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 공주와 인형 공주!
“오늘은 쉬자!”
눈이 많이 내리자 참기름 공주(은주) 엄마는 장날인데도 쉬었으면 했어요.
“안 돼요!
참기름 기다리는 고객들을 위해 나가야 해요.”
참기름 공주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장사꾼은 물건을 가지고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장에 가져갈 참기름을 챙겼어요.
“눈이 너무 많이 온다!”
엄마는 창밖을 바라보며 함박눈이 내리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엄마!
따뜻하게 입고 나가자.”
참기름 공주는 장사할 준비를 다하고 엄마에게 말했어요.
“아무래도 오늘은 쉬는 게 좋겠다!”
엄마는 참기름 공주에게 그렇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참기름 공주도 함박눈이 내리는 밖을 보고 좀 걱정이 되었어요.
“순이야!
오늘 장사하러 갈 거지?”
참기름 공주는 인형 공주(순이)에게 전화했어요.
“할머니가 눈이 많이 오니까 쉬라고 하는 데!”
순이도 인형을 담은 상자를 보면서 은주에게 말했어요.
“장에 사람이 없겠지?”
순이가 참기름 공주에게 물었어요.
“눈이 너무 많이 내리니까 아마도 손님이 없을 것 같아!”
참기름 공주도 오늘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장사는 하지 말고 장에 갔다 오자!”
참기름 공주는
지난 장날 주문받은 참기름을 식당에 갔다 줘야 했어요.
“좋아!
팥죽도 사 먹고 오자.”
하고 순이가 말하자
“좋아!”
참기름 공주도 오랜만에 쉬는 날 같아서 순이와 팥죽을 사 먹고 싶었어요.
“엄마!
영광 식당에 참기름만 갖다주고 올게요.”
참기름 공주는 안방에서 누워있는 엄마를 보고 말했어요.
“길 미끄러우니까 조심하고!”
엄마는 누워서 참기를 공주에게 말했어요.
“예쁘다!”
빨간 장화를 신은 순이와 참기름 공주는 읍내를 향해 출발했어요.
‘뽀드득! 뽀드득!’
하얀 눈을 밟을 때마다 소리가 났어요.
“은주(참기름 공주)야!
장사하는 게 좋아?”
순이가 참기름 공주에게 물었어요.
“좋아!
난 공부보다는 장사하는 게 체질에 맞는 것 같아.”
참기름 공주는 공부하는 것보다 장사하고 돈 버는 게 몸에 맞는 것 같았어요.
“돈은 많이 모았어?”
순이는 참기름 공주가 장사한 뒤 얼마나 모았는지 궁금했어요.
“백만 원 정도!”
참기름 공주는 그동안 참기름 팔아 남은 돈을 꼬박꼬박 모았어요.
“그렇게 많이?”
순이는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해서 모은 돈이 한 푼도 없었어요.
“많기는!”
참기름 공주는 더 많이 모을 수 있었는데 동생들 학용품 사주면서 더 모을 수 없었어요.
“앞으로 계속 장사할 거야?”
순이는 이제 시작한 장사를 참기름 공주에게 많이 배우는 중이라 걱정되었어요.
“그럼!”
참기름 공주는 앞으로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장사를 계속한다고 말했어요.
“사장님!
참기름 가져왔어요.”
영광 식당에 도착한 참기름 공주가 식당 문을 열고 말했어요.
“눈이 많이 왔는데 왔어?”
사장님은 함박눈이 내려서 참기름 공주가 올 생각도 못했어요.
“눈이 와도 참기름 배달은 해야죠!”
하고 말한 참기름 공주는 사장님에게 가져온 참기름을 주었어요.
“고맙다!
그렇지 않아도 참기름이 떨어져 걱정이었는데 이제 비빔밥 팔아도 되겠다.”
식당 주인은 참기름이 떨어져서 점심때 비빔밥을 팔아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었어요.
“안녕히 계세요.”
참기름 공주와 순이는 영광 식당 사장님에게 인사하고 팥죽집으로 갔어요.
“장사는 신용과 약속이 중요해!”
참기름 공주는 걸어가면서 순이에게 장사에 대해서 말했어요.
“그렇구나!”
순이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장사꾼은 항상 장사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참기름 공주 말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안녕하세요!
팥죽 두 그릇 주세요.”
순이가 할머니와 자주 가는 팥죽집이었어요.
“오늘은 친구랑 왔구나!”
팥죽집 사장님은 순이가 할머니랑 오는 것만 보다 친구를 데려온 것은 처음 봤어요.
“여기 자주 오는 곳이야?”
참기름 공주가 순이에게 물었어요.
“할머니가 팥죽을 좋아해서 가끔 왔어.”
순이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외식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할머니랑 팥죽은 자주 먹으러 왔어요.
“맛있게 먹어.”
사장님이 팥죽 두 그릇을 가져왔어요.
“와!
맛있겠다.”
참기름 공주가 팥죽을 보고 말했어요.
“잘 먹겠습니다!”
순이와 참기름 공주는 수다를 떨면서 팥죽을 맛있게 먹었어요.
