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너부터 한 대 맞아라!

유혹에 빠진 동화 017

by 동화작가 김동석

너부터 한 대 맞아라!






코가 길어졌다.

나는 행복하다는 증거였다.

피노키오는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졌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면 코가 길어졌다.

신기한 일이었다.

행복한 순간 코를 만지면 길어져 있었다.

나는 왜 코가 길어질까?

행복한 사람들은 모두 코가 길어질까?

피노키오처럼 거짓말한 것도 아닌데 코가 길어진 게 이상했다.


참된 행복이란

이성을 아주 잘 실현하는 것이다.

인간이 가진 기능과 이성을

조화롭게 잘 표현하고 실현한다면 참된 행복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한 생명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경험을 통해 지혜로움을 키워주는 감각과 운동 기능도 있다.

또 하나

정신을 지배하는 이성적 기능이 있다.

어쩌면 나는

코가 길어진다는 유혹에 빠져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

나는 피노키오가 아니다.

나무로 만든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면 코가 길어졌다.

마법을 부린 것처럼 나는코가 길어진 것 같았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행복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유혹을 벗어날 수 없었다.

아니!

행복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유혹이 맘에 들었다.


나는 정신을 지배하는 이성적 기능을 잘 사용한다.

거짓말하면 코가 줄어든다!

착한 일하고 행복하면 코가 길어진다!

매일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행복하면 코가 길어져 있었다.

히히히!

모두 거짓말이라고 했다.

누군가는

행복할 때나 행복하지 않을 때 코 길이는 똑같다고 했다.


"진짜야!

나는 행복하면 코가 길어진다니까.

정말이야!

아마도

나는 피노키오 유전자가 내 몸에 흐를 거야."

하고 말해도 믿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거짓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야!

너는 코가 길어지겠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거짓말하는 걸 보니까 코가 상당히 많이 길어지겠다."

하고 친구들은 말했다.

"아니!

난 행복할 때 코가 길어진다니까.

피노키오는

거짓말할 때 코가 길어지잖아?"

하고 나는 친구들을 설득했다.

"야!

코가 길어지면 무조건 거짓말 하는 거야.

그건

진실이고 결과였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거짓이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코가 길어지지."

하고 친구가 말했다.

그 친구 말이 맞을까?

아니면

그 친구가 주장하는 근거가 틀린 걸까?

나는 행복하면 코가 길어지는 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속상하지는 않다.

원래

사람이란 남의 말을 믿지 않는 속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맞아!

피노키오는 나무로 만든 인간이잖아.

그러니까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져!

나는 원래 인간이잖아.

행복하면 코가 길어질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면 코가 길어졌다.


참된 행복이란!

인간이 가진 기능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경험과 지혜를 만나야 한다.

경험과 지혜로움 속에서

인간이 가진 기능이 조화롭게 실현된다면 참된 행복을 지향할 수 있다.

맞아!

나는 이성적 기능을 조화롭게 잘 사용했다.

돈이 없어도 행복했다.

돈이 있으면 더 행복했다.

무엇을 꿈꾸면 더 많이 행복했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믿어주지 않으면 불행했다.


행복은

덕과 의를 실천할 때 빛을 발한다.

나는 가끔 꼰대 같은 생각을 한다.

지금 세상에

덕과 의를 실천하라 한다.

덕이 무엇일까?

의는 무엇일까?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에 나는 근성을 앞세웠다.

이런 행동은

가증스럽고 비열해 보였다.

이성적 기능만 생각하는 인간이었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탓하지 않는다.

행복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주변인을 통찰할 줄 안다.

행복한 사람은

정념을 버리고 정의롭게 삶을 추구한다.

행복한 사람은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안다.

행복한 사람은

나처럼 코가 길어진다.


"제발!

거짓말하지 마라.

그렇지 않아도

이런 일 저런 일 때문에

머리 아프고 속 터져 죽겠다.

너처럼

어쩌고 저쩌고!

미래가 어쩌고 하며 뻥치는 인간이 제일 싫다.

나는 행복한 인간이 되길 포기했다.

그러니까

행복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나는 행복한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

하고 누군가 내게 말했다.

행복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말을 듣고 나를 뻥쟁이라 했다.

나는 뻥쟁이다!

나는 행복하면 코가 길어진다!

하고 말한 죗값을 톡톡히 받았다.

나를 뻥쟁이라 해도 나는 나였다.

가슴속에 행복을 가득 담았다.

코가 쑥쑥 길어졌다.


나는

공원 벤치에 앉아 행복한 척했다.


"이봐!

코가 길어지고 있어.

인간이 아니야?

피노키오야.

신기하군!

세상에 코가 길어지는 인간도 있다니."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물었다.

"할머니!

제 코가 길어졌죠?"

하고 물었다.

"그래!

뭘 먹었길래 코가 길어지는 거야?

그 비법을 나도 좀 가르쳐 줘!

코만 길면

나쁜 사람들 한 대씩 때려 줄 수 있을 텐데! "
하고 할머니가 말했다.

"히히히!

긴 코로 세상 사람들을 때려 준단다!

그럼

나도 맞을까?"

아니!

나만 코가 길어지면 될 것 같아.

아니야!

그 비법이 뭐라고 알려줘야지.

할머니!

코가 길어지는 비법은 아주 간단해요.

나는 행복하다!

하고 생각하면 저처럼 코가 길어질 거예요."

하고 나는 말했다.

"이런!

젊은 사람이 뻥만 늘었군.

세상에!

나는 행복하다.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말을 누가 믿어."

하고 할머니가 고약한 표정 지으며 말했다.

"거 봐요!

코가 길어졌잖아요."

할머니가 벤치에서 일어나는 데 코가 쑥쑥 길어지고 있었다.


"뭐야!
내 코가 길어지다니.

세상에!

그 비법이 참말이었군."

하고 할머니가 말했다.

"히히히!

내 말이 맞죠?"

나는 오랜만에 웃었다.

나처럼

행복하면 코가 길어지는 할머니를 만나자 웃을 수 있었다.

"할머니!

나쁜 사람들 때려 줄 거죠?"

하고 묻자

"그래!

너부터 한 대 맞아라."

하고 할머니는 긴 코로 날 후려쳤다.

"으악!

그 비법을 알려주지 말았어야 했어."

나는 벤치 뒤로 넘어졌다.

나는 코피를 닦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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