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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거미줄!

상상에 빠진 동화 0516

by 동화작가 김동석

마법의 거미줄!





민지는

장미꽃밭에서 대왕거미 <칭칭>을 만났어요.

<칭칭>은 마법의 거미줄을 쳐놓고 손님맞이하고 있었어요.


민지는 마법의 거미줄을 보고 궁금했어요.

무당벌레가 사마귀 되고 사슴벌레가 꿀벌이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을 봤어요.

나비가 풍뎅이 되고 파리가 나비 되어 날아다니는 들판은 마법의 성 같았어요.


"<칭칭>!

사람에게도 마법을 부릴 수 있어?"


민지가 <칭칭>에게 물었어요.


"마법의 거미줄에 걸려야 가능해요.

거미줄에 사람이 잡힐 일은 없잖아요."


<칭칭>은 사실대로 말했어요.

가끔

사람이 마법의 거미줄에 걸렸으면 했어요.

그런데

마법의 거미줄에 사람이 걸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사마귀에게

어떤 마법을 부릴 거야?"


마법의 거미줄에 다가온 사마귀를 보고 민지가 물었어요.


"모르겠어요!

마법의 거미줄에 걸린 뒤 소원을 말하면 이뤄질 수 있어요."


<칭칭>은 마법의 거미줄에 걸린 동물에게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어요.


"이봐!

넌 뭐가 되고 싶어 온 거야?"


민지가 사마귀에게 물었어요


"히히히!

여왕개미가 되고 싶어요.

개미동굴에 들어가면 먹을 것이 많을 것 같아요.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하고 사마귀가 말했어요.


"겨울을 보고 싶은 거구나!

그런데

사마귀가 살아가기에는 겨울이 너무 추울 텐데.

걱정이다!"


하고 민지가 말했어요.


"네!

겨울을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해 걱정이에요.

그런데

추운 겨울과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을 보고 싶어요.

무당벌레가 말했어요.

작년 겨울에 눈 오는 것을 봤는데 너무 멋있었다고 했어요."


"무당벌레!

그 녀석이 추운 겨울을 살아봤구나."


"네!

왕소사나무에 파인 굴 속에서 겨울을 살 수 있었데요.

저도 여왕개미가 되어 개미집에 들어가 겨울을 살아볼 거예요."


사마귀는 말을 끝내고 마법의 거미줄 속으로 기어갔어요.


"조심해!

추운 겨울에 만나자."


민지는 사마귀와 <칭칭>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사마귀는 마법의 거미줄을 몸에 가득 감았어요.

하얀 거미줄이 사마귀를 집어삼키는 것 같았어요.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어요.

민지는 꽃을 보러 들판으로 나갔어요.

들판에는 꽃들이 활짝 피었어요.

바늘꽃 위에 꿀벌과 나비가 앉아 있었어요.


"안녕!

달콤한 꿀이 많아서 좋아."


꿀벌이 꿀을 빨며 말했어요.

사슴벌레가 마법의 거미줄을 통해 꿀벌이 되어 달콤한 꿀을 먹을 수 있었어요.


"달콤한 꿀만 먹어서 좋아!"


똥만 먹던 파리가 나비가 되어 달콤한 꿀을 먹으며 좋아했어요.


"넌!

똥도 먹어 봤구나.

난!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어."


꿀벌이 말했어요.

사슴벌레 시절에 나무즙만 먹었던 기억을 떠올랐어요.


"많이 먹었어!

개똥

노루똥

사슴똥

멧돼지똥

소똥

염소똥

고양이똥

쥐똥

닭똥

오리똥

똥은 다 먹어 봤어.

그런데

달콤한 꿀맛은 처음이야.

나비가 되길 잘했어."


나비가 된 파리가 노래하듯 말했어요.

나비는 다시는 파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어요.

가을은 들판을 노랗게 물들이며 바람같이 지나갔어요.


날씨가 추워졌어요.

여왕개미가 된 사마귀는 개미집에서 잘 지내고 있었어요.

빨리 겨울이 오길 기다렸어요.

흰 눈이 오는 날만 기다리며 일개미들과 즐겁게 겨울을 맞이했어요.


첫서리가 내린 날!

민지는 들판으로 나갔어요.

여왕개미가 된 사마귀가 보고 싶었어요.

민지는 앵두나무 밑 개미집에 살고 있는 여왕개미를 만나러 갔어요.


"안녕!

여왕개미를 만나러 왔어."


민지가 개미집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일개미에게 말했어요.


"기다렸어요!

여왕개미가 소녀가 찾아올 거라고 말했어요.

여기서 기다리세요.

여왕개미에게 다녀올게요."


일개미는 개미집 안으로 사라졌어요.

민지는 기다렸어요.

바람이 차가웠어요.


한 참 뒤!

여왕개미가 나왔어요.

그 뒤를 일개미 수십 마리가 따랐어요.


"안녕하세요!

보고 싶었어요."


여왕개미가 된 사마귀였어요.


"안녕!

잘 지냈구나.

나도 보고 싶었어.

겨울 준비는 잘하고 있지?"


하고 민지가 인사하자


"네!

개미집은 따뜻해요.

그런데

추운 겨울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노란 은행잎으로 겨울옷도 만들어 났어요."


"그랬구나!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고 봄에도 만나면 좋겠다."


"네!

잘 이겨낼게요, "


여왕개미는 추웠어요.

더 이상 밖에 있을 수 없었어요.


"여왕님!

들어가셔야 합니다."


일개미가 한 마디 했어요.


"알았어!

이제 들어가야겠습니다.

다음에 또 뵐게요."


여왕개미가 민지에게 인사했어요.


"어서 들어가!

흰 눈이 오는 날 또 올게."


민지도 여왕개미와 인사하고 대왕거미에게 갔어요.


대왕거미 <칭징>은 장미꽃밭에 없었어요.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하우스 안으로 이사했어요.

하우스 안에서는 거미줄을 쳐도 마법을 부릴 수 없었어요.

마법의 거미줄은 장미꽃밭에서만 마법이 일어났어요.


"안녕!"


민지가 하우스 안으로 들어오며 모퉁이에 거미줄 치고 놀던 <칭칭>을 보고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보고 싶었어요."


<칭칭>이 거미줄을 타고 내려와 민지에게 인사했어요.

민지와 <칭칭>은 한 참 수다를 떨었어요.

청개구리가 미꾸라지 된 것과 매미가 사마귀 된 것도 알았어요.

참새가 고양이 되고 암탉이 토끼 된 것도 들었어요.


"내년부터는 마법의 거미줄을 치지 않을 거예요.

들판의 자연스러움이 사라진 것 같아요.

더 이상 마법의 거미줄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


"좋은 생각이야!

나도 걱정했어.

자연의 이치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말이야.

마법의 거미줄은 자연의 이치를 파괴하는 것 같아."


민지도 마법의 거미줄이 없어졌으면 했어요.


"알겠어요!

거미줄에서 마법이 일어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대왕거미 <칭칭>도 결정한 듯 말했어요.

민지는 집으로 돌아갔어요.


며칠 후!

들판에 흰 눈이 내렸어요.

여왕개미가 된 사마귀도 개미집에서 나와 흰 눈을 맞이했어요.


"눈이다!

흰 눈이 온다."


여왕개미는 행복했어요.

처음 보는 흰 눈을 보고 놀랐어요.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한 것도 신기했어요.

그 시각!

하우스에서 나온 대왕거미 <칭칭>도 흰 눈을 맞고 있었어요.

민지는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눈사람을 만들고 놀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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