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있어 줄게!
송이도에
고양이 샘과 달팽이 숑이 살았어요.
둘은 서로 다른 삶을 살지만 친구였어요.
느린 숑과 빠른 샘이
송이도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어요.
“느리다고 날 흉보지 마!”
달팽이 숑은 샘에게 말했어요.
“흉보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건 알아.”
샘은 숑을 흉보지 않았어요.
“몽돌 해변까지 얼마나 걸릴까?”
숑은 걸으며 샘에게 물었어요.
“아마!
지금 속도로 일주일은 걸릴 거야.”
하고 샘이 대답하자
“나무 위에서 보니까 가까운 것 같았는데!”
“거리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멀 수도 있어.”
“그렇구나!”
샘과 이야기 하며 숑은 열심히 걸었어요.
하지만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어요.
“일주일 후에 해변에서 만나면 어떨까?”
숑은 앞으로 일주일은 더 걸어가야 할 길을 샘과 함께 하기는 미안했어요.
“오늘은 해가 지기 전까지 같이 있을게!
그리고 내려 갈게!”
하고 샘이 대답하자
“알았어!”
숑과 샘은 열심히 숲길을 내려왔어요.
“오늘은 여기서 잘게!”
“알았어!”
숑은 팽나무 그늘에서 오늘 밤을 자기로 하고 샘과 헤어졌어요.
“잘 자고 내일 봐!”
“알았어.”
샘은 숲에서 내려와 파란 기와집으로 갔어요.
마을로 내려온 샘은
배가 고팠어요.
파란 대문집 아주머니가
샘을 위해 굴비 한 마리를 대문 앞에 놔두었어요.
샘은
굴비 한 마리를 물고 바닷가로 나갔어요.
“역시 굴비는 맛있어!”
샘은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굴비 살을 조금씩 뜯어먹었어요.
“나도 좀 줘!”
바다에서 놀던 갈매기가 샘을 보고 말했어요.
“알았어!”
샘은 굴비 살을 한 조각 뜯어 던져 주었어요.
“맛있다!”
구운 굴비 살이 너무 맛있었어요.
“나도! 나도!”
문어가 파도를 타며 샘에게 말했어요.
샘은
또 굴비 살을 뜯어 문어에게 던져 주었어요.
샘은
친구들과 굴비를 나눠먹었어요.
“안녕!
내일 보자.”
샘은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이 일자 집으로 돌아갔어요.
“안녕! 안녕!”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도 샘과 인사를 하고 바다 깊이 사라졌어요.
송이도에
거센 바람이 불었어요.
파도도 높고
장대비가 내렸어요.
“숑은 잘 있겠지!”
강한 바람이 불어오자 샘은 팽나무 밑에서 잠자는 숑이 걱정되었어요.
“가봐야겠다!”
샘은 숑에게 달려갔어요.
“숑! 숑!”
샘이 달리며 불렀어요.
“밤이 깊었는데 왜 오는 거지!”
숑은 잠자려고 누웠는데 샘이 부르는 소리를 들었어요.
“숑! 숑!
강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어.”
샘은 숑이 잠자고 있는 팽나무를 향해 외치며 달렸어요.
“숑!
자는 거야?”
샘은 숑이 대답이 없자 다시 물었어요.
“아직!
안 잔다고.”
숑이 일어나며 대답했어요.
“우리 집으로 가자!”
샘이 숑에게 말했어요.
“너무 멀잖아!”
숑은 샘이 살고 있는 몽돌 해변 끝자락까지 간다는 게 무리라는 것을 알았어요.
“내가 업고 갈게!”
“그건!”
“괜찮아!
이번만 내가 도와줄게!”
샘은 숑이 자존심이 세고 남에게 도움받지 않고 스스로 모든 일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금방 그치지 않을까?”
숑은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언젠가는 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바람이 오래 불 것 같아!”
샘은 숑을 혼자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어떻게 하면 되지!”
“내 등에 업혀!”
“알았어!”
숑은 샘의 등에 업힌 뒤 털을 꼭 잡았어요.
“달린다!”
“알았어!”
샘은 숑을 등에 업고 달리기 시작했어요.
숑은
앞을 볼 수 없었어요.
너무 빨라서 머리가 빙빙 도는 것 같았어요.
“천천히 가줘!”
숑은 샘의 털을 세게 움켜쥐며 말했어요.
“알았어!
미안.”
샘은 느리게 사는 달팽이 숑을 순간 잊었어요.
“고마워!”
샘이 속도를 줄이자 숑은 조금 숨을 쉴 수 있었어요.
“와!
몽돌 해변이 이렇게 생겼구나.”
샘이 몽돌 해변을 달리자 숑은 눈을 크게 뜨고 바다를 봤어요.
“멋지지!”
샘이 숑에게 말했어요.
“정말!
멋지다.
몽돌이 보석같이 빛난다!”
숑은 가까이서 보는 몽돌이 반짝반짝 빛나는 게 신기했어요.
“맞아!
몽돌이 주변에 빛에 의해서 반짝 빛날 거야.”
