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늑대 같은 사람!

유혹에 빠진 동화 038

by 동화작가 김동석

늑대 같은 사람!





소년은

볼펜을 입에 물었다.


아 이 우 에 오

가 기 구 게 고

사 시 스 세 소


소리 내며 말하는 연습을 했다.


내일

일기를 읽어야할 소년은 발표를 잘하고 싶었다.

친구들에게 말을 정확히 전달하고 싶었다.

<늑대 같은 사람> 이란 짧은 일기였다.

소년은 엄마가 저녁에 하는 말을 일기에 적었다.

며칠 전

선생님은 일기가 재미있다며 소년에게 발표를 시켰다.


소년의 엄마는

텔레비전 보다 <늑대 같은 사람>이란 말을 자주 했다.

도대체

누가 늑대고 누가 사람인지 소년은 구별할 수 없었다.

소년은

엄마가 말하는 <늑대 같은 사람>이 궁금했다.

엄마는

텔레비전을 보지 않을 때는 <늑대 같은 사람>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소년은

저녁을 먹은 뒤 말하는 연습을 했다.

입에 볼펜을 물었다.


아 이 우 에 오

가 기 구 게 고

사 시 스 세 소

나 니 느 네 로


"이런!

틀렸잖아."

소년은 입에 문 볼펜을 뱉으며 말했다.

입안에 고여있던 침이 입술을 타고 주르륵 흘렀다.

입을 옷소매로 쓰윽 문지르고 다시 볼펜을 물었다.


카 키 쿠 케 코

타 티 투 테 토

하 히 후 헤 호


소년은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아나운서들이 하는 행동을 어디서 봤는지 볼펜 물고 말하는 게 신기했다.


소년은

수업시간에 일기를 읽었다.


<늑대 같은 사람>


엄마는 텔레비전을 볼 때 <늑대 같은 사람>을 보는 투시력을 가졌다.

내 눈에는 늑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엄마는 텔레비전에서 <늑대 같은 사람>을 보고 말한다.

"엄마!

늑대 같은 사람은 일본에 있어.

<원령공주>에 늑대가 키운 소녀야!

엄마가 텔레비전에서 말하는 <늑대 같은 사람>도 소녀야?"

하고 소년이 물었다.

"시끄러워!

조용히 해!"

소년은 구박만 받았다.

"엄마!

원령공주는 일본 말로 <모노노케 히메>라고 해!

히히히!

엄마가 말하는 <늑대 같은 사람>이 소녀이면 <모노노케 히메>라고 말해 봐."

소년은 엄마가 들으라고 천천히 말했다.

"시끄러워!

집중할 수가 없어.

엄마가 텔레비전 볼 때는 조용히 좀 해!"

하고 말한 엄마는 텔레비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히히히!

엄마가 사라졌다.

엄마가 텔레비전 속으로 사라졌다.

<늑대 같은 사람>이 납치한 것 같다!"

소년은

사라진 엄마를 찾았다.

"히히히!

엄마가 늑대 같아.

분명히

엄마 같은 사람을 <늑대 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어!"


소년은

발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히히히!

늑대 같은 사람!"

여기저기서 친구들이 말했다.

소년은

<늑대 같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소년은

늑대에 대해 찾아봤다.

사악함, 권력, 탐욕에 강한 동물이었다.


"엄마!

엄마가 말하는 <늑대 같은 사람>은 어떤 인간이야?"

소년은 엄마에게 물었다.


"<늑대 같은 사람>이란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을 말하는 거야!

사악하고 권력과 탐욕에 눈이 먼 인간이라 할 수 있어.

그럼에도

뻔뻔스럽게 세상의 중심에 나타나 인간인 척 하지!"
하고 엄마는 말했다.


"아이고!

내가 쓸데없는 말을 했구나."

하고 엄마는 후회했다.

말이란 쉽지만

말하기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전달한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소년은

다시 말하는 연습을 했다.

말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연습이었다.


아 이 우 에 오

가 기 구 게 고

마 미 무 메 모


소년은 연습할수록 발음이 정확했다.

말 할 때마다 듣는 사람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었다.


소년은

말할 때마다 생각하는 게 있었다.

말하는 법을 잊지 않았다.

말에 담긴

멜로디, 하모니, 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은

언어의 정확성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정확히 언어를 전달한 것도 파악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기대한다.


이미

우리는 말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

그냥!

내 맘대로!

상대는 듣고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하거나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사람들은 말한 언어가

모호하거나 부정확한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말하는 법도 우리는 배워야 한다.

그런데

누구도 말하는 법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그냥 쉽게

말하고 싶은 대로 말했다.


내가 한 말이

상대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 있음에도 쉽게 말한다.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목숨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쉽게 아주 쉽게 말을 했다.

정확한 언어 표현 습관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또 상대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공부는 말하는 법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얼마나 기막힌 말인가!

돈 없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봉이 김선달!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소년은 말하는 법을 연습할 때마다 봉이 김선달을 생각했다.


"대단한 인물!

천하를 호령하고도 남을 인물!

세상에

대동강 물을 팔아먹다니!

미친 거야.

아니!

물 사먹은 사람이 미친 걸까!"
소년은 볼펜을 물고 연습하는 이유가 있었다.

봉이 김선달이 되고 싶었다.

그 유혹을 가슴 깊이 각인시켰다.


"히히히!

나는 한강 물이랑 낙동강 물을 팔아야지."

소년은 봉이 김선달보다 더 욕심을 부렸다.

아니

봉이 김선달보다 더 대단한 녀석이 될 것 같았다.


"히히히!

봉이 김선달은 되지 못하면 말이라도 잘하는 사람이 되자."

소년은 다짐했다.


"세계 위인전에

봉이 김선달은 왜 없을까?

도둑질 잘하는 괘도 뤼팽도 나오는 데!

물론

위인은 아니고 도둑이지만 유명하잖아.

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위인으로 봉이 김선달을 올리고 싶다!"


살아가며

말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

나와 너

우리 모두 말하는 법부터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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