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해보는 거야!
며칠 전!
아빠에게 운동화를 사달라고 애원하던 진수가 달라졌어요.
사업에 실패한 뒤 아빠는 방에서 나오질 않았어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어요.
중년의 나이에 사업 실패는 삶의 목적도 사라진 듯 보였어요.
"여보!
정신 좀 차려요.
아이들(셋)을 위해서라도 제발 정신 차려요."
엄마가 방문을 열고 아빠에게 하는 말이었어요.
아빠는 대답도 없이 천장만 바라보다 잠들곤 했어요.
밖에도 나가지 않고 사람도 만나지 않았어요.
삶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어요.
준수는 새운동화가 생각났어요.
아빠가 사준다고 약속한 하얀 운동화가 신고 싶었어요.
"아빠 회사만 망하지 않았어도 운동화 신고 다닐 텐데.
짜증 나!"
준수는 새운동화를 신고 다닐 수 없어 속상했어요.
아빠가 사업에 실패한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새운동화를 선물 받지 못한 것만 생각났어요.
"엄마!
새운동화 사주세요."
하고 준수가 말할 때마다
엄마에게 혼난 적도 있었어요.
"새운동화!
지금 굶어 죽게 생겼는데 새운동화만 사달라고 해.
아빠 좀 봐!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 아빠가 걱정인데.
넌!
새운동화만 신고 싶은 거야."
엄마는 아들을 크게 꾸짖었어요.
준수는 아빠 엄마가 미웠어요.
친구들에게 새운동화 살 거라고 자랑한 것이 후회되었어요.
어느 날!
아빠가 새벽에 나갔어요.
매일 새벽마다 같은 시간에 아빠가 나갔어요.
진수는
새벽마다 나가는 아빠가 궁금했어요.
아빠가 달라졌어요.
새벽마다 어디를 나가는지 모르지만 아빠는 방에만 있지 않았어요.
잠에서 깬 진수는 엄마 아빠가 대화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뭐라도 해야겠어!
자식들을 잘 키워야지."
"잘 생각했어요!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요.
아이들을 보세요.
셋이 얼마나 예쁘게 자라고 있어요.
힘내요!"
하고 엄마가 아침을 먹는 아빠에게 말했어요.
아빠는 대답 없이 아침밥을 먹고 집을 나섰어요.
무엇을 하는지 몰랐지만 아빠가 달라졌어요.
방에만 있던 아빠와 다르게 활기가 넘쳤어요.
"엄마!
새벽마다 아빠 어디 가요?"
준수가 아침밥을 먹으며 엄마에게 물었어요.
"어딜 가긴!
돈 벌러 나갔지.
아빠가 너희들을 위해 새벽에 신문 배달을 하러 다닌단다.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새운동화도 사줄 거야.
넌!
공부 열심히 하며 학교나 잘 다녀."
하고 엄마가 말했어요.
준수는 처음 알았어요.
새벽마다
아빠가 신문 배달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새벽 일찍!
준수가 일어났어요.
웃을 입고 아침밥을 먹는 아빠에게 다가갔어요.
"아빠!
따라가도 괜찮죠."
하고 준수가 말하자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아빠 하는 일은 힘들어!
계속 걸어 다녀야 해.
넌!
학교에 가야 되잖아."
하고 엄마가 말하자
"아빠!
한 시간만 따라다니다 집에 올게요.
그럼!
학교에 늦지 않게 갈 수 있어요."
준수는 아빠가 하는 일을 보고 싶었어요.
"그래!
아빠랑 같이 가자."
아빠는 아들이 따라나서는 것을 말리지 않았어요.
아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있을 것 같았어요.
준수는 아빠가 신문 배달하는 것을 따라다니며 봤어요.
"신문은 정확히 배달해야 해.
안 그러면 또 전화 와서 다시 갖다 주어야 하기 때문이야.
저기!
파란 대문집에 신문을 넣어 봐."
하고 아빠가 신문 한 부를 주며 아들에게 말했어요.
준수는 신문을 받아 들고 파란 대문집 앞에 가 우편함에 넣었어요.
아빠는 다른 집 대문으로 향했어요.
준수는 아빠를 보고 달렸어요.
어둠이 걷히기 전!
새벽 공기를 가르며 아빠와 아들이 신문 배달을 하고 있었어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지켜봤어요.
매일 새벽마다
준수는 아빠를 따라 신문 배달을 계속했어요.
아빠도 아들 덕분에 힘이 났어요.
새벽마다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지 않았어요.
준수는
신문 배달을 한 몫 했어요.
아빠에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배달하는 시간도 많이 단축되었어요.
아빠는 준수에게 신문 배달 구역을 정해 주었어요.
안전한 곳에서 준수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구역이었어요.
