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잔소리!
선옥은 지쳐 쓰러졌어요.
며칠을 누워 있었어요.
그동안
뽕나무 밭에서 일하고 돌아온 선옥은 집안일도 했어요.
동생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밥도 챙겨줘야 했어요.
선옥도 힘들었어요.
선옥이 하는 일을 할머니가 했어요.
동생들은 방에 누워 있는 선옥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할머니!
누구 줄 거예요?"
부엌에서 죽 끓이는 할머니에게 복심이 물었어요.
"누굴 주긴!
아픈 사람 줄 거지.
빨리 나아야 일할 것 아니야."
하고 할머니가 말하자
"할머니!
일하기 싫어서 꾀병 부리는 것 아니에요.
죽도 끓여주지 말아요."
하고 복심이 말했어요.
선옥이 누워 있는 방까지 들렸어요.
선옥이 누워 있는데 눈물이 났어요.
"할머니!
빨리 일 시켜요.
치마랑 원피스 빨래 해야 모레 입고 갈 수 있어요."
"복심아!
일단 기다려.
할머니가 빨아줄 테니."
하고 할머니가 말하고 죽을 그릇에 한가득 떴어요.
할머니는 김치와 죽을 올린 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일어나!
죽이라도 한 숟가락 먹어야 살지."
하고 말한 할머니가 선옥을 일으켜 세웠어요.
선옥은 못 이기는 척하며 일어났어요.
"할머니!
감사합니다."
선옥은 숟가락을 들었어요.
하지만
입맛이 없었어요.
선옥이 숟가락을 놓으려 하자
"억지로라도 먹어!
그래야 사니까."
하고 할머니가 한 마디하고 방을 나갔어요.
선옥은 눈물이 났어요.
봄이 되자!
선옥은 뽕나무밭에 일하러 가는 것을 그만두었어요.
선옥은 엄마를 도와야 했어요.
물통을 들고 샘터로 향했어요.
막냇동생(명일) 뒤를 따라왔어요.
"명일아!
조금 있으면 형이랑 누나들 학교에서 돌아올 거야."
선옥은 명일이 손을 잡았어요.
"누나!
샘터가 멀어.
마당에 샘을 파면 좋겠어."
막냇동생은 생각이 깊었어요.
무엇이든
편리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나 새로운 것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이 좋았어요.
"명일아!
마당에 샘을 파주면 좋겠다.
물 길러 멀리까지 오지 않아도 되니까."
선옥은 마당에 샘터가 있었으면 했어요.
명일은 집에 가면 당장이라도 샘터를 팔 것 같았어요.
선옥은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운 뒤 점심 준비를 했어요.
막냇동생과 함께 먹을 밥을 준비했어요.
할머니가 오빠들 밥 해주러 간 뒤로 복심도 기가 죽은 것 같았어요.
선옥에게 명령만 하던 복심은 눈치를 보는 것 같았어요.
"원피스!
빨간 원피스 어디 있어?"
복심이 물었어요.
"원피스!
빨간 건 아직 빨지 않았는데.
어떡하지!"
선옥이 바구니에 담겨놓은 원피스를 보여주며 말했어요.
"뭐!
아직도 안 빨았다고.
오늘 입고 가야 하는데.
할머니한테 다 이를 거야."
하고 복심이 말했어요.
선옥은 원피스를 바구니에 담고 밖으로 나갔어요.
복심은 엉엉 울며 할머니를 찾았어요.
그런데
집에는 어른이 없었어요.
엄마는 새아빠 병원에 데려가고 할머니도 병원에 가셨어요.
"내가 가만있을 줄 알아!
복수할 거야."
복심은 선옥을 가만두고 싶지 않았어요.
선옥은 물통을 들고 샘터로 향했어요.
그 뒤를
맛냇동생(명일)이 작은 물통을 들고 따라갔어요.
선옥은 복심을 혼내주고 싶었어요.
옷도 빨아주기 싫고 밥도 해주기 싫었어요.
글씨도 가르쳐주지 않고 일만 시키는 복심이 미웠어요.
그런데
엄마와 새아빠도 없는 상황에서 동생들을 챙겨야 했어요.
또
할머니가 없어서 잔소리도 듣지 않아 좋았어요.
병원에서
할머니가 돌아왔어요.
집안을 둘러본 할머니가 기가 막혔어요.
"뭐야!
빨래도 않고 도대체 뭐 하고 지낸 거야.
선옥아!
선옥아."
할머니가 선옥을 불렀어요.
밭에서 일하는 선옥은 할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달려갔어요.
"할머니!
오셨어요."
하고 선옥이 인사하자
"뭐 했어!
이 가시나(계집아이)야.
빨래도 안 하고 집안도 치우지 않고 뭐 했어.
설거지는 왜 안 했어."
하고 할머니가 선옥을 보고 말했어요.
선옥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요.
"할머니!
빨간 원피스 아직도 안 빨았어요.
더 혼내줘요."
하고 옆에서 지켜보던 복심이 말했어요.
복심은 할머니에게 그동안 서러웠던 마음을 열고 고자질했어요.
선옥이 하지 않은 행동도 거짓말을 하며 할머니에게 일렀어요.
"복심이 옷은 매일 빨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빨래를 해주지 않았어."
할머니가 선옥을 호통쳤어요.
선옥은 대답하지 않고 빨래 바구니를 들고 샘터로 향했어요.
"내가 다 이른다고 했지!
넌 더 혼나야 해."
하고 복심이 크게 말했어요.
선옥이 뒤돌아 서서 복심을 한 참 쳐다봤어요.
하지만
아무 말도 않고 샘터로 향했어요.
복심은 할머니가 오자 힘이 났어요.
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고자질했어요.
그 뒤를 동생들(일영, 명일)이 따랐어요.
복심이 할머니 방으로 들어갔어요.
선옥이 옷을 꺼내 여기저기 던졌어요.
선옥이 좋아하는 치마도 손으로 찢었어요.
할머니는 복심이 하는 행동을 보고도 가만있었어요.
샘터에서 돌아온 선옥은 놀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