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허상의 세계!
유혹에 빠진 동화 096
허상의 세계!
만물이 깨어날 시간!
꿈을 배달하는 차량들이 도로를 달렸다.
가끔
꿈들은 창문을 통해 지리적 위치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차가 멈추면 꿈들은 내려 배달해줘야 할 집을 찾았다.
허상의 세상에서
온 꿈들은 현실 세계에 잘 적응했다.
꿈은 무럭무럭 자랐다.
주인이 주는 노력을 먹고 잘 자랐다.
밤새 달리는 차량에는
아직도 소년 소녀의 꿈이 많았다.
해가 뜨면 길가에 쉬었다 밤이 되면 또 달렸다.
현주가 당근마켓에 올린 꿈은 잘 팔렸다.
그 뒤로 현주는 새로운 상품을 당근마켓에 올렸다.
어린이를 지켜줄 영웅을 팔았다.
어른들을 위한 사랑도 팔았다.
자유를 원하는 사람에게 자유를 팔았다.
어느 날
당근마켓에 댓글이 올라왔다.
"사장님!
꿈이 갈기갈기 찢어졌어요.
ㄲ ㅜ ㅁ
이렇게 찢어졌어요.
사장님!
제 꿈을 꿰매 주세요."
하고 소녀가 찢어진 꿈을 꿰매 달라고 댓글을 올렸다.
"꿈도 찢어지는구나!
맞아!
꿈도 찢어지고 깨지고 부셔지겠지.
난!
그걸 몰랐어.
꿈도 아프고 슬프고 힘들어 한다는 걸 몰랐어."
현주는 소녀의 댓글을 생각하고 다음과 같이 댓글을 달았다.
"고객님!
꿈이 찢어져서 죄송합니다.
택배로 보내주면 꿈을 잘 꿰매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니면
반품하고 새로운 꿈으로 바꿔가도 괜찮습니다."
현주는 마음이 아팠다.
"사장님!
저는 제 꿈이 좋아요.
택배로 보낼 테니 꼭 꿰매 보내주세요."
하고 소녀가 댓글을 달았다.
"고객님!
감사합니다.
꿈이 다시는 찢어지지 않도록 잘 꿰매 보내드리겠습니다."
하고 현주가 댓글을 달았다.
요괴는 놀랐다.
찢어진 꿈을 꿰매 준다는 말이 신기했다.
"히히히!
이건 거짓말이야.
ㄲ ㅜ ㅁ
이걸 어떻게 꿰맬 수 있어!"
요괴는 소녀와 현주의 댓글에 댓글을 달았다.
"이봐!
내가 꿈을 꿰매 봤는데 그건 불가능 해.
꿈을 사간 소녀에게 거짓말하면 안 돼!
정중히 사과하고 새로운 꿈을 보내줘야 해!
안 그러면
이 가게는 문 닫아야 할 거야!"
하고 요괴가 댓글을 달았다.
"요괴님!
걱정 마세요.
ㄲ ㅜ ㅁ
이건 제가 꿰맬 겁니다.
그러니까
제발 우리 고객을 유혹하지 마세요."
하고 현주가 댓글을 달았다.
"네!
저도 기다릴 겁니다."
하고 소녀도 댓글을 달았다.
"히히히!
꿈이 찢어지고 깨지면 다시는 꿰맬 수 없어.
또 깨진 꿈을 다시 일으키거나 키울 수도 없어!
그러니까
거짓말쟁이 사장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추방해야 해!"
요괴는 더 강한 댓글을 달았다.
현주는 대꾸하지 않았다.
소녀가 택배를 보내면 최선을 다해 꿈을 꿰맬 생각이었다.
밤새 눈이 내렸다.
현주는 오랜만에 창문을 열고 세상을 바라봤다.
언제 녹아내릴지 모를 눈을 통해 허상의 세계를 봤다.
현실의 두려움과 공포로부터 벗어나려는 심리상태는 허상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
역사 그리고 순환하는 삶 속에 허상의 세계가 자리했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은 잔상이 현실 세계를 보여줬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졌다.
차에 실린 꿈들이 거리에 나뒹굴고 있어!
저 꿈들이 다 찢어지고 깨지고 죽어가고 있어."
현주는 바구니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살려주세요!
제 꿈이 찢어지지 않게 도와주세요."
하얀 눈 위에 떨어진 꿈이 찢어진 무릎을 붙잡고 말했다.
현주는 바구니에 담았다.
