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그들의 수다가 듣고 싶어!

유혹에 빠진 동화 086

by 동화작가 김동석

그들의 수다가 듣고 싶어!





나뭇가지에 매달린 쥐 가족!

아빠, 엄마, 아들 쥐가 살았다.

그들은 밤이 되면

달빛이 비치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수다를 떨었다.

그들의 수다는

가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었다.


"엄마!

내가 크면 사람들이 좋아하겠지?

창고를 찾아다니며 곡식을 훔쳐 먹으면 더 좋아하겠지!"

하고 아들 쥐가 엄마 아빠에게 물었다.


"아들아!

창고에 곡식을 쌓아둔 사람들은 마음씨가 고약하단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란 믿음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

하고 아빠가 말했다.


"아들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지 마라.

절대로

사람들은 쥐를 좋아하지 않아.

그들은 마음대로 움직이며 놀 수 있는 공장에서 찍어낸 쥐들은 좋아해.

우리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쥐는 싫어해!

그러니까

사람들이 달빛이나 별빛은 좋아해도 우리 같은 영혼이 맑은 쥐는 싫어한다는 걸 잊지 마라."

하고 엄마가 말했다.


아들 쥐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사람들과 친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아빠!

사람들과 친해지는 법을 알았어요."

하고 아들 쥐가 말하자


"그게 뭘까!

어린것이 그런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니 놀랍다.

아들아!

너는 천재 아니 만재인가 보다."

하고 아빠 쥐가 좋아했다.


"아들아!

사람들과 친해진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야.

사람들이 너를 좋아해도 사람들 곁에는 너를 싫어하는 적이 또 있단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너를 싫어할 거야!

그러니까

사람들과 친해진다고 해도 너무 기뻐하지 마라."

하고 엄마가 말했다.


아들 쥐는 고민이 생겼다.

사람들과 친해지면 강아지나 고양이가 좋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 아빠 말을 들으니까 그게 아니었다.

사람 곁에 사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절대로 쥐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아들 쥐는

강아지와 고양이와도 친해지고 싶었다.


"엄마!

강아지와 고양이랑 친해지는 법을 알았어요.

히히히!

너무 좋아."

하고 아들 쥐가 웃으며 말했다.


"아들아!

그런 비법을 어떻게 알았어?"

하고 엄마가 물었다.


"엄마!

강아지나 고양이는 아주 쉽게 친해질 수 있어요.

내가 앞에 가서

나 잡아봐라 하고 말하면 쫓아올 거예요.

그때 밖으로 나가면

내가 먼저 들어가 문을 꼭 걸어 잠가 버리는 거예요.

히히히!

너무 좋아."

하고 아들 쥐가 말했다.


"아들아!

그건 안 되겠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집 밖으로 나가면 사람들은 찾는단다.

비싼 광고비를 내며 찾는단다.

그런데

쥐가 집을 나가면 찾지 않아.

혹시

집에서 쥐를 발견하면 돈을 주고 쥐를 찾지만 그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

하고 아빠가 말했다.


"아빠!

집에 쥐랑 함께 살면 좋잖아요.

강아지나 고양이는 돈 주고 사 오지만 쥐는 공짜로 생겼으니 좋잖아요!"

하고 아들 쥐가 말했다.


"그렇지!

사람들은 강아지나 고양이는 돈 주고 산단다.

그런데

쥐는 죽은 쥐를 돈 주고 산단다.

공장에서 많이 찍어내는 그런 생명이 없는 쥐를 산단다.

미키마우스 들어 봤지!

그 마우스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쥐란다.

그런데

죽은 쥐야.

생명이 없는 쥐를 사람들은 좋아한단다.

그러니까

우리는 목숨이 붙어있는 한 사람과 함께 살 수 없어."

하고 엄마가 말했다.


"엄마!

걱정 마세요.

내가 사람들 마음을 바꿔 놀게요.

죽은 쥐보다 살아있는 쥐가 훨씬 쓸모 있다고 말할게요."

하고 아들 쥐가 말했다.


아들 쥐는

생각할수록 사람들이 이상했다.

살아있는 것을 다 좋아하며 죽은 쥐를 좋아하는 이유를 몰랐다.


아들 쥐는

나뭇가지에서 내려왔다.

마을을 향해 달렸다.

사람들에게 물어볼 게 있었다.


"아들아!

그곳으로 가면 위험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이란다."

하고 엄마가 외쳤다.


아들 쥐는

엄마 쥐 말을 들었지만 또 달렸다.


"아들아!

그곳은 길이 막혔어.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란다.

돌아와야 해.

부자가 사는 마을로 가는 길은 저쪽이야!"

하고 아빠 쥐가 외쳤다.


아들 쥐는 달렸다.

엄마 아빠 말을 듣지 않고 달렸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달렸다.


길 끝에

집 한 채가 있었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였다.

저승사자가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머무는 집이었다.

저승사자는 없고 쥐 한 마리가 있었다.


천 년을 살아온 쥐었다.

사람이 되고 쥐가 될 수 있는 둔갑술이 능한 쥐였다.


"계십니까!

아무도 없어요?"

하고 아들 쥐는 크게 대문 앞에서 외쳤다.


"누구냐!

넌 사람이 아니구나.

그런데

여기 어떻게 왔어?"

하고 대문 안쪽에서 누군가 외쳤다.


"네!

저는 아들 쥐라고 합니다.

이름은 아들이고 성은 지(쥐)입니다."

하고 아들 쥐가 말하자


뭐!

아들.

집 나간 아들이 돌아왔다는 거야!"

하고 말한 뒤 대문이 열렸다.


"아들아!

내 아들아.

무사히 잘 돌아왔구나!"

집주인은 돌아온 아들을 꼭 안았다.


아들 쥐는

그곳에서 둔갑술을 배웠다.

집주인이 아들처럼 잘 보살펴 주었다.


아들 쥐는

사람으로 둔갑할 수 있었다.


"히히히!

고양이도 될 수 있어.

강아지도 될 수 있어.

사람이 되는 것은 너무 쉬워!

그런데

난 어떤 동물로 살아갈까!"

아들 쥐는 고민했다.

그것도 잠시

아들 쥐는 자신의 유전자를 받아들이고 살기로 했다.


천 년을 살아온 쥐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저승사자로 둔갑해 있었다.

아들 쥐는 저승사자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향했다.


"그쪽이 아니야!

저쪽으로 가야 이승이야."

하고 저승사자가 말했다.


"네!

저승에 가보고 싶어요."

하고 아들 쥐가 대답하자


"넌!

아직 그곳에 갈 자격이 없어.

그러니까

집으로 가서 엄마 아빠랑 잘 살아."

하고 저승사자가 말했다.


"네!"

하고 대답한 아들 쥐는 앞으로 걸었다.

이승의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아들 쥐는 하마터면 저승으로 들어갈 뻔했다.


아들 쥐는

엄마 아빠를 만나면 이승과 저승에 대해 말해줄 생각이다.

또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만난 천 년을 살아온 쥐에 대해 말해줄 생각이다.

천 년을 살아온 쥐가 저승사자로 둔갑하여 사람을 찾아오는 것도 말해줄 생각이다.


멀리

엄마 아빠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엄마 아빠는 호기심 많은 아들 쥐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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