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피는 날!

달콤시리즈 291

by 동화작가 김동석

상사화 피는 날!





<서기>

새벽부터 바빴어요.

엄마가 반죽한 옥수수 빵을 솥에 넣고 아궁이에 불을 지폈어요.


오늘

엄마와 함께 <불갑사>에 옥수수 빵을 팔러 가야 했어요.


상사화 꽃

피는 날이면 엄마는 옥수수 빵을 머리에 이고 가서 팔았어요.

봄에는 딸기를 팔고 여름에는 참외를 팔러 갔었어요.


서기는 엄마와 함께

먼 길을 걸어 불갑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과일을 팔거나 옥수수 빵을 팔았어요.


“빨리빨리 준비해!”

엄마는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출발해야 한다며 아들에게 말했어요.

옥수수 빵을 한 솥 가득 쪄낸 뒤 하나하나 비닐로 포장했어요.

큰 바구니에 가득 넣고 또 허름한 가방에도 가득 넣었어요.

엄마는 옥수수 빵을 머리에 이고 서기는 옥수수 빵을 들고 집을 출발했어요.


“오늘도 빨리 팔리면 좋겠다!”

서기는 집 앞 감나무 밑을 걸으며 엄마에게 말했어요.


“빨리!

팔리면 얼마나 좋겠냐.”

엄마도 옥수수 빵을 빨리 팔고 싶었어요.


“좀 쉬어가자!”

엄마는 한 손으로 흐르는 이마의 땀을 닦았어요.

엄마와 서기는 불갑저수지가 보이는 길가 모퉁이에 옥수수 빵을 내려놓고 잠시 쉬었어요.


“엄마 무겁죠?”


“그래!”

서기는 엄마의 무게를 줄여줄 수 없어서 마음이 아팠어요.


“내가 커서 돈을 많이 벌게요!”


“그래야지!”

엄마는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어요.

상사화 꽃이 피면 많은 사람들이 불갑사를 찾았어요.


“정말 멋지게 꽃이 피었어요!”

옥수수 빵을 들고 앞서던 서기가 엄마를 보고 말했어요.

불갑사 입구부터 핀 상사화는 가을을 재촉하고 있었어요.

엄마는 아들 말을 듣고도

무거운 옥수수 빵을 이고 오는 중이라 대답할 수 없었어요.

서기가 사는 두목동에서

꽤 먼 거리였지만 걷다 쉬고 또 걷다 쉬며 불갑사 절 입구에 도착했어요.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잘 보이는 곳을 찾아야 해.”

엄마는 아들에게

사람들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어요.


서기는

장사가 잘 되는 곳을 몇 군데 기억하고 있었어요.


“엄마!

여기가 좋겠어요.”

서기는 상사화 꽃이 만발한 길모퉁이에

옥수수 빵을 내려놓고 엄마에게 말했어요.



“그래!

거기가 좋겠다.”

엄마는 머리에 이고 온 무거운 옥수수 빵을 내려놨어요.


“아이고! 아이고!”

엄마는 힘들었는지 무릎을 손으로 만지며 말했어요.


“고생했어요!”

서기가 엄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말 뿐이었어요.


“엄마!

여기다 돗자리를 깔게요?”


“그래!”

서기는 불갑사로 입구 방향으로 돗자리를 깔고 옥수수 빵을 하나하나 꺼내서 놓았어요.


“사람들이 저기서 걸어오니까 이렇게 놔야겠어요!”

서기는 사람들이 옥수수 빵을 보면 먹고 싶고 사고 싶게 근사하게 진열했어요.


“오늘도 장사가 잘돼야 할 텐데!”

엄마는 이슬이 가득한 길목 풀들을 툭툭 털며 말했어요.


“여기!

가장 장사 잘 되는 곳이니 금방 다 팔 거예요.”

서기는 옥수수 빵을 빨리 팔고 집에 가고 싶었어요.


“절에 가서 마실 물 좀 떠 와라!”

엄마는 물통을 아들에게 주며 말했어요.


“알았어요.”

서기는 물통을 들고 불갑사를 향해 달렸어요.

상사화 꽃길에 사람들이 많았어요.


“와!

이렇게 아름답다니.”

서기는 상사화를 보며 달리는 길이 힘들지 않았어요.


“엄마!

물 마시세요.”

서기는 엄마에게 물통을 주었어요.


‘벌컥! 벌컥!’

엄마는 아들이 주는 물통을 들고 마셨어요.

밥보다 물을 더 좋아하는 엄마는 작은 물병에 든 물을 다 마셨어요.


“시원하다!”

엄마는 힘들고 지친 몸이 물 한 모금으로 풀리는 것 같았어요.


“엄마!

불갑사 물은 정말 맛있죠?”


“그래.

부처님이 맛있는 물을 줘서 고맙구나!”

엄마는 장사를 마치고 언제나 불갑사에 들려 부처님께 공을 들이고 집으로 갔어요.

