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는 외롭잖아!

상상에 빠진 동화 0512

by 동화작가 김동석

혼자는 외롭잖아!




갓 쓴 삼색고양이 <도도>!

처음 갓 쓴 <도도> 때문에 들판에서 갓 쓰는 유행이 시작되었어요.


오리

청둥오리

들쥐

꿀벌

무당벌레

사마귀

청개구리


많은 동물이 갓을 쓰고 다녔어요.

오늘도

일개미와 말벌이 갓을 쓰고 들판에 나타났어요,

갓!

쓰는 유행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어요.

동물에게 퍼진 갓 쓰는 유행은 식물에게까지 퍼져갔어요.

찾아갔어요

일개미와 사마귀는 갓 쓰고 <도도>를 찾아갔어요.



"<도도>!

갓 쓰니까 좋아?"


일개미가 물었어요.


"좋아!

뜨거운 햇빛을 막아줘서 좋아.

멋지잖아."


<도도>는 갓 쓰는 게 좋았어요.


"혹시!

불편한 것 없어?"


사마귀가 물었어요.


"있지!

끈 묶는 것과 갓 쓰고 잠잘 수 없어.

그래서

조금 불편해."


낮잠 자는 고양이들에게 갓은 불편했어요.

그렇지만

갓 쓰고 다니는 <도도>를 모두 멋지다고 부러워했어요.


<도도>는 패션의 리더가 되고 싶었어요.

무엇이든

제일 먼저 패션을 유행시키는 동물이 되고 싶었어요.


"<도도>!

갓은 검은색만 있는 거야?"


일개미는 새까만 갓이 싫었어요.

몸도 새까맣기 때문이었어요.


"아닐 거야!

갓도 여러 색으로 만들 거야.

나도

파란 갓을 쓰고 싶을 때가 있어."


하고 <도도>가 말하자


"난!

노란 갓을 쓰고 싶어."


하고 사마귀가 말했어요.


"나는 빨간 갓을 쓰고 싶어!"


일개미가 말했어요.


"그럼!

갓 파는 가게에 가서 물어봐.

아마도

구해줄 거야."


하고 <도도>가 말했어요.


일개미와 사마귀는 갓 파는 가게를 향해 출발했어요.

갓 쓴 삼색고양이 <도도>는 낮잠을 자러 집으로 향했어요.





들판에서

갓 쓴 할미꽃과 민들레꽃이 만났어요.

할미꽃 덕분에 갓을 구해 쓴 민들레꽃은 할미꽃과 먼 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어요.


"할미꽃!

아주 멀리 날아가요.

갓을 쓰면 햇살이 뜨겁지도 않을 것 같아요."


민들레꽃은 하얀 씨앗이 되어 멀리 날아가고 싶었어요.


"좋아!

하늘 높이 올라가 멀리 날아가자.

어린 왕자가 사는 별까지 날아가도 좋겠어."


하고 할미꽃도 말하며 하늘을 바라봤어요.


"좋아요!

우주 끝까지 날아가 꽃을 피우겠어요."


민들레꽃은 신났어요.

우주 끝까지 같이 날아갈 할미꽃이 있어 좋았어요.







하늘을 날던 말벌과 나비가 할미꽃과 민들레꽃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도 따라갈까!"


하고 갓 쓴 말벌이 말하자


"좋아!

저 녀석들을 따라가 보자."


나비도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에 가보고 싶었어요.


"그럼!

갓부터 구해.

하늘 높이 올라가면 햇살이 뜨거울 거야."


말벌은 나비가 걱정되었어요.


"알았어!

갓을 사 올게."


하고 말한 나비는 갓 파는 가게를 향해 날아갔어요.

말벌은 천천히 날아가 할미꽃 위에 앉았아요.




할미꽃과 민들레꽃이 말벌을 보고 반갑게 인사했어요.


"할미꽃!

언제 하늘 높이 날아오를 거야?"


하고 말벌이 물었어요.


"좀 더 기다려야지!

아마도

봄비가 내린 후에나 가능할 거야."


할미꽃은 하얀 씨앗이 되기 위해선 봄비가 내려야 할 것 같았어요.


"민들레!

너도 할미꽃이랑 같이 갈 거지."


하고 말벌이 묻자


"응!

혼자는 외롭잖아.

먼!

여행을 같이 떠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잖아."


하고 민들레꽃이 말했어요.


"좋겠다!

같이 떠날 친구가 있어.

나도

너희들 따라 같이 가도 될까.

꽃을 피우려면 벌과 나비가 필요하잖아."


하고 말벌이 말하자


"넌!

꿀벌이 아니잖아."


하고 할미꽃이 말하자


"맞아!

꿀벌은 아니지만 너희들과 같이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


말벌은 새로운 세상으로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아요.

호기심 많고 용기가 필요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런데

말벌은 어린 왕자가 사는 별까지 가보고 싶었어요.


"여행하다!

죽을 수도 있어.

우린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가면 되지만 넌 힘들 텐데." 텐데."


하고 민들레가 말벌을 걱정하며 말했어요.


"두렵지 않아!

하지만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고 싶어.

난!

새로운 세상으로 가보고 싶어.

특히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에 가보고 싶어."


말벌은 금방이라도 떠날 것 같이 말했어요.

그때

갓을 사들고 나비가 날아왔어요.


"안녕!

나도 같이 떠나고 싶어."


하고 나비가 갓을 쓰며 말했어요.


"좋아!

같이 떠나자.

힘들어도 짜증내거나 힘들다고 말하기 없어.

누굴 원망하는 것도 안 돼!

알았지."


하고 할미꽃이 말하자


"응!"


하고 말벌과 나비가 대답했어요.


봄비가 내렸어요.

할미꽃과 민들레꽃은 하얀 솜사탕 같은 씨앗이 되어 바람을 기다렸어요.

장미꽃가지에 말벌과 나비가 앉아 할미꽃과 민들레꽃 씨앗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길 기다렸어요.


"가자!"


바람이 불자

할미꽃이 외쳤어요.

할미꽃씨와 민들레꽃씨가 하늘 높이 날았어요.

그 뒤를 말벌과 나비가 따라 날았아요.

반짝이는 햇살에 새까만 갓이 빛났어요.


갓 쓴 고양이

갓 쓴 사마귀

갓 쓴 달팽이

갓 쓴 일개미


친구들이 지켜보고 있었어요.


"부럽다!

나도 떠나고 싶다."


일개미가 한 마디 했어요.

사마귀도 달팽이도 먼 곳까지 떠나고 싶었어요.


"<도도>!

우리도 떠날 수 없을까?"


하고 사마귀가 물었어요.


갓 쓴 고양이 <도도>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느린 달팽이를 데리고 갈 자신이 없었어요.

사마귀나 일개미를 데리고 가다 새들에게 잡아먹힐까 걱정되었어요.

갓 쓴 고양이 <도도>는 들판에 남기로 했어요.

아직

갓을 구하지 못한 친구들을 도와줄 생각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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