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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May 10. 2022

창작동화)은빛 안단테의 아픔!

달콤시리즈 346

은빛 안단테의 아픔!





장화를 훔친 고양이 샘!

그 샘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소나무 아래 주리를 틀고 며칠 동안 상상의 세계를 여행하고 있었어요.


"배고파!"

고양이 샘은 배가 고팠어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꿈을 포기한다는 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몰랐어요.

사람이 되겠다는 꿈도 배우던 언어도 포기하고서야 가슴 한쪽에 큰 아픔이 찾아왔어요.

어둠이 내린 바닷가에 서서 멍하니 바람을 맞았어요.


“어두울수록 별은 더 빛나는구나!”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이 뚝 뚝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무슨 말일까 생각했었어요.


“그냥 살면 되지 않을까!”

하고 말했던 자신이 지금 수렁에 빠진 것 같았어요.

동물들은  

먹고 자고 놀면 되는 데 걱정을 하다니 놀라웠어요.


“이성을 가진 사람만의 문제일까!”

샘은 다시 사람들의 세상을 들여다봤어요.

어릴 때부터  

무엇을 배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놀라웠어요.


“고양이들도 어릴 때부터 학교에 가야 해!”

샘은 고양이도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은 못 돼도  

고양이다운 고양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답게 살자!  

이건 무슨 말일까?”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게 무슨 뜻인지 궁금했어요.


“사람답게! 사람답게!  

고양이답게! 고양이답게!”

샘은 바다를 향해 크게 말할수록 가슴이 답답했어요.


“빠름과 느림!  

이성과 반이성!  

도대체 뭘까?”

샘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고민이 많아졌어요.

고양이들은 먹고 자고 놀고 그게 전부였어요.



도자기 그림 나오미 G





“꿈이 있어야 한다!”

샘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야 하는 것도 이상했어요.


“그냥 살면 돼지!  

힘들게 왜 꿈을 키우는 거야.”

샘은 그냥 살아도 힘든 것 마찬가지고 꿈을 키워도 마찬가지라 생각했어요.


샘의 말처럼

그냥 살아도 힘들어요.

꿈을 키우면 더 힘들어요.

그렇다면

샘이 말하는 것처럼 덜 힘들게 그냥 살면 되었어요.


“노력하지 않으면 죽는다!”

사람들은 태어나면 자신의 삶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했어요.


사람들은 이상해요.

노력하지 않은 사람도 잘 사는 데 죽는다고 하잖아요.

보세요!

고양이는 노력하지 않아도 잘 살잖아요.

물론!

수명을 연장하는 고양이는 없어요.

사람들이 좋아 길고양이를 포기한 고양이들은 좀 더 산다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들은 자연의 이치를 모르고 사는 걸 보면 불쌍해요.


“더 나은 삶이란 뭘까!”

사람들이 말하는 더 나은 것이 무엇인지 샘은 궁금했어요.


햇살!

적당한 햇살과 먹을 것만 있으면 고양이 삶은 최고예요.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살아도 죽는 건 마찬가지 잖아요.


“고양이들에게 더 나은 삶이란 뭘까!”

쥐를 잡아먹는 것보다  

사람들이 주는 사료를 먹고사는 게 더 나은 삶일까 하고 샘은 생각해 봤어요.


고양이는

고양이 답게 사는 게 가장 나은 삶이라 생각해요.


“쥐를 잡는 게 고양이에게 훨씬 더 재미있고 즐거운 일인데!”

샘은 쥐를 사냥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쥐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

고양이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쥐를 잡는 일이잖아.”

하지만 샘은 가끔 고양이가 할 일을 망각하고 사는 것 같았어요.


“이성을 가진 고양이가 된다면 어떤 세상이 볼 수 있을까?”

사람들도 이성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고양이가 이성을 잘 활용한다면 어떤 세상이 올진 아무도 몰랐어요.


만약!

고양이가 이성을 갖는다면 사람보다 훨씬 멋진 삶을 살 거예요.

