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흰 머리카락 소녀!

유혹에 빠진 동화 056

by 동화작가 김동석

흰 머리카락 소녀!





손녀는

할머니를 좋아했다.

손녀는 할머니 없으면 아무것도 못했다.


"<흰 머리카락 소녀>야!

오늘은 어디 갈 거야?"

하고 손녀가 할머니에게 물었다.

손녀는 항상

할머니를 부를 때 <흰 머리카락 소녀>라고 불렀다.


"설아야!

오늘은 공원에 가서 꽃과 나비를 구경하자."

하고 할머니가 말했다.


"<흰 머리카락 소녀>야!

그럼 도시락도 싸 가자.

공원에서 오래 놀다 오자!"

손녀는 공원에 가면 오래 놀고 싶었다.

할머니와 도시락도 먹고 그네도 타고 놀았다.


"김밥 싸자!

계란을 넣을까?

어묵을 넣을까?

당근을 넣을까?

시금치를 넣을까?

우엉을 넣을까?

설아가 원하는 것은 다 넣어줄 거야."

하고 할머니가 물었다.


"<흰 머리카락 소녀>야!

밥도 넣어야지!

정성도 듬뿍 넣어라!"

하고 손녀가 말했다.


"알았다!

밥도 많이 넣고 정성도 많이 넣은 김밥을 만들어 가져 가자."

할머니는 김밥을 아침부터 만들었다.


놀이터에서

소녀는 동수 할아버지를 만났다.


"<흰 머리카락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오늘 김밥 같이 먹어요."

하고 소녀가 동수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김밥 좋지!

그런데 소녀야.

나도

<흰 머리카락 소년>아!

하고 부르면 안 될까?"

하고 동수 할아버지가 물었다.

동수 할아버지도 <흰 머리카락 소년>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설아는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할아버지!

흰 머리카락 났으니까 그렇게 부른 거예요.

할아버지는 수염도 하얗게 나서 어쩔 수 없어요."

하고 설아가 말했다.


"할머니도 흰 머리카락 많잖아!

그런데도

<흰 머리카락 소녀>야!

하고 부르잖아."

하고 동수 할아버지가 소녀에게 따졌다.


"할아버지!

저 <흰 머리카락 소녀>는 정말 착해요.

어쩌면

나보다 더 착한 소녀일지도 몰라요.

손녀가 부탁하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는 마음을 가진 <흰 머리카락 소녀>랍니다."

하고 설아가 말했다.


"할머니하고 나하고 나이가 같아!

그런데 할머니 부를 때는 <흰 머리카락 소녀야> 하고 부르잖아.

나는

<흰 머리카락 할아버지>하고 부르는 게 싫어!

소녀와 할머니!

소년과 할아버지는 큰 차이가 있는 거야."

하고 동수 할아버지가 불만을 이야기했다.


"호호호!

할아버지는 그럼 <흰 머리카락 나고 고집 센 할아버지>라고 부를게요."

하고 설아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

고집 센 할아버지라니.

그건 말도 안 돼!"

동수 할아버지는 고집 센 할아버지는 되고 싶지 않았다.


설아는

친할머니 부를 때만 소녀라는 말을 붙였다.

할머니 친구 들는 그냥 할머니라 불렀다.

설아가 부르면 친할머니는 소녀가 되었다.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녀였다.


"<흰 머리카락 소녀>야!

오늘은 기분이 어떠냐?"

하고 손녀가 물었다.


"기분 좋아!

할머니가 소녀가 되어 살다 보니 항상 기분이 좋지."

할머니는 손녀와 함께 놀면 손녀보다 더 어린 소녀가 되었다.


"설아야!

그네 타고 놀까?"

하고 할머니가 미끄럼틀을 내려오는 손녀에게 물었다.


"좋아!

<흰 머리카락 소녀>야.

그네를 타자.

내 등을 밀어주면 좋겠다!"

하고 손녀가 말하자

<흰 머리카락 소녀>는 손녀가 탄 그네를 밀었다.


"누가

이상한 걸까?

손녀일까!

아니면

할머니일까!

도대체 알 수가 없다니까."

사람들은 궁금했다.

손녀가 부르는 <흰 머리카락 소녀>라는 말이 궁금했다.

하지만

<흰 머리카락 소녀>는 싫지 않았다.

항상

소녀가 된 기분이었다.


할머니는

손녀가 좋았다.

손녀와 놀 때는

설아보다 더 소녀가 된 <흰 머리카락 소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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