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빈 깡통보다 못한 소년!

유혹에 빠진 동화 039

by 동화작가 김동석

빈 깡통보다 못한 소년!





소년은

이를 닦으며 거울을 봤다.

이리저리 봐도

소년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키는 작아도 누구보다 큰 마음을 가졌다 생각했다.


"야!

큰 마음을 가졌다고!

그런데

거울은 왜 더러울까?"

하고 거울이 물었다.


소년은

이 닦는 걸 멈췄다.

거울이 더럽게 보였다.


"거울은

엄마가 닦지!

거울을 닦지 않아도

난 마음이 달항아리만 하니까 걱정 마!"
하고 소년이 거울에게 말했다.


"뭐라고!

거울은 엄마가 닦아.

넌!

거울은 마음이다라는 것을 모르는 녀석이군.

세상에

마음이 깨끗해지려면 닦아야 할 게 몇 가지 있지.

그걸

매일 닦지 않고는

큰 마음이나 선한 마음을 가질 수 없어!"

하고 거울이 말했다.


소년은 이를 헹궜다.

이마를 가린 머리카락을 올리며 거울을 봤다.


"내가 좀 잘났다!

생긴 것도 잘 생겼고 얼굴도 이만하면 좋아."

하고 거울을 보며 말하자


"이봐!

거울 보는 소년.

아주 못생겼어.

달항아리만큼 큰 마음에 쓸만한 게 아무것도 없어.

빈 깡통을 발로 차면 소리라도 나는 데 말이야.

빈 깡통보다 못해!"

하고 거울이 말했다.


"거울아!

깨트리기 전에 말조심해라.

나도

착하고 선한 것 같지만 나를 못살게 굴면 가만두지 않아!"

하고 소년이 말했다.


"아이고!

입은 달렸다고 말은 잘하는구나.

이봐!

좋은 말 할 때 거울도 닦도 양변기도 닦아!

그게

달항아리 같은 큰 마음을 빛나게 하는 거야."

하고 거울이 말했다.


소년은

거울 말을 듣지 않았다.

밖으로 나갔다.


엄마는

저녁을 먹고 이를 닦았다.


"거울아!

너무 더럽게 방치해서 미안하다."

하고 말한 엄마는 칫솔을 물고 거울을 닦았다.


"감사합니다!

아들이 엄마 마음을 닮지 않았어요.

거울도 닦고 양변기도 닦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냥 나갔어요!"

하고 거울이 말했다.


"고맙다!

거울아 더 많이 아들에게 이야기해.

엄마가 잔소리하듯

거울도 닦고 양변기도 닦아야 한다고 말해 줘!"

하고 엄마는 거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정말 아름답군요.

눈이 부셔

반짝반짝 빛나는 엄마를 쳐다볼 수 없어요!"

하고 거울이 말했다.


"고맙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건 거울 밖에 없구나.

거울아!

나는 뽀드득 소리가 좋다.

거울 닦을 때마다 내 마음을 닦는 것 같아 좋아.

마음을 닦아도 뽀드득 소리가 나겠지?"

하고 엄마는 웃으며 거울에게 물었다.


"네!

이제 이 닦으세요.

칫솔 물지 않은 얼굴 보고 싶어요.

엄마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 아름다워 부러워요!"

하고 거울이 말하자


"호호호!

내가 칫솔을 물고 있었구나.

미안! 미안!"

하고 말한 엄마는 거울을 닦은 뒤 칫솔질을 했다.


"엄마!

변기도 닦아줄 거죠?"

하고 양변기가 물었다.


"당연하지!

양변기 주변에 묻은 똥 가루를 닦아야 물고기들이 먹고 살지.

호호호!

양치질 다하고 닦아줄 테니 기다려."
하고 엄마가 양변기에게 말했다.


엄마는

양변기를 닦고 수건을 똑바로 걸고 나갔다.


소년은

운동하고 들어와 목욕했다.


"좋아!

세상이 나를 알아봐 줘서 좋아.

후후후!

더 멋진 삶을 살아야지."

소년은 목욕하며 노래 불렀다.


"으악!

물이 뜨겁잖아."

소년은 놀랐다.

갑자기 샤워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왔다.


"이게 미쳤어!

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오면 어떡해."

소년은 샤워기에 잔소리했다.


"좋아! 좋아!

세상은 가장 멋진 나를 알아주는 군.

후후후!

세상에 이렇게 멋진 사람은 없을 거야."

소년은 더 크게 노래 부르며 목욕했다.

멋진 모습을 보면 어떤 유혹에 빠진 것 같았다.

맘에 안 드는 부분은 거울 탓을 할 때도 있었다.


"으악!

물이 차갑잖아.

뭐야!

샤워기가 마법을 부리는 거야?"

소년은 샤워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히히히!

물 맛이 좋지?"

하고 옆 거울이 물었다.


"뭐야!

또 너였어?"

하고 소년은 거울을 쳐다보며 물었다.


"히히히!

이봐 더러운 소년아.

몸만 씻지 말고 거울도 닦아 줘.

양변기도 닦아.

그리고

목욕탕 바닥도 청소 좀 해!"
하고 거울이 말했다.


"야!

청소는 엄마가 하잖아.

넌!

엄마 같이 잔소리만 늘었구나."

하고 소년이 거울보고 크게 말했다.


"으악!

뜨겁잖아."

갑자기 샤워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왔다.


"으악!

차갑잖아.

너무 차가워!"

또 갑자기 샤워기에서 차가운 물이 나왔다.


소년은

샤워기 물을 잠갔다.


소년은

거울을 봤다.

"히히히!

미친놈 같아.

비 맞은 미친놈 같아!"

하고 거울이 말했다.


"그래!

난 미쳤다.

거울을 깨뜨릴 만큼 미쳤다!

그러니까

깨지기 전에 조심해."

하고 소년이 말했다.


"미친놈!

끝까지 큰소리치는 미친놈."

하고 거울이 소년을 놀렸다.


소년은

거울이 말하는 소리가 거슬렸다.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미안!

내가 내 몸만 닦으면 깨끗한 줄 알았다.

마음을 닦을 줄 몰랐다.

거울아!

미안하다."

하고 말한 소년은 거울을 닦았다.

양변기도 닦았다.

엄마가 닦아 깨끗했지만 또 닦았다.


소년은

거울이 하는 말을 듣고 깨달았다.

마음을 닦는 것보다

거울을 닦고 변기를 닦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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