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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1. 2022

코가 긴 늑대!

달콤시리즈 046

코가 긴 늑대!



순이가 사는 마을 뒷산에는 코가 긴 늑대 한 마리가 살았다.

코가 길어진 이유는 거짓말을 잘한다는 것이었다.


"늑대가 거짓말을 한다고!"

산토끼 두 마리가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렇다니까!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니까 숲 속 요정이 늑대에게 긴 코를 선물했데."

산토끼는

숲을 여행하면서 들은 이야기를 처음 만난 산토끼에게 말했다.


"설마!

늑대가 거짓말을 할까?"

산토끼들은 믿고 싶지 않았다.


"한다니까!

사람들처럼 거짓말하는 늑대가 나타났다니까.

그 늑대가

거짓말하는 바람에 늑대 대장이 사냥꾼 총에 맞아 죽었어."

코가 긴 늑대는

사냥꾼이 오는 걸 늑대들에게 안 온다고 거짓말했었다.


그날,

늑대 대장은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죽었다.

그 뒤로 거짓말을 한 늑대는 코가 길어졌다.


"거짓말한다고 코가 길어지다니!"

산토끼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럼!

산토끼도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질까?"


"모르지!

늑대처럼 코가 길어질지도."

산토끼들은 그 뒤로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히히히!

내가 봤다니까.

산토끼가 사냥꾼을 잡아먹는 걸!"
산토끼는 본 것처럼 산토끼를 만나면 거짓말을 했다.


"설마!

산토끼가 사냥꾼을 잡아먹을까?"


"정말이라니까!"
산토끼는 눈 하나 깜박거리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

거짓말을 누가 믿어.

사냥꾼이 산토끼를 잡아먹었다면 모를까!"

산토끼들은 거짓말하는 산토끼 말을 믿지 않았다.


"너희들이 믿지 않아도 상관없어!

제일 중요한 것은 산토끼가 사냥꾼을 잡아먹었다는 거니까."

거짓말하는 산토끼 말은 정말 사실 같았다.


"코가 길어졌어!"

거짓말하는 산토끼도 코가 긴 늑대처럼 코가 길었다.


"히히히!

내 코가 더 길지?"

산토끼는 숲에서 만난 코가 긴 늑대를 보고 물었다.


"뭐야!

산토끼 주제에 나보다 코가 기다니!"
코가 긴 늑대는 화가 나 코가 긴 산토끼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날 잡아먹고 싶지?

날 잡아먹는 순간 넌 바로 죽는다는 걸 잊지 마."

산토끼는 코가 긴 늑대가 잡아먹을 것 같아 눈치를 보면서 거짓말을 했다.


"내가 왜 죽어!

내가 산토끼 고기를 제일 좋아하는 데."

코가 긴 늑대는 하얀 이를 들어내며 산토끼에게 다가왔다.


"잡아먹어!

빨리 잡아먹어."

하고 말한 산토끼는

다가오는 코가 긴 늑대를 향해 달려가 머리를 내밀었다.


코가 긴 늑대는 당황하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잡아먹으라고 다가온 산토끼는 본 적 없었다.


"잡아먹어!

빨리 날 잡아먹으라고!

나 혼자는 죽어도 못 죽지."

코가 긴 산토끼는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지만 꾹 참았다.


"뭐야!

누가 잡아먹는다고 했어.

겁만 주려고 했지!"

코가 긴 늑대는 머리를 들이민 코가 긴 산토끼를 잡아먹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잘 생각했어!

날 잡아먹는 순간 넌 고통스럽게 죽었을 테니까."

코가 긴 산토끼는 더 큰 거짓말을 시작했다.


"얼마 전에 사자가 내 친구를 잡아먹었어!

그런데

그 사자는 배를 움켜쥐고 뒹굴더니 몇 시간 만에 죽었어."

코가 긴 산토끼는 없는 이야기까지 만들어 코가 긴 늑대에게 말했다.