아들이 자립심도 키우고 자신감도 커져 좋았어요.
겨울이 되자!
아빠는 연탄배달도 시작했어요.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학비 마련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어요.
"여보!
힘들죠.
하루라도 쉬며 일하세요."
엄마는 아빠가 걱정되었어요.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아빠의 건강이 좋지 않았어요.
컴퓨터 매장이 망한 뒤 상처받은 마음도 걱정이지만 쉬지 않고 일하는 바람에 몸이 엉망이 된 것도 걱정이었어요.
"쉬다니!
더 열심히 일해야지.
당신이나 쉬며 일해."
아빠는 엄마를 걱정했어요.
엄마가 아니었으면 생활이 불가능했어요.
엄마가 이곳저곳을 다니며 일한 덕분에 자녀들도 학교에 다닐 수 있었어요.
준수는 더 많은 구역에 신문 배달을 했어요.
아빠가 맡은 구역의 대부분을 준수가 배달했어요.
아빠는
돈이 되는 일을 찾아다니며 일했어요.
빚 갚아가며 대학까지 다니는 아빠의 힘든 생활은 계속되었어요.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엄마와 자녀들도 아빠를 도와주었어요.
가족 모두가 일감을 찾아 열심히 뛰었어요.
엄마와 자녀들은 아빠가 건강해야 가족이 건강하다는 것도 알았어요.
준수는 자신의 용돈을 벌며 학교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학교에 지각이나 결석하지 않았어요.
몸이 아파도 학교에 갔어요.
"준수야!
오늘은 집에서 쉬어야겠다.
열이 너무 높다."
하고 엄마가 말했어요.
감기 걸린 준수 몸에서 열이 많이 났어요.
"그 정도 가지고!
집에서 쉬면 어떡해.
학교에 가!"
아빠는 준수를 강하게 키웠어요.
아들이 강해질수록 아빠도 강해진다는 걸 알았어요.
아빠는 키가 클 나이에 먹지도 못하는 아들이 걱정되었어요.
자식들 걱정에 마음이 아플 때도 많았어요.
매일매일
최선을 다했지만 돈은 항상 부족했어요.
형제들이 많이 도와주었지만 준수 가족은 넉넉하지 않았어요.
아빠는
큰 아들 준수만큼은 강하게 키우고 싶었어요.
"저 녀석!
강해야 동생들도 강하게 클 수 있어."
아빠는 마음이 아팠어요.
아내와 자식들에게 마음의 빚을 진 것 같았어요.
아빠는 건강이 더 나빠졌어요.
잘 먹지도 못하고 일만 하는 아빠는 빈혈과 장이 나빠졌어요.
조금만 신경 써도 장이 탈 나는 날이 많았어요.
"공부를 해야겠어!
신경을 안 쓰려면 공부라도 붙잡고 하다 보면 몸이 좋아질 거야."
아빠는 대학 공부를 시작했어요.
가족들에게 강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포기하면 안 돼!
내가 이겨내야 한다."
아빠는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아빠가 노력한 만큼 빚도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가족들도 도와주는 바람에 힘이 났어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하고 예쁜 딸이 말할 때마다
아빠는 가슴으로 눈물을 흘렸어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어요.
"형!
나도 신문 배달 하게 도와줘."
막내 동생이었어요.
막내도 자신의 용돈을 벌어서 쓰고 싶었어요.
준수는 허락하지 않았어요.
중학교에 가면 하라고 조언까지 해주었어요.
"그래!
형 말을 들어."
하고 엄마가 말하자
아빠도 그러길 바랐어요.
준수는 고등학생이 되며 주말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동생 명수도 중학생이 되며 신문 배달을 시작했어요.
"여보!
미안해.
얘들아!
미안하다."
아빠는 엄마와 자식들에게 미안했어요.
"아빠!
우린 가족이잖아요.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귀엽고 예쁜 딸이 아빠를 향해 말했어요.
아빠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엄마도 눈물이 쏟아졌어요.
그런데
자녀 셋은 강한 모습을 보여 주었어요.
가족!
아빠는 가족의 힘으로 희망을 찾았어요.
하루하루 일하는 보람도 느꼈어요.
"아빠!
신문 기자가 된 걸 축하합니다."
대학 공부를 마친 아빠가 신문사 기자로 발령받았어요.
컴퓨터 매장만 했던 아빠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어요.
엄마와 자녀들이 축하해 주었어요.
케이크 위에는 희망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어요.
준수 가족은 오랜만에 활짝 웃으며 케이크를 잘랐어요.
아빠 기사가 신문에 실렸어요.
죽겠다는 마음을 살겠다는 마음으로 바꾼 뒤 아빠의 삶은 희망으로 가득 찼어요.
가족은 아빠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해 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