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에 빠진 동화 445
꽃은 피고 지고!
같은 나무에서
꽃은 피고 지고 있었어요.
며칠 후!
그곳에는 개구리울음소리가 가득했어요.
여름인가!
아직 꽃도 지지 않았는데 개구리울음소리는 요란했어요.
개골개골
개골개골
빗소리와 함께 개구리울음소리는 아름다운 노래가 되었어요.
"뭐라고 하는 거야!
꽃이 피고 지는 거 봐봐
너도 나도
꽃이 피고 지는 것과 다르지 않아
개골개골
우리가 안 보일 거야
히히히!
저 녀석 우릴 잡으러 온 건 아니겠지
잎이 무성해 보이지 않을 거야
더 크게 노래 부르자
개골개골
개골개골
꽃이 피고 지면 우리들 세상
들판에 개구리울음소리뿐이야
아니!
시끄러워 잠도 못 자겠군."
집으로 발길을 돌렸어요.
그런데
개구리울음소리는 더 요란했어요.
"아!
꽃이 지면 개구리꽃이 피는구나."
다음 날도
어둠 속에 서서 개구리울음소리를 들었어요.
신기했어요.
낮에는 조용한 녀석들이 밤새 울었어요.
"뭘!
아는 녀석들이야.
낮에는 노래 불러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아는 녀석들이야.
신기하단 말이야!
새들은 낮에 노래 부르는데 개구리는 밤에 노래 부르다니."
며칠 째!
어둠 속에서 개구리 노랫소리에 발길을 멈췄어요.
사람 숫자만큼 많을 것 같았어요.
걸으면 걸을수록 더 많은 개구리울음소리가 들렸어요.
도시가 생기고 아파트가 건설되어도 살아남은 개구리가 자랑스러웠어요.
"함께 살아가야지!
이곳은 너희들의 고향이고 땅이지.
아파트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너희들 세상이지."
밤마다
들리는 개구리울음소리는 사람들을 탓하는 노래일 것 같았어요.
"저 녀석들이!
칼이라도 들고 있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혹시!
총이라도 들고 어둠 속에서 사람을 향해 쏜다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가.
다행이다!
노래가 시끄럽지만 다행이다.
사람의 목숨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날 밤!
어둠 속을 걸으며 알았어요.
개구리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라는 걸 알았어요.
철쭉 너머로 하얀 꽃이 피었어요.
낮에 보지 못한 꽃이었는데 개구리울음소리 덕분에 볼 수 있었어요.
"세상에!
꽃이 피었다.
몰랐어.
아니
낮에 보지 못했어.
그동안
철쭉만 보였는데 말이야.
고맙다!
너희들 노래 덕분이야."
개구리울음소리가 고마웠어요.
하얀 꽃이 만개한 것도 모르고 살았어요.
내일 낮에는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봐야겠어요.
또
어떤 꽃이 활짝 웃고 있는지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