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이네 돼지 하모!-2

달콤시리즈 386-02 준영이 친구 돼지 하모

by 동화작가 김동석

02. 준영이 친구 돼지 하모!




학교에서 돌아온 준영이는 마루에 가방을 던지고 돼지우리로 달려갔다.

우리에 갇혀 있는 꽃돼지 하모를 우리 밖으로 꺼내서 등에 올라타고 마당을 한 바퀴 돌았다.


“하모! 달려라.”


'꿀꿀꿀!'

하모는 준영이를 태우고 마당을 한 바퀴 돌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준영이가 사실 무겁기는 하지만 하모는 돼지우리에서 나왔다는 기쁨에 힘든 것도 잊고 달렸다.


“좋아! 좋아!

하모! 더 빨리 달려라.”


'꿀꿀꿀!'

하모는 꿈이 있다.

힘을 좀 더 길러 돼지우리에서 탈출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지금은 준영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준영아! 그만해.”

밭에서 고추 따던 엄마는 아들이 돼지와 노는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혼냈지만 준영이는 들은 척도 안 했다.


“하모!

더 빨리 달려.”


'꿀꿀꿀! 꿀꿀꿀!'

하모는 힘들지만 준영이랑 노는 게 좋았다.

또 자유가 얼마나 좋은 지도 알았다.

돼지우리에 갇혀 있으면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스톱!”

준영이는 하모의 두 귀를 잡아당기며 멈추게 했다.


“기다려!

먹을 거 가져올게.”

하고 말한 준영이가 부엌으로 달려갔다.


'헉헉! 헉헉!'

하모는 헉헉 숨을 몰아쉬며 준영이를 기다렸다.

준영이는 부엌에 들어가 하모에게 줄 보리밥을 한 주먹 가지고 왔다.


“어서 먹어!”


'꿀꿀꿀!.

하모는 이 맛에 또 달렸다.

더 빨리 달리는 것도 나중에 우리에서 탈출하기 위해서였다.

하모가 밥을 다 먹자 준영이는 돼지우리에 가뒀다.

지치고 힘든 하모는 돼지우리에 들어가면 잠을 잤다.


“하모!

일어나.”

낮잠 자고 있는 하모를 호랑나비 필드가 와서 깨웠다.

필드는 매일매일 하모에게 놀러 왔다.

하모가 돼지우리를 탈출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필드는 도와준다고 약속했다.


“필드!”


“하모!

들판에서 도시로 가는 길을 알아냈어.”


“그래?”


“응!”

필드는 매일 준영이네 집에서 들판을 지나 도시로 가는 길을 찾아 하모에게 알려주었다.

하모는 필드의 이야기를 듣고 바닥에 지도를 그렸다.

밤이 되면 자세히 들여다보고 외웠다.


준영이 집은 산모퉁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집 뒤로는 검은산 자락인데 대나무가 많았다.

준영이 집 바로 옆에는 봉수네 집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집이 또 한 채 있다.

만수가 사는 집이었다.

봉수네 집도 돼지를 키웠다.

하지만 하모는 한 번도 봉수네 돼지를 만나지 못했다.


준영이랑 놀며

하모가 꿀꿀거리면 봉수네 돼지도 같이 소리쳤다.


“꿀꿀!

나도 나가고 싶어.”

그렇다고 봉수네 돼지를 하모가 꺼내 줄 수 없었다.


지난달

봉수도 돼지를 꺼내 타려고 했지만 돼지가 논으로 도망치는 바람에 타지 못했다.

그 뒤로 봉수는 돼지 타는 것을 포기했다.


“하모!

저수지 둑을 지나면 산이 하나 나오는데 그곳만 넘으면 바로 도시야.”


“그래?”


“응!

내가 날아가 봤는데 그곳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아.”

필드는 하모가 돼지우리를 탈출하면 길을 안내해 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조금씩 더 멀리 날아갔다 돌아왔다.


“자유!

난 자유를 찾아갈 거야.”

하모는 언제나 똑같은 말을 했다.


“돼지우리에 갇혀 살이 포동포동 쪄서 죽고 싶지 않아!

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거야.”

하모가 준영이네 집에 온 지 4개월이나 되었다.

새끼 돼지가 이제는 중 돼지가 되었다.


하모는

시장에서 팔리기 전에 한 번 탈출했었다.

하지만 어리고 힘이 없어 바로 잡히고 말았다.

그 뒤

바로 시장에서 준영이네 집에 팔려왔다.


준영이네 집에 와서도 탈출만 생각하고 살다가 어느 날 필드를 만났다.

필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더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탈출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뒤 하모는 열심히 탈출 계획을 세웠다.


“하모!

저수지까지 가는 데는 큰 도로를 이용하면 되지만 저수지 둑을 지나면 산길로 가야 해.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다시 잡힐 거야.”


“알았어!”

필드가 돼지우리에 들어와 하모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봉수네 고양이 별이 나타났다.

별은 필드를 잡기 위해서였다.


“별이 오고 있어!

어서 도망쳐.”

하모는 별이 달려오자 필드에게 돼지우리에서 나가게 했다.

멀리 날아가야 별에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었다.


별은 나비만 보면 끝까지 쫓아갔다.

나비를 잡아 물어 죽였다.


“어서 가!”


“알았어!

다음에 봐.”

필드는 하모와 헤어지고 하늘 높이 날았다.

별도 점프 하며 필드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이미 필드는 높이 날아올라 잡을 수 없었다.


'야옹!

이야옹!'

별은 달리던 걸 멈추고 하늘 높이 날아가는 나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다음에 널 꼭 잡을 거다!”

입가에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별은 다시 돌아섰다.


준영이는 숙제를 다 하고 돼지우리로 갔다.

하모는 준영이를 보자 벌써 흥분했다.

또 밖으로 나갈 것을 알았다.


“드르륵!”

돼지우리 문을 열렸다.


“하모! 나가자.”


'꿀꿀꿀!'

하모가 신나게 우리 밖으로 뛰어 나갔다.

마당으로 나온 하모 등 위에 준영이는 탔다.


“이랴!”

하고 준영이가 외쳤다.

하모는 또 물레방아처럼 마당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또 한 바퀴 돌았다.


“하모!

달려라.”

준영이는 하모 타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엄마 아빠가 뭐라고 해도 집에 아무도 없어 하모랑 노는 게 재미있었다.

준영이 엄마 아빠도 같이 놀아줄 수 없어 모른 채 하는 날이 더 많았다.


“하모!

더 빨리 달려.”


“꿀꿀!”

하모는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며칠만 더 참으면 되었다.

곧 도시로 탈출할 테니 그 뒤로는 준영이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조금만 참자!”

하모는 힘들고 덥지만 꾹 참고 달렸다.


마당을 몇 바퀴 돌고 준영이는 내려왔다.

그리고 부엌으로 들어가 찬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준영이는 한 바가지 찬물을 들고 와 하모에게 주었다.


“시원해! 어서 먹어.”

하고 준영이가 말하자

하모는 찬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꿀꿀꿀!'

이웃집 봉수네 돼지도 돼지우리에서 나오고 싶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소리쳤지만 누구도 꺼내주지 않았다.


'꿀꿀꿀 꿀꿀!'

아이고 힘들다.”

하모는 힘들었다.

돼지우리에 들어가 모퉁이에 누워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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