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꽃을 선물하는 아이!-08

by 동화작가 김동석

아름다움의 시작!




동준의 꽃가게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꽃이 진열되었어요.

하우스에서 꽃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며 다양한 꽃이 들어왔어요.

동준은 최대한 계절에 피는 꽃을 손님들에게 추천해 주었어요.


동준은 송화를 만나러 갔어요.

오늘은 봉숭아 꽃을 따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이기로 했어요.


"소녀들이 봉숭아 물을 손톱에 들이는 이유를 알겠다.

봉숭아 꽃말이 신선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섬세함, 가련함

이런 꽃말을 가진 봉숭아잖아."


동준의 볼이 빨개졌어요.

동준은 송화를 좋아하고 있었어요.

꽃을 좋아하는 송화와 꽃을 파는 동준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 같았어요.


봉숭아


송화가 가꾸는 봉숭아 밭은 넓었어요.

동준은 바구니를 들고 송화 뒤를 따랐어요.

송화가 꺾어 준 봉숭아를 바구니에 담고 따라가기만 했어요.


"동준아!

봉숭아 꽃말이 뭔지 알지."


하고 송화가 물었어요.

동준을 알면서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손톱에서!

봉숭아 물이 다 사라질 때까지 나를 잘 지켜줘.

오늘부터 시작이야."


하고 송화가 웃으며 말했어요.

동준은 송화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어요.


"맞아!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야."


송화도 동준을 좋아했어요.

동준이 꽃밭에 오면 제일 좋았어요.

아름다운 꽃을 같이 꺾으며 꿀벌과 나비처럼 꽃밭을 돌아다니는 것도 좋았어요.


분꽃


동준할머니는 수줍음이 많았어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싫어했어요.

조용히!

계절마다 핀 꽃을 따다 꽃 차를 만드는 일이 유일한 취미였어요.

할머니가 만든 꽃 차는 인기가 많았어요.

시장에 내다 팔 것도 없을 정도로 할머니를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많았어요.

시내 카페 몇 군데도 할머니에게 꽃 차를 가져다 파는 곳도 있었어요.


"할머니!

할머니는 무슨 꽃을 제일 좋아하세요?"


동준이 물었어요.


"분꽃!

난 분꽃이 좋아."


하고 할머니가 말했어요.

동준은 분꽃의 꽃말을 생각했어요.


"맞아요!

할머니는 분꽃 같아요.

분꽃 꽃말도 할머니에게 딱 맞아요.

수줍음, 소심, 겁쟁이, 내성적

이런 꽃말이 할머니를 말하는 것 같아요."


동준은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분꽃을 좋아하는 이유도 알 것 같았어요.


오랜만에!

동준은 할머니와 함께 장미꽃밭으로 향했어요.

오늘은

장미꽃잎을 따는 날이었어요.

할머니가 장미꽃 차를 만들어 주면 꽃가게서 팔 생각이었어요.


할머니가 가꾸는 장미꽃밭에 사람들이 많이 왔어요.

할머니가 장미꽃밭을 개방한 뒤로 매년 장미꽃이 필 때는 구경 오는 사람이 많았어요.


장미꽃


동준은 할머니 뒤를 따라가며 장미꽃잎을 땄어요.


"할머니!

장미 꽃말열렬한 사랑, 질투, 순결

이라고 했어요.

할머니는 할아버지 어떻게 만나서 결혼했어요."


동준이 물었어요.


"뭐야!

할머니 사랑에 대해 궁금해.

어린것이 뭘 안다고 묻는 거야."


할머니는 수줍어하는 것 같았어요.

할머니 얼굴이 빨개졌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처음 봤을 때 마음에 들었어요."


하고 동준이 묻자


"그때는 부모가 시집가라고 하면 갔어.

신랑 얼굴도 못 보고 결혼하는 사람이 많았어.

그래도

할머니는 결혼하기 전에 할아버지 얼굴은 한 번 보고 결혼했어.

마음에 들었어."


하고 할머니가 옛 추억을 생각하며 말했어요.


천천히!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만나 결혼한 이야기를 손자에게 해주었어요.


동준과 할머니는 장미 꽃잎을 한 바구니 가득 따 집으로 돌아갔어요.


할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지폈어요.

솥단지에 열을 가열한 뒤 손으로 꽃잎을 뒤적이며 살짝 익혔어요.

그 다음

그늘에 말린 뒤 꽃 차를 만들었어요.


저녁 무렵!

할머니를 찾아온 손님이 있었어요.

그 아주머니는 할머니를 붙잡고 억울함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자신은 잘못이 없는 데 상대방이 아주머니를 의심하고 괴롭히는 것 같았어요.


"어머님!

어떡하면 좋을까요.

그 사람을 고발해야 할까요?"


아주머니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할머니 조언을 듣고 싶은 것 같았어요.


"고발하면 해결되는 거야!

그 사람 심성이나 인성이 바뀌지 않는 한 또 그럴 사람이야.

그냥!

운이 없다고 생각해.

그럼!

복 많이 받을 거야."


할머니는 고발보다 용서를 택한 것 같았어요.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하던 아주머니도 한 풀 꺾인 것 같았어요.


병솔나무


밖으로 나온 할머니는 동준일 찾았어요.


"동준아!

병솔나무 한 다발 만들어라.

오늘 찾아온 손님에게 선물할 거다."


할머니가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동준은 병솔나무를 찾았어요.

뒷마당에 심은 병솔나무를 꺾으며 꽃말을 생각했어요.


이상해!

이 상황에 병솔나무를 선물할 생각을 하다니.

할머니는 무슨 생각으로 이 꽃을 선택했을까.

병솔나무 꽃말이 뭐였지!

영원한 행복, 청렴, 결백

그렇구나!

결백을 주장하는 아주머니에게 선물한 꽃으로 좋구나."


동준을 알았어요.

할머니가 선택한 꽃이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알았어요.

동준은 병솔나무를 예쁘게 포장했어요.

빨간 꽃이 더 예쁘게 보였어요.


동준은 병솔나무 꽃다발을 들고 방으로 가져다주었어요.


"선물이야!

이 꽃은 결백을 주장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꽃이야.

그러니까

그 사람을 용서하고 집에 가서 꽃이나 꽃병에 꽃아 두고 봐.

알았지!

마음을 비워.

그래야 자네가 더 행복해질 수 있어."


하고 할머니는 병솔나무 꽃다발을 아주머니에게 주었어요.

아주머니는 꽃다발을 받고 돌아갔어요.


동준은 할머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남을 용서하는 데도 아름다운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용서와 결백!

그 관계를 이어주는 꽃 선물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