자식 잘 되길 바라는 소원을 빌고 또 빌었어요.


“옥수수 빵 사세요!

달콤하고 맛있는 옥수수 빵 있어요.”

서기는 상사화 꽃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을 향해 외쳤어요.


“아저씨!

옥수수 빵 맛있어요.

하나 사세요!”

하고 서기가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말하자


“얼마지?”

하고 물었어요.


“천 원이예요!”


“그럼

두 개 사마!”


“감사합니다!”

서기는 오늘 개시로 옥수수 빵을 두 개나 팔았어요.


“엄마!

오늘은 일찍 옥수수 빵을 팔 것 같아요.”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

엄마는 정성 가득 담은 옥수수 빵을 사람들이 먹었으면 했어요.

빨리 팔리고 늦게 팔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옥수수 빵!

두목동에서 수확한 옥수수로 만든 옥수수 빵 사세요.”

서기는 불갑사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고 외쳤어요.


“얼마예요?”

아가씨가 서기에게 물었어요.


“하나에 천 원입니다!”

하고 서기가 대답하자


“하나 주세요!”


“감사합니다!”

옥수수 빵은 잘 팔렸어요.

엄마는 앉아 봉지에 옥수수 빵을 담아주며 쉬었어요.


“엄마!

오전에 다 팔 것 같아요.”

아침을 먹고 오지 않은 사람들이 옥수수 빵을 많이 사갔어요.


“너무 큰 소리로 외치지 마!”

엄마는 아들이 너무 크게 외치는 것이 걱정되었어요.


멀리서

온 사람들도 장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장사 나온 사람들을 자극하고 싶지 않았어요.


“알겠어요!”

서기가 조용히 대답했어요.

그리고

옆에서 돗자리를 깔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갔어요.



그림 나오미 G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도와줄까요?”


“괜찮다!”

대추를 팔러 온 아주머니가 대답했어요.


“대추가 빨갛게 익었네요!”


“그래!

올해는 햇살이 좋아서 대추가 빨리 익었단다.”


대주 파는 아주머니 말을 들은 서기는

대추가 먹고 싶었지만 꾹 참고 엄마에게 갔어요.


“옥수수 빵 사세요!”

서기는 다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외쳤어요.


“하나 주세요!”


“네!”


“두 개 주세요!”


“네!”

엄마는 봉지에 옥수수 빵 넣기에 바빴어요.

엄마가 큰 바구니에 담아온 옥수수 빵도 몇 개 남지 않았어요.


“가방에 빵 꺼내라!”

엄마가 이고 온 바구니 옥수수 빵은 벌써 다 팔았어요.


“네!”

서기는 허름한 가방에 들어있는 옥수수 빵을 꺼냈어요.


“엄마!

점심때까지는 다 팔 것 같아요.”


“그래.

오늘은 장사가 잘 되는구나!”

엄마도 아침에 힘든 것을 다 잊고 즐겁게 장사를 할 수 있었어요.


“옥수수 빵이요!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옥수수 빵!”

서기는 빵이 잘 팔려서 신났어요.


“이제 몇 개 안 남았어요!

옥수수 빵 사세요.

두목동에서 온 옥수수 빵입니다.”

서기가 외치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옥수수 빵을 사 갔어요.


“이제 두 개 남았어요!

옥수수 빵 사세요.”

서기는 더 크게 외쳤어요.


“두 개 주세요!”

딸을 손잡고 온 아주머니가 마지막 남은 옥수수 빵 두 개를 샀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서기는 마지막 손님에게 인사를 했어요.


“수고했다!”

엄마는 아들이 곁에 있어 든든했어요.

가난하지만

자식들 보는 낙으로 산다고 말했어요.




“엄마!

이제 절에 가요.”

서기와 엄마는 돗자리 위에 허름한 가방을 올려놓고 불갑사를 향해 걸었어요.


“엄마!

오늘처럼 장사 잘 되면 좋겠어요.”


“그래.

오늘은 장사가 잘 되는구나.”

엄마는 아들 덕분에 장사를 빨리 마칠 수 있어 좋았어요.


“엄마!

내일도 옥수수 빵 팔러 올 거예요?”


“아니!

내일은 밤을 팔러 와야겠다.”


“생 밤을 팔 거예요?”


“아니!

찐 밤을 팔 거야.”

엄마는 자식들이 새벽에 주워온 밤을 쪄 팔러 올 생각이었어요.


불갑사에서 공을 들이고 서기와 엄마는 집으로 향했어요.


“내일은 엄마 혼자와도 될 거야!”


“왜요?”


“밤은 많지 않고 가벼우니까!”


“알겠어요!”

서기는 엄마랑 같이 장사를 하러 오고 싶었지만 학교에 가야 했어요.


엄마와 서기는

집으로 오는 길이 힘들지 않았어요.


“엄마!

고마워요.”

서기는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먼 길을 힘들게 다니며 장사하는 엄마가 자랑스러웠어요.




- 끝 -



영광군 불갑사 상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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