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487
수박밭 허수아비!
동수 아빠가 수박밭에 허수아비를 세워 놨어요.
밀짚모자를 쓰고 노란 원피스를 입었어요.
하얀 허리띠도 있었어요.
주머니가 두 개 있는 원피스였어요.
바람 부는 날!
원피스 소매가 이리저리 휘날렸어요.
허수아비가 춤추는 것 같았어요.
햇살이 뜨거운 날!
원피스 왼쪽 주머니에 파랑새가 날아왔어요.
며칠 후!
원피스 오른쪽 주머니에 두더지 한 마리가 이사 왔어요.
"안녕!
반갑다."
파랑새가 두더지를 보고 인사했어요.
그런데
두더지는 주머니 속에서 나오지 않았어요.
"미안!
어두워지면 나갈게.
만나서 반가워!"
두더지가 크게 대답했어요.
햇살을 싫어하는 두더지였어요.
파랑새는 주머니 속에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았어요.
수박이 익을 무렵 어린 파랑새가 태어날 것 같았어요.
며칠 후!
두더지는 수박밭에서 굼벵이 한 마리를 잡았어요.
"파랑새가 좋아할 거야!
갖다 줘야지."
두더지는 굼벵이를 들고 수박밭 한가운데 있는 허수아비를 향해 달렸어요.
둥근 수박을 밟고 달렸어요.
"조심해!
수박을 밟지 마란 말이야."
무당벌레 었어요.
조그만 수박 위에서 놀던 무당벌레는 깜짝 놀랐어요.
하마터면
두더지에게 밟혀 죽을 뻔했어요.
"미안!
조심할게."
두더지가 달리며 말했어요.
노란 원피스 입은 허수아비 앞에 도착한 두더지는 멈춰 서서 파랑새 둥지를 올려다봤어요.
"파랑새야!
굼벵이 가져왔어.
내려와 봐!"
두더지가 외쳤어요.
알을 품고 있던 파랑새가 고개를 내밀고 두더지를 바라봤어요.
"굼벵이!
이거 먹어."
두더지가 굼벵이를 보여주며 말했어요.
"고마워!"
파랑새가 날아왔어요.
두더지가 준 굼벵이를 물고 둥지로 날아갔어요.
"맛있다!"
파랑새는 굼벵이를 맛있게 먹었어요.
날마다
두더지는 벌레를 잡아 파랑새에게 가져다주었어요.
파랑새는 두더지 덕분에 배고프지 않았어요.
깨깨 개고오올 깨깨
노란 원피스 주머니에서 파랑새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어린 파랑새가 태어난 것 같았어요.
두더지는 바빴어요.
더 많은 벌레를 잡아 파랑새에게 갖다 주었어요.
"두더지야!
이제 괜찮아.
내가 먹이를 구하러 다닐 거야.
고마워!"
파랑새가 두더지에게 말했어요.
파랑새는 하늘 높이 날았어요.
그런데
독수리가 두더지를 향해 날고 있었어요.
"두더지야!
도망쳐.
독수리가 널 노리고 있어."
하늘을 날던 파랑새가 외쳤어요.
두더지는 달렸어요.
바람에 휘날리는 노란 원피스 소매 속으로 들어갔어요.
하늘을 날던 독수리는 방향을 바꿨어요.
허수아비가 사람처럼 보였어요.
바람에 춤추는 허수아비가 무서웠어요.
"잡을 수 있었는데!"
독수리는 하늘 높이 날았어요.
파랑새라도 잡아먹고 싶었어요.
그런데
파랑새는 대나무 숲으로 사라진 뒤였어요.
그날 밤!
파랑새는 감자를 들고 두더지에게 갔어요.
독수리가 무서워 밖에 나오지 않던 두더지는 배가 고팠어요.
"두더지야!
감자 가져왔어."
파랑새가 외쳤어요.
노란 원피스 주머니에서 두더지가 얼굴을 내밀었어요.
"고마워!"
두더지는 감자 하나를 받았어요.
파랑새는 날아갔어요.
어린 파랑새에게 줄 먹이가 필요했어요.
"고마워!"
두더지가 외쳤어요.
하늘을 날던 파랑새는 행복했어요.
그날밤!
두더지는 감자를 맛있게 먹었어요.
파랑새를 도와준 자신이 자랑스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