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고양이!-1

상상에 빠진 동화 0512

by 동화작가 김동석

하얀 고양이!




하얀 고양이 <하니>!

훔친 빨강 장화 한 짝을 머리에 쓰고 달렸어요.

<하니>는 사람들의 신발을 훔쳐 모자로 쓰고 다니는 취미가 있었어요.


어젯밤!

어부의 집에서 소녀의 빨강 장화 한 짝을 훔친 <하니>는 행복했어요.


"좋아!

갓 쓰고 다니는 <도도> 보다 내가 더 멋질 거야.

히히히!

좋아."


<하니>는 달렸어요.

엄마고양이 <미미>에게 자랑하고 싶었어요.







바닷가에서 엄마고양이 <미미>는 놀고 있었어요.

물 밖으로 나오는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

장화 훔쳤어요.

빨강 장화를 훔쳤어요."


<하니>가 엄마고양이 <미미>를 보고 외쳤어요.


"또 훔쳤어!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은 훔치지 말라고 했잖아.

먹을 것만 훔치란 말이야."


"싫어요!

나도 장화 신고 다니고 싶어요.

장화 쓴 고양이가 되고 싶어요."


<하니>가 외쳤어요.

훔친 장화를 머리에 쓰고 오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멋지구나!

그런데

누구 장화를 훔친 거야."


"민지!

어부의 딸 민지네 집에서 훔쳤어요.

예쁘죠!"


"노란 원피스 입고 다니는 민지!

우리에게 간식 주는 민지 말하는 거지.

비 오는 날!

신고 다니는 장화잖아.

그걸!

훔치면 어떡해.

갖다 줘!"


하고 엄마고양이 <미미>가 말하자


"싫어요!

난 빨강 장화를 모자로 쓰고 다닐 거예요.

봐봐요!

모자로 쓰면 예쁘죠."


하고 <하니>가 빨강 장화를 머리에 쓰고 말했어요.


"예뻐!

그런데

민지가 슬퍼할 거야.

장화를 잃어버렸다고 울고 있을 거야.

학교 가기 전에 돌려주면 좋겠어.

빨리!"


엄마고양이 <미미>는 <하니>에게 부탁했어요.

그런데

<하니>는 빨강 장화를 돌려주고 싶지 않았어요.






<하니>는 빨강 장화를 머리에 쓰고 바다를 바라봤어요.


"<하니>!

엄마도 어렸을 때 파란 운동화를 훔친 적 있어.

그런데

파란 운동화 때문에 죽을 뻔했어.

마을 사람들이

고양이를 잡아 죽여야 한다고 결정했을 때 말이야.

파란 운동화 주인인 민호가 반대했어.

고양이는 죄가 없다고 했어.

고양이는 아이들의 친구라고 하며 죽이면 안 된다고 했어.

민호가 민지 오빠야!

그러니까

빨강 장화는 돌려줘야 해."


하고 엄마고양이 <미미>가 이야기를 했어요.


<하니>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빨강 장화가 맘에 들었어요.

갓을 쓰고 다니는 것보다 더 멋있었어요.


"<하니>!

빨리 갖다 줘.

사람 물건은 훔치면 안 돼."


엄마고양이 <미미>의 말을 들은 <하니>는 빨강 장화를 들고 민지 집으로 향했어요.


"먹을 것은 괜찮아!

하지만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훔치거나 파손하면 안 돼.

알았지!"


엄마고양이 <미미>가 달려가는 <하니>를 향해 외쳤어요.


그때

물고기 한 마리가 해안가로 뛰어올랐어요.


"잡았다!"


엄마고양이 <미미>는 물고기를 물고 집으로 향했어요.


"이건!

<하니> 줘야지."


엄마고양이 <미미>는 빨강 장화를 갖다 준 새끼고양이 <하니>를 생각했어요.


빨강 장화!

민지의 빨강 장화를 돌려준 <하니>가 해안가를 달렸어요.

수평선 너머로 빨강 태양이 사라져 갔어요.

하얀 고양이 <하니>가 달리는 모습이 붉은 노을에 비추며 예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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