샘은 그동안 몽돌 해변에서 본 것들을 숑에게 이야기해주었어요.
그림 나오미 G
“달이 뜨면 더 멋지겠다!”
숑은 달빛이 비추는 몽돌 해변이 보고 싶었어요.
“그럼!
천상에서 빛나는 별처럼 아름다운 곳이야”
샘은 달빛에 빛나는 몽돌을 밤하늘의 별처럼 생각했어요.
“샘!
내려줘.”
숑이 말하자
“여기서?”
샘은 멈추고 물었어요.
“응!
몽돌을 만져보고 싶어.”
숑은 몽돌을 만져보고 싶었어요.
“알았어!”
샘은 업고 있던 숑을 내려주었어요.
“와!
멋지다.
몽둘이 부드럽다!”
숑은 몽돌을 만져보며 말했어요.
“저쪽에서 해가 뜨고
이쪽으로 해가 져!”
하고 샘이 말하자
“그건!
나도 숲에서 봤어.”
“저기!
산 꼭대기가 소사나무 숲이야!”
“와!
여기서 보니까 새까맣게 보인다.”
“그렇지!”
숑은 몽돌 해변을 천천히 걸었어요.
“짜다! 퇴! 퇴!”
숑은 바닷물을 맛보고 말했어요.
“짜지!
그래서 나도 바닷물은 마시지 않아!”
샘은 바닷물이 짠 이유를 설명해 주었어요.
“집에 가면 샘에서 길러온 물이 있어!”
숑은 숲에서 본 바닷물이 이렇게 짠지 몰랐어요.
“혀가 녹아내리는 것 같아!”
“빨리 집으로 가서 물을 마셔야겠다!”
“알았어!”
샘은 숑을 업고 달리기 시작했어요.
높은 파도가
몽돌 해변으로 밀려오며 샘과 숑에게 물방울을 선물했어요.
‘벌컥! 벌컥!’
숑은 샘이 준 물을 숨도 쉬지 않고 마셨어요.
“이 물은 정말 짜지 않다!”
“그렇지!”
숑은 바닷물이 짜고 샘물이 달콤한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세상이 참 이상해!”
“뭐가?”
“넌 빠르고 난 느리잖아!
그리고 바닷물은 짜고 샘물은 달콤하잖아!”
“맞아!
세상에는 이상한 일이 많아!”
숑과 샘은 밤새 이야기를 했어요.
“넌 느리게 사는 게 싫지 않아?”
샘이 숑에게 물었어요.
“난 느리게 사는 게 좋아!”
숑은 느리게 사는 게 싫지 않았어요.
“넌!
빠르게 사는 게 싫어?”
하고 숑이 묻자
“고양이는 빠른 것 같지만 느리게 사는 동물이야!”
하고 샘이 말했어요.
“정말!
난 완전히 느린 동물인데.
고양이는
축복받은 동물이구나!”
숑은 갑자기 고양이가 부러웠어요.
“모르겠어!
하지만 고양이가 나는 좋아.”
하루 종일 뒹굴면서 낮잠을 자는 고양이지만 위기에 처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샘은 좋았어요.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해!
난 비록 느리지만 빠른 친구들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할 때도 있어.”
“어떤 생각?”
“빠르다는 건 분명히 장점이기는 하지만 부러운 대상은 아닌 것 같아!”
“왜?”
“달팽이는 느리지만
고양이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 세상을 볼 수 있으니까!”
“그렇구나!
나무 꼭대기까지 달팽이는 올라갈 수 있지.”
샘은 숑이 부러웠어요.
“나무 꼭대기에서 몽돌 해변을 보면 반짝반짝 빛나서 좋아!”
“그렇구나!
난 아래서만 봐서 그렇게 멋져 보이지는 않았는데!”
샘은 숲에 있는 가장 높은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나뭇가지가 부러졌어요.
“높이 올라가면 더 멀리 볼 수 있겠다!”
샘은 느리기만 한 숑이 멋져 보였어요.
“하지만
멀리까지 빨리 갈 수 없으니까 단점도 있어.”
숑은 느리지만 자신을 사랑했어요.
그리고
빠른 고양이를 부러워하지만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았어요.
‘꼬끼오!’
샘과 숑은 멀리서 닭 우는 소리를 듣고서야 잠이 들었어요.
송이도에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가 며칠 동안 계속되었어요.
“무섭다!”
바람에 휘청거리던 숑이 말했어요.
“걱정 마!
강한 바람이 불어도 이 집은 날아가지 않을 테니까!”
샘은 지난번에 집을 더 튼튼하게 수리했어요.
“바람이 멈췄어!”
샘이 문을 열고 밖을 보더니 숑에게 말했어요.
“정말!
하늘이 너무 파랗다!”
숑도 밖으로 나오더니 하늘을 보고 외쳤어요.
샘은
숑을 데리고 몽돌 해변으로 갔어요.
그리고
몽돌 해변에서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점심을 먹었어요.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도
처음 보는 달팽이 숑에게 반갑게 인사했어요.
-끝-
송이도 몽돌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