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유혹에 빠진 동화 018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은 기다림이다.
세상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자연의 겉과 속이 충격에 의해 시간을 받아들이고
또 이끌어가듯 생명체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내가 버티고 설 자리만 마련해 주면 지구를 움직여 보겠다!"
하고 말한 아르키메데스는 원하는 템포와 패턴으로 세계를 움직이려고 했다.
현대사회의 과학기술은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키고 변화를 추구하였는가?
디지털 문화가 발전할수록
사색의 문을 통해 창작되는 것들은 영접받아 마땅하다.
그것이
물질주의와 환원주의에 역행한다 할지라도 누군가 해야 할 몫이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책을 영접했다.
또 책 속에 빠질 수 있다는 게 행복한 삶의 여유였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나는 사색의 문을 열고 사색의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연어가 죽음을 맞이하는 그곳!
내가 원하는 것들이 많았다.
아니!
그곳에 모든 것들이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 아니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곳이었다.
연어야 알을 낳고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다.
생명의 탄생이었다.
생명의 시작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역사의 진실을 보고 읽을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빅토르 위고를 만났다.
그것은 곧
사색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건너는 즐거움이었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
그는 누구인가?"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지각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은 드물다.
앞으로!
오로지 앞으로 가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뒤로 가는 걸 좋아한다.
오백(500) 년 지난 셰익스피어를 영접한다.
그것은
앞으로 오백(500) 년 후 또는 천(1,000) 년 후도 영접해야 할 인물이기 때문이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셰익스피어가 사람들의 영혼을 파고드는 이유를 모르고 삶을 이야기할 수 없다.
나는 항상 주장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누구든
세상을 지각하고 인식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동안 나는
시간을 지배하려고 했다.
흐르는 물을 가두고 지배할 수 없는 걸 몰랐다.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을 지배한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시간을 지배하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 유혹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했다.
미래는
너무 빨리 다가왔다.
나는 좀 더 후에 만나고 싶은 미래였다.
그런데 눈만 뜨면
먼 훗날의 미래는 눈앞에 와 서성이고 있었다.
그것은 슬픈 현실이었다.
밥 지을 때 반드시 뜸을 들여야 맛난 밥을 먹을 수 있지 않은가!
"히히히!
무슨 소리야!
죽기 전에 먹어야지.
뜸 들이는 걸 기다리다 내가 죽겠어!"
하고 누군가 말했다.
"좋아! 좋아!
빨리 먹자.
뜸은 뱃속에서 들이면 되잖아!"
나는 손뼉 치며 반겼다.
이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어차피!
나는 기다리지 못했다.
시간을 지배하려면 익기 전에 먹어야 했다.
밥도 마찬가지다.
뜸 들이지 않고 먹으면 그만큼 시간을 지배한 것처럼 느꼈다.
그 후
나는 밥 지을 때 뜸 들이지 않았다.
오로지
시간을 지배하기 위함이었다.
나는
셰익스피어와 빅토르 위고 예찬론자다.
어떤 글을 써도 이미 이 분들이 다 한 말을 포장하고 다듬는 일일 뿐이라 생각한다.
나는 초등학교 사(4) 학년 때 셰익스피어를 만났다.
그 뒤
빅토르 위고를 만났고 모리스 르블랑을 만났다.
책 읽고 싶어 학교에 가지 않고 읍내 만화가게에 갔다.
책이 주는 행복!
책이 주는 시간 여행!
책 속 글자와 주인공이 춤추는 걸 봤다.
스크린이 아닌 종이 위에서 그들은 춤췄다.
말로 가장 높은 표현!
그 순간은 경이로움!
더 이상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 뒤로
나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되고 싶었다.
멈추게 하고 싶었다.
그래야
셰익스피어와 빅토르 위고를 만나러 가는 길이 짧아질 것 같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데 자꾸만 시간이 흘러가면 안 되었다.
매일
눈만 뜨면 시간을 붙잡았다.
그 어린 소년이
뭘 안다고 시간을 붙잡고 싶었을까?
나는 비로소 알았다.
내가 셰익스피어와 같은 위대한 글을 쓰고 싶었다.
나를 지배하는 인간의 욕망이었다.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고 싶은 그 유혹이었다.
그 유혹은 시간만이 아니었다.
무엇이든 또는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했다.
아!
끝없는 유혹이었다.
다시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들었다.
서재 모퉁이에 앉아 책을 펼쳤다.
"입장 불가!
이 법정은 더 이상 입장 불가입니다."
나는
샤일록 재판에 입장할 수 없었다.
눈물이 났다.
오백(500) 년 전 그들을 만날 수 없었다.
글이 춤추고 주인공이 춤추는 걸 볼 수 없었다.
#셰익스피어 #빅토르 위고 #욕망 #시간 #유혹 #동화
사진 파리 퐁피두센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