 더 이상 묻지 않았어요.
아이는 놀랐어요.
비밀을 들킨 것 같았어요.
노란 목도리를 그림에 올려놓고 신비한 마법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란 소원이 이뤄진 것 같았어요.
"정말일까!
그림 속 이슬이 그림 밖으로 떨어질 수 있을까.
믿을 수 없어.
그런 일이 내가 그리 그림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야!"
아이는 가슴이 답답했어요.
"소원을 말해봐!
그림 속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살아서 움직이면 좋겠어.
또
그림 속 생명들이 그림 밖으로 나와도 좋아!
그럼
나랑 같이 놀 수 있잖아.
소원을 말해봐.
내게만 말해봐."
아이는 그림 그리며 부른 노래가 생각났어요.
노래를 흥얼거리며 일기장을 꺼냈어요.
"이슬이 떨어졌다고!
믿을 수 없어.
그림 속 이슬이 그림 밖으로 떨어지다니.
물감이 덜 말라서 떨어졌을까!"
아이의 머릿속이 복잡했어요.
엄마가 한 말이 자꾸만 생각났어요.
일기장을 펼쳐놓고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