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을이야기!-5

상상에 빠진 동화 0560

by 동화작가 김동석

5. 송화의 당당함!




송화의 당당함은 어디서 나올까!

친구들은 송화를 볼 때마다 궁금했어요.

모든 일을 당당하게 했어요.

송화를 당당하게 키우는 것은 오빠들이었어요.

두 오빠(우재, 우길)는 송화가 무엇을 하든 응원하며 자신감을 키워줬어요.


대감나무집 딸!

별명이 생긴 것도 송화의 당당함에서 나온 것이었어요.

대추농장과 감농장을 크게 하는 송화네 집은 가을이 되면 바빴어요.

송화가 학교에서 인기가 많은 것도 대추와 감을 가져가 친구들에게 하나씩 준 보람도 있었어요.


"학교 마치고 우리 집에 갈 사람!

대추 따고 감 따는 일 좀 도와줘."


하고 송화가 말하면 많은 친구들이 손들었어요.

송화네 대추와 감이 맛있어서 모두 송화를 따라가려고 했어요.

배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미자를 따라갔고 사과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영수를 따라갔어요.

가을에 따야 하는 과일농장에 일손이 많이 필요했어요.

과일 농장 중에서 송화네 대추농장과 감농장이 제일 컸어요.

친구들은 가을만 되면 송화를 따라가려고 했어요.


"알았어!

학교 끝나고 같이 가자.

명수, 윤지, 성희, 진희, 유래, 용길, 희원, 희재

모두 고마워!"


송화는 대추농장에 같이 갈 친구가 많아 좋았어요.


대추농장이 시끌시끌했어요.

우재 오빠 친구들도 우길 오빠 친구들도 대추 따는 것을 도와주러 왔어요.


"송화야!

예뻐졌다."


우재 오빠 친구들이었어요.

오빠 친구들은 송화만 보면 예쁘다고 했어요.

오빠 친구들은 언니(소라)와 송화를 놀릴 때가 있었어요.

언니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송화는 오빠들 사이에서 잘 놀았어요.


"오빠들이!

나만 보면 예쁘다고 하잖아.

나도 오빠들이 좋아."


송화는 오빠들을 향해 큰소리칠 때가 있었어요.

오빠들은 송화가 그럴수록 더 놀리고 도망갔어요.

송화는 오빠들이 놀려도 가만있었어요.


"저기 오빠가 좋아한데!

송화야 어때?"


하고 우길 오빠가 물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송화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송화가 좋아하는 오빠는 따로 있었어요.

바로

이웃집에 사는 동서기(동석) 오빠였어요.

송화는 그 오빠만 보면 가슴이 뛰었어요.

콩당콩당!

심장이 뛰는 소리가 크게 들려 오빠에게 들킨 적도 있었어요.


"우길아!

송화는 좋아하는 아이 따로 있어."


하고 큰 오빠가 말했어요.

오빠들도 송화가 동서기(동석)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송화는 오빠들이 놀려도 대꾸하지 않았어요.

오빠들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어요.


오빠 친구들과 송화 친구들은 대추를 따고 저녁까지 같이 먹었어요.

아빠가 대추도 많이 주었어요.

가족이 먹으려면 많아야 된다고 하며 한가득 주웠어요.

친구들은 가방에 담은 대추를 등에 지고 집으로 향했어요.


"고맙습니다!

내일 또 올게요."


친구들이 아빠 엄마에게 인사하고 돌아갔어요.

아빠 엄마도 자식들 친구들이 많이 와서 좋았어요.

송화네 가족은

대추나무에 대추가 많이 열릴수록 힘들고 바빴지만 즐거웠어요.



가을비가 내렸어요.

대추나 감이 무르익을 때 비가 오면 좋지 않았어요.

대추가 물러 썩어 갔어요.

감도 마찬가지였어요.


"큰일이다!

가을비가 오면 과일 농사를 망치는 데."


아빠는 아침 먹을 때마다 한 마디 했어요.

대추 따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비까지 내리니까 속상한 듯했어요.


"아빠!

비가 오지 않게 고사를 지낼까요?"


하고 송화가 아빠에게 말하자


"고사!

하늘이 들어줄까.

오는 비를 막을 수 없다.

그냥 기다려보자."


아빠는 비가 그치길 기다렸어요.

송화는 가을비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어요.


방으로 들어간 송화는 책상 앞에 앉아 일기장을 꺼냈어요.

비 오는 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2025년 10월 17일 흐리고 비


가을비!

밤부터 내린 비는 아침이 되어도 멈추지 않았다.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가을에 비가 내리는 것은 좋지 않다.

여름 장마철에 내리는 비는 모두가 반기는 비였다.

그런데

가을에 내리는 비는 원망하는 비였다.


과일이 익어갈 시간!

가을비가 내리면 과일이 익지도 않고 물러터진다고 한다.

그것도 모르고

비 오는 날을 좋아하다니.

난!

이기적인 소녀가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즐기고 다른 사람들이 힘들고 싫어하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가을비!

그만 내리면 좋겠다.

대추농장과 감농장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 좋겠다.

내가 마법이라도 부릴 수 있으면 비를 내리지 않게 할 텐데.

어쩌면 좋아!

아빠 엄마가 가을비를 싫어하는 데.

내가 할 수 있는데 없을까!

그렇지.

기도라도 해야겠다.


하나님!

부처님!

가을비가 내리고 있어요.

이제

그만 내리게 해 주세요.

대추와 감이 익어가는 시간이에요.

엄마 아빠는 비가 내리면 안 된다고 했어요.

제발!

가을비가 내리지 않게 해 주세요.

맛있는 대추와 감을 수확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제 기도를 꼭 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제

비가 멈출 거야.

엄마 아빠가 좋아할 거야.

가을비가 그치면 날씨가 추워질 텐데.

호호호!

첫눈이 내릴까.

좋아.

나는 눈 오는 날이 좋아.


첫눈 오는 날!

무엇을 할까.

소녀의 마음이 콩당콩당 뛸 텐데.

어찌하면 좋을까!




송화는 일기를 다 쓰고 밖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비가 멈춰 있었어요.


"가을비가 멈췄다!

내일은 대추를 딸 수 있겠다."


송화는 기뻤어요.

대추와 감을 수확할 생각에 신났어요.

안방으로 달려간 송화는 엄마 아빠에게 비가 멈췄다고 말했어요.

송화는 기도한 보람이 있었어요.

썩은 대추를 버리는 것보다

힘들어도

달콤하고 싱싱한 대추를 따는 게 더 좋았어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