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일기!
손녀는
책꽂이에서 아주 오래된 할아버지 일기를 봤어요.
누렇고 곰팡이 냄새까지 났지만 책상에 앉아 펼쳐봤어요.
“초롱불 밑에서 공부해야 했다!”
일기장 첫 페이지 첫 문장이었어요.
“아침에
보리밥을 먹고 학교에 도착하면 배가 고팠다!
육성회비를 내야 하는 데 아버지가 주지 않았다.
아버지는 매일매일 다음에 준다고 말씀하셨다.
학교 가기 싫다!”
할아버지는
육성회비를 내지 않아 선생님에게 맞았어요.
“돈이 없으면!
돼지라도 팔아서 가져와야지.
돼지가 없어요!
그럼!
아버지라도 팔아서 돈을 내야지.”
선생님은 더 세게 엉덩이를 때렸다.
할아버지는
화가 났지만 참아야 했어요.
할아버지 일기를 통해 손녀는 과거 여행을 하고 있었어요.
지금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매일 횡설수설하며 살고 있었어요.
“과자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내게는 돈이 없다.
고사리를 꺾으러 가야겠다!
봄에 고사리를 꺾었다.
여름에는
미꾸라지를 잡았고 가을에는 밤을 주었다.
겨울에는
산에 덫을 놔 산토끼를 잡았다.
그걸!
장에 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난
장에 팔아 돈을 벌었다."
산토끼도 잡다니!
손녀는 할아버지 일기가 점점 재미있었어요.
“소풍을 갔다!
돈이 없어 사탕도 껌도 살 수 없었다.
거리를 걷다
누가 먹다 버린 사탕을 주워 먹었다."
소녀는 갑자기 가슴이 먹먹 해졌어요.
더러운 걸 먹다니!
할아버지는 친구들이 씹다 버린 사탕과 껌을 몰래 주어 먹었어요.
땅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찾기 위해 할아버지 소풍은 엉망이 되었어요.
“만수야!
솜사탕 조금만 주라.
너도
사 먹으면 되잖아!
만수 말을 듣고
침을 삼키며 꾹 참아야 했다."
할아버지도
솜사탕 먹고 싶었구나!
“그 만수는 죽었어!”
하고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말했어요.
할아버지는
만수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나는
장날 읍내에서 아버지를 찾았다.
국밥!
한 그릇 주세요.
아버지가
장터에서 국밥 한 그릇 사줬다.
아버지는
막걸리 한 잔 먹고
아들에게만 국밥을 사준 걸 알았다.
우리 아버지 최고!"
할아버지는
그때 먹은 국밥을 생각하며 쓰러져가는 국밥집을 가끔 찾았어요.
그림 나오미 G
“돈이 필요해!
어떡하지?
모두가 잠든 시간에 부엌으로 나갔다.
항아리에서 보리쌀을 훔쳐 감나무 밑에 숨겼다."
할아버지는
다른 날보다 일찍 학교에 갔어요.
“저 녀석이!”
학교에 일찍 가는 아들을 보고 엄마는 영문도 모르고 한 마디 했어요.
할아버지는
감나무 밑에 숨겨둔 보리 자루를 들고 학교에 갔어요.
“아저씨!
보리 가져왔어요.
어디 보자!
아저씨는 가져온 보리를 큰 대에 담았다.
두 대!
이천 원.
돈이 생겼다.
오늘 축구시합에 선수로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오백 원!
반장이 축구시합에 나갈 선수들에게 돈을 거뒀다.
당당하게 오백 원을 냈다.
주머니에는
아직도 천오백 원이 남아서 기분이 좋았다.
축구시합에서
이기면 천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 반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지고 말았다.
돈만 생각하고 뛰었는데 물거품이 되었다.
다음에 이기자!
친구들은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집에 오는 길에
남은 돈으로 과자를 사 먹었다.
눈깔사탕도 한 봉지 샀다."
"후후!
곡식을 훔치다니!"
할아버지 배짱이 대단했어요.
“이 녀석이 또!”
엄마는 밥하기 위해 항아리를 연 순간 놀랐어요.
항아리가 텅 빈 걸 알았어요.
“당장 나가!”
엄마는 식구를 다 굶겨 죽일 녀석이라며 나가라고 했어요.
할아버지는 집을 나와 동네 끝자락에 있는 저수지 둑에 앉았어요.
“오빠!
엄마가 들어오래.”
바로 밑 여동생이 어두컴컴한 시간에 데리러 왔어요.
쫄쫄 굶은 할아버지는
여동생 뒤를 말없이 졸졸 따라갔어요.
엄마 아빠는 주무시고 계셨어요.
할아버지는 여동생이 차려준 보리밥과 된장국을 먹었어요.
<괴도 뤼팽!>
할아버지는 모리스 르불랑 동화책을 읽고 또 읽었어요.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자!”
할아버지는 동생들에게 부끄러웠어요.
반성하고
다음부터 내기 축구를 하지 않기로 했어요.
“할아버지!”
손녀는 할아버지가 불쌍했어요.
손녀는
매일매일 할아버지 일기를 읽어주기로 했어요.
“할아버지 잘 들어보세요!”
할아버지는 손녀가 말해도 대답이 없었어요.
치매는 점점 더 심해졌어요.
<할아버지 일기>
오늘은 2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먹었다.
교실에 냄새가 가득했다.
“도시락 먹은 녀석!
누구야?”
선생님에게 들켜 나는 많이 맞았다.
엉덩이가 아파 의자에 앉을 수 없었다.
엉덩이를 조금 들고 있으니까 너무 힘들었다.
“할아버지 많이 아팠어요?”
손녀가 일기를 읽던 것을 멈추고 물었어요.
“너무 아팠어!
선생님을 죽이고 싶었지.”
할아버지 목소리가 떨렸어요.
그때
일을 다 기억하고 있었어요.
“할아버지!”
손녀는 눈물을 글썽이는 할아버지를 꼭 안아주었어요.
“점심시간에 먹지 그랬어요!”
손녀는 할아버지에게 조용히 말했어요.
“배가 너무 고팠어!”
손녀 말을 듣고 할아버지가 말했어요.
“할아버지!
내일 다음 일기 읽어줄게요.”
손녀는 일기를 읽어주며 좀 더 할아버지 곁으로 다가갈 수 있었어요.
<할아버지 일기>
오늘
일기를 안 써서 형에게 맞았다.
형은
매일매일 일기 검사를 했다.
나는 형이 싫다.
손녀가 읽어주는 일기 덕분에 할아버지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할아버지는
손녀와 함께 추억 여행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여러분!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