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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었다!

0073

by 동화작가 김동석

선을 넘었다!



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


선을 넘지 마!

그 선을 넘으면 안 돼.

넘으면 안 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

앞서지 말고

지켜야 할 약속만 지켜.

그러면

큰 문제는 없을 거야.

그런데

누군가는 그 선도 지키지 않아.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거야.

관계란!

약속과 같은 것이야.

오죽하면

하늘에 선을 긋고 지키라고 하겠어.

제발!

그 선을 넘지 마!


하늘도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말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다.

사진 김동석

누군가!

그 선 때문에 아깝다 한다.

선만 없었다면 멋진 하늘이다 한다.

그런데

그 선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선이라 싫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선이 있어 글이 쓰인다.

그 선 때문에 글에 감동을 담아낼 수 있다.

별것 아닌 것이 별것이 되는 법이다.

선이란!

수많은 점이 모여야 선이 된다.

선이 하나하나 모여야 면이 되고 도형이 되어 입체감을 갖는다.


하늘을 봐라!

얼마나 멋진가.

그런데

하늘에 밑줄이 그려졌다.

누군가

그려놓은 것 같다.

무슨 의미일까!

구름과 하늘로 나누고 싶은 걸까.

아니면

태풍이 온다는 소식일까.

어쩌면

삶의 소식일 수도 있겠다.

머물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는 인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맞다!

구름이 걷히면

파란 하늘처럼 빛나는 인생!


모두가

구름이 걷히길 바라는 인생처럼 말이다.

자연은 말하고 있다.

그 말을 듣고 안 듣고는 각자의 몫이다.

내 삶의 공간에 선을 긋지는 말자.

선이 길어지면 안 된다.

자연스럽지 않으면 부러지는 법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선 긋지 않는다.

그냥 놔둔다.

자연이 선을 긋고 지우고 할 수 있게 말이다.

제발!

함부로 선 긋지 마라.

선이 늘어나

겹선이 되고 엉키면 삶도 힘들다.


하늘을 보라!

의미 없는 선을 지우고 있지 않은가.


너와 나!

우리가 지켜야 할 선도 어딘가

지워야 할 부분이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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