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잘할 수 있어!-08

by 동화작가 김동석

계절을 파는 아이!




경자의 겨울방학은 길었어요.

집에서 놀기만 하던 경자는 겨울방학을 잘 이용하고 싶었어요.

마을주민들도 겨울 내내 꼼짝도 하지 않고 놀았어요.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겨울은 춥다고 집에만 있지만 봄부터는 활동을 해야 해."


경자는 아침 먹고 집을 나섰어요.

날씨가 추웠지만 들판으로 나가 걸었어요.


"그렇지!

계절을 파는 거야.

호호호!

재미있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사람들에게 팔아보자."


경자는 놀랐어요.

자신이 생각한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계절을 판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만도 자신이 신기했어요.


"봄!

이번 봄부터 시작이야.

준비를 철저히 하자."


경자는 봄을 팔기 위한 계획을 짰어요.

봄을 파는 일은 쉬울 것 같았어요.


"쑥, 돌미나리, 봄나물, 고사리, 봄동!

봄에 나오는 나물을 중심으로 상품을 준비해 보자.

오늘부터 쑥을 캐러 다닐 거야."


경자는 집에서 바구니와 과일칼을 준비했어요.


"엄마!

오늘부터 쑥 캐러 갈 거예요.

싱싱한 쑥을 시장에 가서 팔 거예요."


하고 딸이 말하자

엄마는 깜짝 놀랐어요.


"쑥!

계절을 판다고 하더니.

쑥을 판다고.

시장에 가서 팔 자신 있어?"


엄마는 딸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네!

시장에 가서 팔 거예요.

쑥은 건강에 좋잖아요.

떡도 만들어 먹고 약초로 사용하기도 하잖아요."


경자의 말을 맞았어요.

들판에 어린 쑥이 많이 자라고 있었어요.

경자와 엄마는 논두렁을 돌아다니며 쑥을 캤어요.



늦은 봄에는 숲에서 고사리를 꺾었어요.

경자는 고사리도 시장에 내다 팔았어요.

개울가를 돌아다니며 돌미나리도 캤어요.


"엄마!

시골에서 부지런만 하면 살겠어요.

들판에 나물이 너무 많아요.

쑥, 돌미나리, 냉이, 봄동 등을 수확할 수 있어요."


경자는 숲으로 들어가는 도로 옆에서 냉이와 쑥을 많이 캤어요.

시장에 가져가면 할머니들이 경자의 나물을 모두 샀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나물 상태도 아주 좋았어요.


엄마는 딸이 시장에 가서 나물까지 팔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경자는 매일 수확한 나물을 가지고 시장에 가 팔았어요.


늦은 봄!

경자는 여름에 팔 상품을 생각했어요.

밭에서 햇감자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어요.


"여름을 파는 거야!

시원한 여름을 만들어 보자.

햇감자, 양파, 자두, 복숭아 등을 팔자."


경자는 이웃집 민수집에서 수확하는 감자를 샀어요.

아랫마을 동수아빠에게 자두농장에서 수확한 자두를 또 샀어요.

집에서 수확한 양파와 복숭아를 리어카에 싣고 시장으로 향했어요.

여름 상품은 직접 판매를 해볼 생각이었어요.


"햇감자 사세요!

양파, 자두 사세요.

무농약 재배한 햇감자입니다.

빨리 오세요.

얼마 남지 않았어요."


경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했어요.

시장 상인들도 어린 경자를 많이 도와주었어요.


"저 녀석!

봄나물은 우리에게 넘겨주더니.

여름 상품은 직접 팔다니.

경쟁자가 한 명 늘었어.

큰 일이야."


시장 모퉁이서 봄나물 팔던 할머니였어요.


"뭐가!

큰일이야.

우리랑 다른 물건 팔면 괜찮아.

나물이나 채소는 별로 없잖아."


하고 나물 파는 또 다른 할머니가 말했어요.

시장에서 나물 팔던 할머니들은 경자가 리어카를 끌고 와 파는 상품에 대해 구경하고 안심하는 듯했어요.

똑같은 상품을 팔면 경쟁자가 한 명 늘기 때문인 것 같았어요.



경자는 계절을 파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무더운 여름이 끝나갈 무렵!

가을에 팔 계절상품을 생각했어요.


"밤, 감, 고구마, 무화과, 사과, 대추, 배, 무, 배추, 쌀

너무 많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답게 팔 상품이 너무 많아.

가벼운 것으로 판매를 시작해 보자."


경자는 도시 사람들이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했어요.

무겁지 않고 최고의 상품을 내다 팔 생각을 하며 준비했어요.


"밤과 사과대추만 팔자!

영수네 밤나무골에서 나오는 밤은 최고야.

송화네 사과대추는 최상품이야.

두 가지만 열심히 팔자."


경자는 욕심내지 않았어요.

시장 상인들과 중복되는 상품은 판매를 최소화했어요.



경자는 송화네 대추밭에 가서 아저씨를 도와주었어요.

아저씨가 대추 따는 것을 도와주면 대추를 싸게 준다고 했어요.


"힘들지!

오늘 대추 딴 것을 다 가지고 가서 팔아 봐."


하고 아저씨가 말했어요.


"아저씨!

그래도 돈을 받아야 죠.

그냥

가져가라고 하면 어떡해요."


하고 경자가 말하자


"일했잖아!

일한 품삯이야."


하고 아저씨는 웃으며 말했어요.

경자는 행복했어요.

아저씨를 도와준 것도 즐거웠지만 일한 품삯으로 대추를 받아서 좋았어요.


"아저씨!

고맙습니다."


경자는 대추 한 바구니 들고 집으로 향했어요.

리어카에 밤과 대추를 가득 실고 시장에 나갈 생각을 하다 잠도 설쳤어요.


"잘했어!

계절 장사를 잘했어.

무엇이든!

팔 자신이 생겼어."


경자는 자신이 자랑스러웠어요.

봄, 여름, 가을 상품을 잘 팔았어요.


"겨울이다!

겨울 상품은 무엇을 팔까.

군고구마가 좋을까!

아니야.

이번에는 다른 상품을 팔아볼까."


경자는 겨울은 색다른 상품을 팔고 싶었어요.


집에 돌아온 딸을 엄마가 손을 꼭 잡았어요.

엄마는 딸이 자랑스러웠어요.

따스한 봄날!

논두렁을 돌며 쑥 캐던 딸이 아니었어요.

딸은

계절을 팔며 어른이 되어 갔어요.


"엄마!

계절을 잘 팔았어요.

봄, 여름, 가을은 풍성한 계절이었어요.

추운 겨울에 파는 상품도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면 좋겠어요.


"그래!

계절을 팔 생각을 하다니.

기특하구나!"


엄마는 딸이 하는 일을 말리지 않았어요.

자립심도 키우고 자신감과 용기도 키울 수 있었어요.

꿈과 희망을 키우며 커가는 딸이 자랑스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