누구도!

사람보다 멋진 고양이 삶을 부정하지 못할 거예요.


“사람들은 너무 다양한 삶을 살아!

누군가는 이성을 잘 사용하지만

사람들은 이성을 이용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 같아!”

샘은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어요.


“모든 것은 변화한다!”

샘은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서 이 말이 제일 맘에 들었어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변화한다!”

어린 고양이가 어른이 되고   

않는 곳을 향해 달리던 일을 생각하면  

변화는 존재하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았어요.


“가만있어도 변화하는 데 왜 사람들은 먼저 변화하기 위해서 노력할까!”

샘은 사람들이 이상과 꿈을 현실로 바꾸려는 노력하는 게 궁금했어요.


“생성과 소멸의 연속성!”

밀려오는 파도가 부딪치며 부서지는 것을 통해 샘은 우주의 신비를 봤어요.


“느리게 사는 게 좋은 거야!  

변화는 빠를수록 소멸하게 만드는 것 같아.”

샘은 빠르게 사는 사람들이 바보 같았어요.


유행따라 사는 것도 제 멋이라고 하지만

변화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수록 좋은 것 같아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빠르게 변화를 추구할수록 존재감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파도만 봐도  

큰 빠도가 빠르게 해안가에 도착하지만 바로 부서지고 소멸되는 것 같았어요.


샘!

고양이 샘!

그는 별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바닷가에서 통찰의 시간을 가졌어요.


“은빛 숲에서 천천히 세상을 보는 재미가 얼마나 큰데!”

달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밤이면 샘은 은빛 나뭇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소사나무에 올라가거나 팽나무에 올라가 놀 때가 생각났어요.


“은빛 소나타!  

아니 은빛 안단테!”

소나무가 느리게 자라듯 샘은 빠름보다 느림을 선택하기로 했어요.

샘은

은빛 안단테가 아픔을 선물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겼어요.

샘은  

답답한 마음이 가라앉는 듯했어요.






샘은 달렸어요.


“은빛 안단테! 은빛 안단테!”

하고 외치며 은빛 숲을 달렸어요.

달도 별도 샘을 따라 달렸어요.  

가끔

샘의 그림자가 앞서려고 했어요.

바람도 파도소리도 함께 달렸어요.


“샘!  

어딜 가는 거야?”

마을에서 꼼지락 거리던 고양이들이 달리는 샘에게 물었어요.


“은빛 안단테! 은빛 안단테!”

샘이 말하는 것을 고양이들은 들었어요.


“미친 거 아냐!”

고양이들은 이상한 말을 하며 달리는 샘을 보고 미쳤다고 했어요.

하지만 샘은 관심 없었어요.


"미쳐!

내가 미쳐!

아무 것도 모르는 녀석들이 입만 벌리면 하는 소리에!

내가 미쳐!

내가 미쳐 돌아버리겠어!"

샘은 은빛 숲을 달리며 노래 불렀어요

아마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것 같았어요.


“은빛 안단테! 은빛 안단테!

빠름 보다 느림을 좋아하는 은빛 안단테!

기쁨 보다 슬픔을 더 좋아하는 은빛 안단테!

미쳐도 단단히 미친 은빛 안단테!

히히히! 호호호! 하하하!

콘체르토! 소나타! 보다 더 좋은 안단테!”

샘은 숨이 차오르는 것도 참으며 열심히 달렸어요.


“느림의 삶! 은빛 안단테!”

샘은 변화의 물결을 봤어요.

자신의 영혼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뭔지 느꼈어요.


“사람은 사람답게!  

고양이는 고양이답게!”

샘은 사람답게 또는 고양이답게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알았어요.


“모든 문제를 단정 짓지 말자!  

은빛 안단테든 금빛 안단테든 살아가는 거야.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면 행복할 것이고

불행하다 생각하면 불행한 삶을 사는 것 뿐!

제발!

나를 속박하지 말고 살아가자.”

샘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천천히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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