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엄마!
마을에 홍역이 돌았어요.
쌍둥이 동생도 홍역에 걸렸어요.
열이 오르고 설사와 구토를 했어요.
새아빠와 엄마는 밤낮으로 쌍둥이 동생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선옥은 안중에도 없었어요.
그런데
쌍둥이 동생은 며칠 사이를 두고 하늘나라로 갔어요.
새아빠 집안은 난리가 났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집안 대가 끊겼다며 통곡하며 슬퍼했어요.
새아빠도 말이 없었어요.
엄마는 매일 울기만 했어요.
선옥은 엄마에게 다가가 옷깃만 붙잡고 울었어요.
새아빠도 엄마도 선옥을 안아주지 않았어요.
선옥은 슬펐어요.
"저것 때문이야!
저것만 데려오지 않았어도 손자들이 죽지 않았을 거야.
복 없는 아이를 집안에 들여놓는 것이 아니었어."
할머니는 손주 죽은 걸 선옥이 때문으로 돌렸어요.
선옥은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할머니는 선옥 탓을 하며 미워했어요.
엄마는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밭으로 나갔어요.
쉬지도 않고 일했어요.
선옥이 가까이 다가가도 아는 척도 하지 않았어요.
"엄마!
울지 마.
엄마!"
밭에서 일하는 엄마는 울고 있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선옥은 엄마를 붙잡고 말했어요.
엄마는 눈물을 훔치면서도
선옥을 안아주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았어요.
어느 날!
새아빠가 밭으로 엄마를 찾아왔어요.
엄마와 선옥은 깜짝 놀랐어요.
"여보!
힘냅시다.
당신을 위로하고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오."
새아빠는 슬퍼하고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로해 주었어요.
두 아들을 잃은 엄마가 슬프게 울었어요.
선옥도 울었어요.
새아빠가 엄마와 선옥을 꼭 안아주었어요.
엄마는 용기를 냈어요.
선옥도 키워야 하고 몸이 아픈 새아빠 대신 일할 것도 많았어요.
엄마 뱃속에 동생이 생겼어요.
그런데
두 아들을 잃은 뒤라 기뻐하지 않았어요.
몇 개월 뒤!
예쁜 딸 복심이 태어났어요.
할머니는 아들이 아니라며 기뻐하지 않았어요.
"여보!
수고했어요."
새아빠는 좋아했어요.
자신의 핏줄이라서인지 안아주고 웃어주며 기뻐했어요.
엄마와 새아빠를 동생에게 빼앗긴 것 같았어요.
선옥은 슬펐어요.
"엄마!"
선옥은 장독대 항아리 뒤에 숨어 울었어요.
엄마를 불렀지만 오지 않았어요.
"엄마!
미워.
새아빠도 미워.
동생도 미워."
선옥은 모두 미웠어요.
자신에게 관심 가져주지 않는 새아빠와 엄마가 미웠어요.
복심은 태어나자마자 아팠어요.
새아빠와 할머니는 복심만 걱정하며 보냈어요.
쌍둥이 남동생처럼 죽을까 걱정했어요.
새아빠는 복심만 좋아했어요.
엄마도 복심만 안아주고 놀았어요.
선옥은 언니가 있는 할아버지 집으로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혼자는 갈 수 없었어요.
염산 새아빠집에서 백수 할머니집까지는 멀었어요.
선옥이 혼자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엄마!
언니 보러 가자."
선옥은 엄마를 졸랐어요.
엄마도 시댁에 두고 온 큰 딸 은옥이 보고 싶었어요.
엄마가 백수할머니집을 찾아가 딸을 보고 싶어 했지만
할머니가 보여주지 않았어요.
엄마는 울며 백수할머니집에서 염산 새아빠집까지 걸어왔어요.
그 뒤로!
엄마는 몇 번이나 은옥을 보러 갔지만 볼 수 없었어요.
엄마는 은옥이 보고 싶을수록 밭일을 더 많이 했어요.
동생 복심은 잘 자랐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할머니가 새아빠집으로 들어와 같이 살았어요.
"저리 가!
아기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
샘터 가서 물이나 길러와."
할머니는 선옥이 보기 싫었어요.
엄마가 데려온 자식이라고 미워했어요.
엄마가 아들을 낳았어요.
새아빠 집안은 경사가 났다며 좋아했어요.
할머니는 손녀(선옥과 복심)들이 태어난 손자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했어요.
"언니!
업어 ~줘.
빨리!"
복심은 언니 선옥만 보면 업어달라고 했어요.
새아빠는 병원에 자주 갔어요.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졌다며 병원에 입원할 때도 많았어요.