"사자가 죽었다고?

그럼!

이 숲에 사자는 없다는 거야?"




그림 나오미 G



"처음에는

곤충이나 새들을 잡아먹던 사자는

커가면서 몸집이 큰 동물을 잡아먹었어.

숲에 먹을 게 없다고

마을까지 내려오다

사자는 골짜기에서 산토끼를 만난 거야.

배가 고픈 사자는

산토끼를 보자마자 잡아먹었지!

그런데

그 사자는 산토끼 잡아먹고 죽었어."

코가 긴 산토끼는 사실인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난!

절대로 산토끼는 잡아먹지 않을 거야."

코가 긴 늑대는 산토끼 가까이 있는 게 무서웠다.


"죽고 싶으면 잡아먹어 봐!"

코가 긴 산토끼는 이제 코가 긴 늑대가 무섭지 않았다.


"아니!

난 숲으로 돌아갈 거야.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코가 긴 늑대는 친구도 없으면서 거짓말을 했다.

코가 긴 산토끼가 무서워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벌써!

가면 어떡해.

나랑!

좀 더 수다 떨다 가야지.

내가

해줄 이야기도 많은 데!"

코가 긴 산토끼는 거짓말할게 너무 많았다.

하지만

코가 긴 늑대는 숲으로 돌아갔다.


"히히히!

이제 늑대들이 산토끼를 잡아먹지 않을 거야."

코가 긴 산토끼는 거짓말하는 게 재미있었다.

혼자 숲을 돌아다녀도 무섭지 않았다.


"이봐!

산토끼를 잡아먹으면 늑대들은 죽는데."

코가 긴 늑대는 늑대 무리를 만난 뒤 코가 긴 산토끼가 한 말을 전했다.


"또! 또!

거짓말을 시작하는 군."

늑대들은 코가 긴 늑대가 말하면 모두 거짓말이라 생각했다.


"사실이야!

내게 머리를 내밀며 잡아먹으라고 했어.

산토끼를 잡아먹으면 늑대도 죽을 거니까 잡아먹어 보라고 했다니까!"
코가 긴 늑대의 말은 사실이었다.


"거짓말! 거짓말!

입을 벌리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다니

넌 늑대 체면을 구기고 다니는 녀석이야."

젊은 늑대 한 마리가 말하자


"거짓말!

내가 그동안 거짓말을 몇 번 했지만

산토끼 잡아먹으면

늑대가 죽는다는 건 사실이야.

이 숲에 사는

마지막 남은 사자도 산토끼를 잡아먹고 죽었다고 했어."

코가 긴 늑대 말은 사실처럼 들렸다.


"뭐라고!

산토끼도 죽고

사자도 죽었다고?"

늑대 한 마리가 묻자


"그래!

코가 긴 산토끼가 봤다고 그랬어."


"코가 긴 산토끼도 있어?"


"그래!

그 산토끼가 잡아먹으라고 내게 머리를 내밀었다니까."

코가 긴 늑대는 산토끼처럼 머리를 늑대들에게 내밀며 말했다.


"그럼!

분명히 그 산토끼도 거짓말을 했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처럼 거짓말을 해서 코가 길어 길 이유가 없어."

늑대들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걸 믿었다.


"무슨 소리야!

산토끼는 거짓말할 줄 몰라!"

코가 긴 늑대가 말하자


"그렇지!

산토끼 마음을 아는 것처럼 말을 하는 거 봐봐!"

젊은 늑대가 코가 긴 늑대의 말을 듣고 있다 한 마디 했다.


"그렇다면!

코가 긴 산토끼를 만나면 잡아먹어."

코가 긴 늑대는 늑대들를 구해주려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히히히!

산토끼가 눈앞에 있으면 당장 잡아먹지!

그 맛있는 산토끼를 잡아먹지 못했다면 넌 바보야."

