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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파는 고양이!

상상에 빠진 동화 0518

by 동화작가 김동석

꽃 파는 고양이!




고양이 <미미>가 꽃가게를 열었어요.

꽃향기 많이 나는 꽃만 팔았어요.

그런데

고양이들은 꽃은 사지 않고 꽃가게에서 꽃향기만 맡고 놀았어요.


"집에 가서 놀아!

다른 동물이 꽃을 사갈 수 없잖아.

저기 봐!


들쥐

두더지

다람쥐

청설모

오리


꽃을 사고 싶은데 너희들 때문에 가까이 오지 않잖아.

꽃향기 그만 맡고 집으로 돌아 가."


하고 <미미>가 고양이들에게 말했어요.

그런데

고양이들은 돌아갈 생각도 안 했어요.


꽃향기는 바람 따라 멀리까지 날아갔어요.

들판의 꽃들도 <미미>가 파는 꽃향기를 맡았어요.


"이건 처음이야!

어디서 꽃향기가 날아올까."


들판에 꽃들은 궁금했어요.

들판에 핀 꽃향기보다 더 향기로운 꽃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어요.

꽃향기는 바람이 부는 대로 이동하며 꽃들의 코를 진동하게 했어요.


"나도!

진한 꽃향기가 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

햇살을 더 많이 받는 방향으로 가지를 길게 뻗어야겠어."


수국이었어요.

길가에 핀 수국도 꽃향기를 멀리까지 바람에 날려 보내고 싶었어요.


"내 향기는 멀리까지 갔을 거야!

아마도

그곳에서 날 찾아오고 있을 거야."


아카시아꽃이었어요.


"내 향기도 멀리 갔을까!"


백일홍이었어요.

분홍색 꽃에 꿀벌과 나비가 많이 날아와 놀았어요.


"멀리 갔으니까 내가 왔지."


꿀벌이 말하자


"맞아!

백일홍 꽃향기가 멀리서도 맡을 수 있었어."


호랑나비 었어요.


"고마워!

내 꽃향기를 맡으려고 오다니."


백일홍은 기분 좋았어요.


"아카시아꽃 향기는!

그곳에서 맡을 수 없었어?"


하고 아카시아 나무가 물었어요.


"아니!

그곳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아서 꽃향기가 났지.

그런데

날아가고 싶지 않았어."


꿀벌이 대답하며 하늘 높이 날았어요.

호랑나비도 하늘 높이 날았어요.

장미꽃밭을 향해 날아갔어요.




<미미>의 꽃가게는 장사가 잘 되었어요.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꽃을 모두 팔았어요.

<미미>는 꽃 판 돈으로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사줬어요.


밤에는 새까만 고양이 <또또>가 꽃을 팔았어요.

<미미>에게 꽃 파는 법을 배운 <또또>는 밤이 되면 신났어요.

밤에도 꽃이 잘 팔렸어요.


어느 날 밤!

빨강원피스 입은 소녀가 꽃을 사러

왔어요.


"안녕하세요!

어떤 꽃을 드릴까요?"


<또또>가 인사한 뒤 물었어요.


"안녕!

하얀 데이지꽃이랑 노랑 장미꽃 사고 싶어."


하고 소녀가 말했어요.


"죄송해요!

장미꽃은 다 팔렸어요."


"벌써!

꽃이 다 팔렸구나.

장미꽃은 다음에 사야겠다.

그럼

하얀 데이지 꽃만 다섯 송이 부탁해."


소녀는 장미꽃이 없어 아쉬웠어요.

노랑 장미꽃 향기가 제일 진하다는 소문을 듣고 왔지만 살 수 없었어요.


"잠시!

기다려 주세요."


<또또>는 꽃을 포장했어요.


"노랑 장미꽃이 필요하면 낮에 오세요.

일찍 오시면 있을 거예요."


"알겠어요!"


소녀는 데이지꽃을 들고 돌아갔어요.

<또또>는 몇 송이 남은 꽃을 들고 거리로 나갔어요.


"꽃 사세요!

예쁘고 아름다운 꽃 사세요.

향기 나는 꽃!

멀리까지 꽃향기를 내뿜는 꽃 사세요.

몇 송이 남지 않았아요!"


달빛 사이로 <또또>의 목소리가 감미롭게 들렸어요.

새까만 고양이 옆으로 새까만 그림자가 따랐어요.

새까만 고양이 두 마리가 달빛 아래 걷는 것 같았어요.



아침 일찍!

<미미>가 꽃을 들고 나왔어요,

그 뒤를 고양이 다섯 마리가 따랐어요.

꽃향기에 취해 사는 고양이들 같았어요.


"따라오지 마!

들판에 가서 꽃향기 많이 나는 꽃 가져오라니까.

내가 팔아줄 테니.

그 돈으로 간식도 사 먹으면 좋잖아."


<미미>는 따라다니는 고양이가 싫었어요.

무엇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미미>를 따라온 고양이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안녕하세요!

노랑 장미꽃 사러 왔어요."


어젯밤 장미꽃 사러 온 소녀였어요.


"어서 오세요!

몇 송이 드릴까요."


<미미>가 인사하며 물었어요.


"노랑 장미 일곱 송이!

하얀 장미 세 송이.

빨강 장미 세 송이.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열세 송이 포장해 드릴게요."


<미미>는 꽃을 예쁘게 포장했어요.


"고양이가 꽃을 팔아서 좋아요!

꽃향기도 너무 좋아요."


소녀는 리어카에 실린 꽃향기를 맡았어요.


"감사합니다!"


<미미>는 장미꽃을 담아 소녀에게 주었어요.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소녀는 인사하며 꽃을 받았어요.

가슴에 안은 꽃다발에서 꽃향기가 가득 올라왔어요.


"와!

꽃향기가 대단하다."


소녀는 꽃향기를 맡으며 돌아갔어요.

<미미>는 꽃다발을 정리했어요.


"봤지!

꽃향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그러니까

너희들도 놀지 말고 꽃밭에 가서 꽃향기 진한 꽃을 찾아와.

그러면 돈도 벌고 맛있는 간식도 사 먹을 수 있잖아.

알았지!

놀면 안 돼."


<미미>의 말을 들은 고양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들판으로 달렸어요.


"꽃향기!

꽃향기 많이 나는 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지."


고양이 한 마리가 외치며 달렸어요.

그 뒤를

나머지 고양이들이 따라 달렸어요.





꽃밭에 도착한 고양이들은 꽃향기를 맡았어요.


"예쁜 꽃도 많은데!

꽃향기가 많이 나는 꽃을 찾으라 했지."


삼색고양이가 말하며 앞장서 걸었어요.

꽃향기 많이 나는 꽃을 찾을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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