“사장님!
이 친구가 장터에서 참기름 파는 데 혹시 참기름 필요하면 이 친구에게 말씀하세요.”
순이가 팥죽 값을 계산하며 말했어요.
“정말이야?”
팥죽집 사장님이 참기름 공주를 보고 물었어요.
“네!
장터에서 엄마랑 참기름 팔아요.”
참기름 공주가 팥죽 사장님을 보고 말했어요.
“그 공주가 바로 너구나!”
팥죽집 사장님도 그동안 어떤 소녀가 참기름 장사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우리 식당에도
다음 장날 참기름 두 병 같다 줄래?”
팥죽집 사장님이 참기름 공주에게 말했어요.
“네!
감사합니다.”
참기름 공주는 순이 덕분에 오늘도 참기름 두 병이나 주문을 받았어요.
“순이야 고맙다!”
참기름 공주는 순이가 너무 좋았어요.
“무슨 소리야!
인형 파는 것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내가 더 고맙지.”
순이는 인형을 많이 팔게 도와주는
참기름 공주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팥죽을 사줬어요.
“사장님!
팥죽 두 그릇 포장해 주세요.”
참기름 공주는 참기름 두 병을 주문받고 난 뒤 사장님에게 말했어요.
“앉아서 조금 기다려!”
팥죽집 사장님은 주방으로 들어가더니 팥죽을 끓이기 시작했어요.
“할머니 한 그릇!
우리 엄마 한 그릇!”
순이를 보고 참기름 공주가 말했어요.
“고마워!”
순이는 팥죽을 먹으면서도
할머니 팥죽을 살까 말까 했었는데 사줘서 고마웠어요.
그림 나오미 G
“길이 너무 미끄럽다!”
팥죽을 한 그릇씩 들고 순이와 참기름 공주는 집으로 향했어요.
함박눈이 내리며 눈이 쌓여가는 장터에는 장사꾼도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어요.
“으악!”
참기름 공주가 미끄러운 길에서 그만 넘어지고 말았어요.
“조심해!”
순이가 잡아주려고 했지만 벌써 꽈당 넘어졌어요.
“아파!”
참기름 공주는 팥죽을 쏟지 않으려고
그만 땅을 다른 손으로 짚으면서 손목이 삔 것 같았어요.
“어디가 아파!”
순이는 참기름 공주에게 팥죽을 받아 눈 위에 올려놓고 물었어요.
“손목!
손목을 삔 것 같아!”
참기름 공주는 손목에서 아픔이 전달되는 것을 느꼈어요.
“병원에 갈까?”
순이가 걱정하면서 물었어요.
“아니!
병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참기름 공주는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눈을 털며 말했어요.
“하하하!
조심하지.”
순이는 웃으면서 말했어요.
“내가 참기름 공주잖아!”
참기름 공주도 웃으면서 말했어요.
순이와 참기름 공주는 한 참 웃으면서 집으로 갔어요.
“할머니!
팥죽 사 왔어요.”
순이가 할머니를 부르며 방문을 열었어요.
“돈이 어디서 나서?”
할머니가 손녀를 보고 물었어요.
“은주가 사줬어요.”
“뭐! 은주.
참기름 공주가?”
“네! 할머니.”
할머니는 오랜만에 팥죽을 맛있게 먹었어요.
“엄마!
손목을 다친 것 같아요.”
참기름 공주는 자고 있는 엄마를 깨웠어요.
“어디서?”
엄마가 물었어요.
“오다
넘어졌어요.”
“조심하라고 했잖아!”
“그런데 어떡해!
이미 넘어진 걸!”
참기름 공주는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어요.
“엄마!
팥죽 사 왔어요.”
“딸이 손목을 다쳤는데 팥죽이 목으로 넘어가겠나!”
엄마는 딸 손목이 걱정되었어요.
“엄마!
참기름 두 병 주문받았다.”
“잘했다!
그런데 어디서?”
하고 말한 엄마는 거실로 나가 팥죽을 먹었어요.
“맛있다!
냉장고에서 김치 꺼내 줘.”
엄마는 팥죽을 먹으며 딸에게 말했어요.
“엄마!
내가 손목을 다쳤으니 엄마가 좀 꺼내 드세요.”
참기름 공주는 손을 들어 보이며 엄마에게 말했어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하고 말한 엄마는 팥죽 한 숟가락을 크게 떠 입에 넣었어요.
“참!
딸이 아프다고 해도 안 믿다니.”
참기름 공주는 냉장고 문을 열며 엄마가 들으라는 듯 혼자 중얼거렸어요.
함박눈이 내리는 저녁
참기름 공주는 순이에게 갔어요.
“이 인형은 눈을 좀 더 크게 고치면 좋겠다!”
참기름 공주는 순이가 만든 인형 하나하나 보면서 잔소리하기 시작했어요.
“시어머니 같아!”
“내가?”
“응!”
순이는 잔소리하는 참기름 공주가 좋았어요.
참기름 공주는 집에 가는 것도 잊고 인형 공주 손을 꼭 잡고 잠이 들었어요.
동화작가 김동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