엄마는 집안일과 밭일을 하며 바쁘게 살았어요.
엄마뱃속에는 복심 동생이 생겼어요.
그런데도
매일 밭일을 했어요.
손자(강일)가 태어나자 할머니는 선옥을 구박했어요.
새아빠도 아들만 바라보며 하루하루 보냈어요.
새아빠와 엄마의 사랑을 빼앗긴 복심은 언니인 선옥에게 짜증을 냈어요.
할머니도 복심이 짜증 부리고 울면 선옥을 혼냈어요.
어린 선옥은 방에서 쫓겨나면 마당 끝에 있는 장독대에 가 앉아 놀았어요.
선옥은 크고 작은 항아리 사이에 들어가 놀았어요.
선옥은 제일 큰 항아리 뚜껑을 열었어요.
새로 담은 간장 항아리 었어요.
선옥은 항아리 안을 자세히 들여다봤어요.
"안녕!
선옥아."
선옥은 간장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말했어요.
웃어 보고 얼굴을 찡그려 보기도 했어요.
눈에서 눈물이 뚝 간장으로 떨어졌어요.
그런데
갑자기 항아리 안에서 요정이 나타났어요.
"안녕!
장독대 요정이야.
울지 마.
마음씨 착한 선옥아.
세상의 모든 요정이 착한 선옥이 다 알고 있단다.
그러니까
절대로 울지 마."
하고 장독대 요정이 울고 있는 선옥에게 말했어요.
선옥은 장독대 요정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장독대에 요정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선옥아!
할머니나 복심이 괴롭히거나 힘들게 하면 장독대로 와.
내가 같이 놀아줄게.
알았지!"
장독대 요정이 선옥에게 말했어요.
"네!
감사합니다.
항아리 뚜껑 닫을게요."
하고 대답한 선옥은 기분이 좋았어요.
활기가 넘쳤어요.
항아리 뚜껑을 닫고 마당으로 뛰어갔어요.
선옥은 요정을 만단 뒤!
새아빠와 엄마가 아들 강일이만 좋아하고 안아줘도 슬프지 않았어요.
할머니와 여동생 복심이 짜증 내고 괴롭혀도 힘들지 않았어요.
"선옥아!
어디 있냐.
물 길러 와야겠다.
항아리에 물이 다 떨어졌어."
할머니가 선옥을 찾았어요.
"네!
할머니.
물 길러 올게요."
장독대에서 놀던 선옥은 물통을 들고 샘터로 향했어요.
선옥은 힘들었지만 즐거웠어요.
마음속으로 항아리 요정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물을 길어 항아리에 다 채우면 또 나무를 하러 갔어요.
땔감이 없다고 할머니가 숲에 가서 나무를 해오라고 시켰어요.
항아리에 물을 다 채운 선옥은 나무를 하러 숲으로 갔어요.
밭에서 일만 하는 엄마는 선옥이 할머니와 복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엄마는 복심과 선옥이 같은 딸이지만 새아빠집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것도 알았어요.
바로 잡고 싶었지만 시어머니의 고집이 완강했어요.
"선옥아!
작은 항아리에 과자 넣어 놨어.
할머니나 복심이 몰래 가서 하나씩 꺼내 먹어.
알았지!
울지 말아."
엄마는 새아빠집에서 외톨이가 되어가는 선옥을 걱정했어요.
전남편에게 얻은 자식이라 집안에서 사랑받지 못해 속상했어요.
새아빠는 몸이 아파 일할 수 없었지만 아들을 얻은 뒤로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할머니와 복심은 선옥이 가까이 오는 것도 싫어했어요.
선옥은 장독대에서 노는 시간이 많았어요.
할머니 눈치도 안 보고 복심이가 괴롭히지도 않아서 좋았어요.
"요정님!
과자 드실래요?"
선옥은 엄마가 넣어둔 과자를 항아리에서 꺼내 요정을 찾았어요.
"많이 먹어!
울지 말고 맛있게 먹어.
선옥아!
잘 버티고 이겨내면 신들이 축복해 줄 거야.
알았지!"
장독대 요정은 어린 선옥이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았으면 했어요.
선옥은 장독대 요정을 만난 뒤 성격이 밝아졌어요.
할머니가 힘든 일을 시켜도 힘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선옥은 할머니가 자신을 미워하는 이유를 몰랐어요.
엄마를 따라와 새아빠와 친아빠 차이를 모르는 나이었어요.
선옥이 학교 갈 나이가 되었어요.
아침 일찍 엄마는 백수할머니댁으로 출발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