젊은 늑대는 코가 긴 늑대가 맘에 들지 않았다.


"잡아먹어 봐!

늑대가 죽는지

아니면

산토끼가 죽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코가 긴 늑대는 더 이상 늑대들과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가야지!"
코가 긴 늑대는 다시는 코가 긴 산토끼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늑대들이 다 죽어도

코가 긴 늑대는 혼자라도 살고 싶었다.


"바보 같은 녀석들!

목숨을 구해줘도 날 바보 취급하다니!"

코가 긴 늑대는 깊은 숲으로 들어가며 혼자 생각했다.

그 뒤로

코가 긴 늑대의 거짓말을 들은 늑대들은 없었다.


"안녕!"

코가 긴 산토끼가 숲에서 늑대를 만났다.


"히히히!

코가 긴 산토끼다."

늑대들은 오래전에 들었던 코가 긴 산토끼를 만났다.


"오라!

바로 그 코가 긴 산토끼구나."

늑대 대장은 코가 긴 늑대가 한 말이 생각났다.


"그래!

내가 누군지 들었지?"

코가 긴 산토끼는 겁도 없이 늑대 대장 앞으로 걸어가며 물었다.


"들었지!

코가 긴 산토끼를 잡아먹으면 늑대는 죽는다고 하더군."

늑대 한 마리가 말하자


"그렇지!

산토끼는 나만 죽지 않아.

너 죽고 나 죽자!

그런 마음을 알았으면 해."

코가 긴 산토끼는 늑대 대장 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멈춰!

더 이상 다가오지 마."

늑대 대장이 말하자


"왜!

멈추라는 거야?

날 잡아먹으라니까."

코가 긴 산토끼는 멈추지 않고 한 발 한 발 늑대 대장 앞으로 다가갔다.


순간,

늑대 대장이 한 발 뒤로 물러났다.


"히히히!

용기 있으면 날 잡아먹어 봐."

코가 긴 산토끼는 정말 겁이 없었다.


"아니!

안 잡아먹을 거야."

하고 늑대 대장이 말했다.


"대장!

저걸 한 입에 잡아먹어야죠."
젊은 늑대가 늑대 대장을 보고 말했다.


"뭐라고!

날 잡아먹을 용기가 있다고?"

하고 말하더니 코가 긴 산토끼가 젊은 늑대 앞으로 걸어갔다.


"잡아먹어!

어서 잡아먹으라고."

코가 긴 산토끼가 젊은 늑대 앞으로 머리를 내밀며 말했다.


"뭐야!

내 앞에 와서 왜 잡아먹으라고 하는 거야?

대장!

대장에게 잡아먹으라고 해야지."

젊은 늑대는 심장이 콩당콩당 뛰었다.

산토끼 한 마리도 잡아먹지 못하는 늑대가 되었다.


"잡아먹으라고!

대장이 너에게 기회를 주었잖아.

날 잡아먹고

죽던지

아니면 늑대 대장에게 혼나던지!"

코가 긴 산토끼는 늑대들이 두려워하는 걸 알았다.


"얼마 전에!

사자가 산토끼 잡아먹고 죽은 이야기 들었지?"

코가 긴 산토끼가 묻자


"응!"

늑대들이 대답했다.


"그러니까!

너희들 중에 죽고 싶은 놈 있으면 날 잡아먹어."
코가 긴 산토끼는 늑대 무리 속으로 걸어가더니 더 큰 소리로 외쳤다.


"날!

잡아먹으라고?

너희들이 제일 좋아하는 산토끼잖아!"

코가 긴 산토끼는 숲속 모든 동물이 듣도록 크게 외쳤다.

멀리서 산토끼들이 이 모습을 지켜봤다.


"저 녀석!

대단한 녀석이야.

늑대 무리들 사이로 들어가 큰소리치다니."

산토끼들은 거짓말만 하는 코가 긴 산토끼를 싫어했었다.

