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피카소가 동물이야!

유혹에 빠진 동화 033

by 동화작가 김동석

피카소가 동물이야!





동수는

영(0)과 일(1) 사이에 존재했다.

그곳에

생성과 소멸이 있었다.

부분과 전체가 있었다.

지혜로운 자도 있었다.

그런데

어리석은 자와 바보는 더 많았다.


"히히히!

나는 바보야.

그게 정답이야!

내가 지혜로운 자라 하면 모두 놀릴 거야.

그러니까

영(0)과 일(1) 사이에 존재하는 바보가 되는 게 맞아!"
동수는 행복했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영혼의 순수함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자신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진 사람을 보면

순수성이 가득하고 감각적인 영혼을 가진 사람이 많다.

누구나

기계처럼 일하는 사회에서

순수함을 지키고 실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학교도 안 간 녀석들!

동수, 만식, 희수는 숲으로 들어갔다.

가끔

학교는 안 가고 숲으로 들어가 놀던 녀석들이다.


"히히히!

우리는 바보야.

남들은 학교 가는 데 숲으로 왔으니까!"
하고 동수가 말하자


"야!

우리가 지혜로운 사람이야.

학교 가면

육성회비 안 냈다고 맞는데 안 갔으니까 맞지 않잖아.

안 가서 맞지 않으니 얼마나 지혜로운 자냐!"
만식이 말도 맞았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때렸다.

육성회비 안 가져왔다고 때렸다.


물론

지금은 학교에서 때리면 신고하면 되었다.

하지만

동수 친구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는 때렸다.


"만식아!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많을 것 같아?"

동수가 물었다.


"야!

어떤 사람이 도대체 뭐야?

학교 선생처럼

지혜로운 사람이야!

아니면

멍청한 사람이야?

하고 물어야지."

하고 만식이가 말했다.


"히히히!

그럼 다시 질문할게.

너는

영(0) 같은 사람이야!

아니면

일(1) 같은 사람이야?"

하고 동수가 물었다.


"야!

그것도 질문이야.

영(0) 같은 사람 일(1) 같은 사람이 어디 있어?"

하고 옆에서 듣던 희수가 동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맞아!

지혜로운 사람!

아니면

어리석은 사람이야?

같은 질문을 해야지.

영(0) 같은 사람이나 일(1) 같은 사람은 없어!"
하고 만식이가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세상은 영(0)과 일(1)로 돌아간다고 했어.

과학자들에게 물어봐!

모두

그렇게 대답할 거야."

동수는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영(0)과 일(1)의 의미를 모르는 희수와 만식이었다.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을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순수한 영혼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의 순수한 영혼은 금이 가고 병들었다.

보이지 않는 세상은커녕 보이는 세상마저 올바로 볼 수 없게 되었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적 변화가 클수록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일 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손>을 찾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했다.


동수는

질문에 답을 듣지 못했다.

이상한 녀석!

바보 같은 녀석!

어리석은 녀석이 되었다.

하지만

동수는 기분 나쁘지 않았다.


셋은

나뭇가지를 꺾어 집을 지었다.

뜨거운 태양이 한가운데 자리하자 그 나뭇가지 집에 들어가 쉬었다.


"희수야!

한 가지 물어볼게.

너를 낳아준 사람이 좋아!

아니면

너를 알아주는 사람이 좋아?"

하고 동수가 물었다.


"야!

우리를 알아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

이제

초등학교 어린이를 누가 알아줘?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희수는 동수에게 구박만 잔뜩 주었다.


"그렇구나!

초등학생은 누가 알아주지 않겠다.

미안!

내가 어리석은 질문을 했다."

동수는 미안했다.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놀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그냥!

멍청히 숲과 하늘만 쳐다보며 있어야 했다.

희수나 만식이처럼 가만히 있어야 했다.


"너희들은

피카소를 어떻게 생각해?"

동수는 누워 있는 희수와 만식이를 향해 물었다.


"히히히!

피카소가 누구야.

황소나 들소가 아니고 피카소 야?

야!

나는 코뿔소는 알아도 피카소는 몰라!"
하고 만식이가 말했다.


"맞아!

황소나 들소는 있어.

피카소가 뭐야?

사람이야!

아니면

동물이야?"

희수가 물었다.


"사람!

예술가야.

아니 미술가야!"

하고 동수가 말했다.

하지만 동수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동수는

일어나 숲길을 걸었다.


"미안합니다!

피카소 님.

친구들이 몰라서 미안합니다."

동수는 크게 말했다.

내 나이 열세 살이던 때였다.

나는 뉴스를 통해 파블로 피카소가 죽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피카소 님!

정말 죄송합니다."

학교도 안 간 동수는 숲에서 한 예술가를 영접했다.

죽은 피카소가 들으라고 더 크게 말했다.

같이 놀던 친구들보다

하늘을 보고 말하는 게 더 편했다.


예술은

순수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권력과 명예의 절망이 방해해도 예술은 순수성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순수한 예술성은

순수함을 상실하고 기계화되어간 사람을 정화하고 올바른 길로 안내한다.

순수함의 결정체인 예술처럼

모두가 순수함의 영혼을 가진 채로 행복한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


학교 가지 않은 동수는

숲에서 나와 친구들과 헤어진 뒤 집으로 향했다.


다른 날 같으면


"학교 다녀왔습니다!"
하고 말한 뒤 가방을 마루에 던졌다.


그런데

입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지은 죄가 있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논밭에서 일하는 부모님은 집에 없었다.

창고로 향했다.

형 모르게 숨겨 둔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을 찾아들고 샘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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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친구 만식이는 고인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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