"도와주세요!
저는 소년의 꿈이랍니다.
오늘 그 소년에게 가야 합니다.
오늘 가지 않으면 그 소년을 만날 수 없어요!"
전봇대에 부딪친 꿈이 외쳤다.
"이런!
머리가 다 깨졌구나.
피가 나잖아.
병원부터 가야겠다."
하고 말하며 꿈을 조심히 들어 바구니에 담았다.
"감사합니다!
저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제 꿈을 갖고 싶은 소년만 만나면 됩니다.
그 소년이 기다리고 있어요.
저를 그 소년 집에 데려다주세요!
부탁입니다."
하고 머리에 피가 나는 꿈이 현주에게 애원했다.
"그 소년 집이 어디야?
내가 데려다줄게."
하고 현주가 물었다.
"저기!
허상의 세계 끝입니다.
그곳에 감나무가 세 그루 있어요.
그곳에 사는 소년의 꿈이랍니다."
하고 꿈이 말했다.
현주는 달렸다.
허상의 세계 끝자락에 사는 소년을 향해 달렸다.
꿈이 더 많은 피를 흘리기 전에 소년에게 데려다주고 싶었다.
허상의 세계에는
요사스럽고 괴상한 요괴들이 많았다.
그 요괴들은 신비하기까지 했다.
요괴들은 태어난 뒤
좋아하는 것들 틈에 끼여 살아갈 줄 알았다.
요괴들은 소년과 소녀 꿈을 좋아했다.
소년들이 꿈꾸면 그것을 빼앗아 갔다.
소녀들이 꿈꾸면 또 그것을 빼앗아 무서운 요괴가 되었다.
현주는 자신을 뒤돌아 봤다.
허상의 세계에서 나를 돌아보고 깨달은 것이 있었다.
꿈 꾸며 좋아하는 것이 아닌
싫고 위험한 것들 틈새에서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었다.
나 아닌 나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 세상 밖의 다른 세상에 살고 있었다.
어쩌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리고 그 안에 내가 존재할 것이라 착각하며 살고 있었다.
현주는 자신이 보기에도 이상했다.
규칙도 정의도 편견도 없었다.
머릿속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중심에서 파장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내 마음속에 사는 공포의 대상이 허상의 세계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현주는
허상의 세계 끝자락에 사는 소년에게 꿈을 전했다.
집으로 돌아온 뒤
도착한 택배 상자를 열었다.
ㄲ ㅜ ㅁ
찢어진 꿈이었다.
소녀의 꿈이었다.
<인생은 답이 없어!
우연과 필연의 ㄲ ㅜ ㅁ일지라도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거야!
최선을 다하는 인생만이 답을 찾을 수 있어.
그래서 ㄲ ㅜ ㅁ이 중요해!>
소녀가 보낸 꿈이었다.
<꿈>이라는 글자만 찢어져 있었다.
"예쁘게
잘 꿰매 줘야지!"
현주는 바늘과 실을 찾았다.
그리고
천천히 꿈을 꿰맸다.
<인생은 답이 없어!
우연과 필연의 꿈일지라도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거야!
최선을 다하는 인생만이 답을 찾을 수 있어.
그래서 꿈이 중요해!>
현주는 꿈을 꿰맸다.
천천히 읽자 가슴이 뭉클했다.
"꿈을 꿰맸어!
내가 소녀의 꿈을 꿰맸어."
현주는 기분이 좋았다.
꿈을 당근마켓에 팔며 온갖 댓글에 시달렸지만 행복했다.
"맞아!
꿈을 팔기만 해선 안 돼.
꿈이 깨지고 찢어지면 고쳐주고 꿰매 주는 일도 해야지!"
현주는 더 바빠졌다.
소년 소녀들은
깨진 꿈을 현주에게 보냈다
또
찢어진 꿈도 현주에게 보냈다.
"사장님!
ㄲ~ㅜ~ㅁ
늘어진 꿈도 고칠 수 있을까요?"
할머니가 댓글을 달았다.
할머니는 늘어진 꿈을 고치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늘어진 ㄲ~ㅜ~ㅁ
택배로 보내주세요.
정성을 다해 늘어진 부분을 고쳐보겠습니다."
현주는 댓글을 달았다.
허상의 세계!
끝자락에서 자신을 뒤돌아본 현주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다.
삶의 보람이 있었다.
누군가의 꿈을 치료해주고 또 고쳐주는 일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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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나오미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