하지만

늑대를 무서워하지 않고 큰소리치는 코가 긴 산토끼가 부러웠다.


"코가 긴 늑대 말이 맞았어!"

늑대들은 코가 긴 산토끼를 만난 뒤 코가 긴 늑대가 그리웠다.


"대장!

우리가 찾아가 보자."

젊은 늑대들은 코가 긴 늑대가 보고 싶었다.

거짓말만 하던 코가 긴 늑대가 늑대 무리를 구한 것 같았다.


"대장!

코가 긴 늑대를 찾아보자!"
어린 늑대들도 젊은 늑대들도 코가 긴 늑대를 만나고 싶었다.


"히히히!

내 거짓말이 통하다니."

코가 긴 산토끼는 늑대들이 도망치자 좋았다.


"아니야!"

대장 늑대는 코가 긴 늑대를 믿지 않았다.

늑대 무리를 지키기 위해서 늑대 대장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기다려!"
대장 늑대는 늑대 무리에게 말하더니 코가 긴 산토끼를 향해 달렸다.


"뭐야!

날 다시 찾아오다니 용기가 대단하군."

코가 긴 산토끼는 대장 늑대가 다가오자 말했다.


"그래!

난 가진 거라곤 용기밖에 없는 늑대야."

하고 말한 대장 늑대는 코가 긴 산토끼 앞으로 다가갔다.


"그래!

그렇다면

날 잡아먹기라도 하려고?"

코가 긴 산토끼가 물었다.


"그래!

널 잡아먹어야겠다."

하고 늑대 대장이 하얀 이를 내밀며 다가갔다.


"잠깐!

그 코가 긴 늑대 이야기 잊었어?"

하고 코가 긴 산토끼가 묻자


"아니!

잊지 않았어.

널!

잡아먹으면 죽는다고 했다면서?"

늑대 대장이 말하며 한 발 또 앞으로 나아갔다.


"잠깐!

그 말을 듣고도

날 잡아먹겠다고?"

코가 긴 산토끼가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


"히히히!

산토끼 고기가 얼마나 맛있는데.

특히

거짓말하는 산토끼 고기가 제일 맛있다더군!"

대장 늑대는 포기하지 않고 코가 긴 산토끼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래!

날 잡아먹겠다는 말이지?"


"그래!

내가 널 잡아먹을 거다."

하고 말한 늑대 대장은 하얀 이를 드러냈다.


"히히히!

속지 않다니."

하고 말한 코가 긴 산토끼는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늑대 대장에게 잡히고 말았다.


"거짓말!

거짓말이야."

코가 긴 산토끼가 말했지만 늑대 대장의 날카로운 이를 피하지 못했다.


"와!

우리 대장 최고다."

늑대 무리들은 모두 늑대 대장을 향해 달렸다.


"거짓말!

겁도 없이 늑대에게 거짓말을 하다니."

늑대들은 숲속을 향해 외쳤다.


멀리서 지켜보던 산토끼들은

코가 긴 산토끼가 죽는 걸 봤다.


"봤지!

절대로 거짓말하면 안 돼!"

엄마 산토끼가 어린 산토끼들에게 말했다.


"늑대가 나타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도망쳐."

하고 말한 엄마 산토끼가 달리자 새끼 토끼들이 따라 달렸다.


"잡히면 알지?"


"죽는 거죠!"

산토끼들은 늑대 무리들로부터 멀리 달아났다.


배고픈

늑대들이 노린다는 걸 안 산토끼들은 멀리 도망치는 게 살길이었다.


"그 녀석!

마지막까지 거짓말을 했군!"

늑대들은 코가 긴 늑대가 마지막에도 거짓말을 했다고 믿었다.


"바보 같은 녀석!

산토끼를 무서워하다니."

늑대들은 코가 긴 늑대가 나타나지 않길 바랐다.


그 뒤로,

코가 긴 늑대는 늑대 무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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