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봉수네 닭 코미!

유혹에 빠진 동화 091

by 동화작가 김동석

봉수네 닭 코미!





봉수 집에는 닭이 많다.

암탉이 아홉 마리 수탉이 두 마리 있다.

수탉 중에서 힘이 가장 센 놈이 코미다.

코미는 모든 암탉을 차지하고 살았다.


"코미!

나도 장가갈 거야.

그러니까

암탉을 한 마리 줘!"

하고 수탉 케미가 말했다.


"뭐!

암탉을 달라고.

그럴 수 없어.

모두 나를 좋아하는 걸 알며 암탉을 달라고 하면 어떡해!"

코미는 암탉을 주고 싶지 않았다.


"코미!

싫은 암탉에게 말하면 되잖아.

그러면

그 암탉이 내게 시집올 거야!"

하고 케미가 코미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히히히!

나는 암탉이 다 좋은 데 어떻게 싫다고 말해.

난 그런 말 할 수 없어!

그러니까

아랫집 인수네 집 암탉에게 가서 말해 봐!

장가 가고 싶다고 말이야."

하고 코미가 말했다.


결국

케미는 코미를 설득하지 못했다.


케미는 아랫집 암탉을 생각했다.

그런데

아랫집에는 케미 맘에 드는 암탉이 없었다.


코미는

아홉 마리 암탉을 데리고 호숫가로 나갔다.

호숫가 갈대밭에는 곤충들이 많았다.


"코미!

거미 두 마리랑 메뚜기 세 마리 먹고 싶어."

하고 암탉 대장 뚜뚜가 말했다.


"거미 두 마리!

메뚜기 세 마리!

또 없어.

무당벌레나 개미는 먹고 싶지 않아?"

하고 코미가 뚜뚜에게 물었다.


"난!

개미도 먹고 싶고 무당벌레랑 잠자리도 먹고 싶어."

하고 암탉 쿠쿠가 말했다.


"난!

뚜뚜에게 물었어.

너는 알아서 먹을 걸 찾아봐!"

하고 코미가 쿠쿠에게 말했다.


코미는

뚜뚜가 성질부리면 얼만 무서운지 알았다.

수탉 대장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었다.


"들었지!

코미는 내가 먹을 것만 잡아 줄 거야.

그러니까

넌 알아서 잡아먹어!"

하고 뚜뚜가 쿠쿠에게 말했다.


쿠쿠는 서운했다.

대장 수탉이 모든 암탉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쿠쿠는 뚜뚜와 한 바탕 싸우고 싶었다.

암탉 대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암탉이었다.


케미는 쿠쿠 곁으로 갔다.

멀리 있는 코미와 뚜뚜를 보고 더 가까이 쿠쿠에게 갔다.


"쿠쿠!

내가 무당벌레랑 개미 잡아줄까?"

하고 케미가 쿠쿠에게 말했다.


"아니!

난 코미가 잡아주는 것만 먹어.

그러니까

내 곁에서 멀리 떨어지면 좋겠어!"

하고 쿠쿠가 케미에게 말했다.


케미는 자존심이 상했다.


"알았어!

내가 맘에 들지 않는구나."

하고 말한 케미는 쿠쿠 곁에서 벗어났다.


"바보!

바보 같은 녀석.

내가 그렇게 말해도 먹을 걸 잡아와야지.

멀리 떠나다니!"

쿠쿠는 속상했다.

쿠쿠는 케미가 좋아도 코미 눈치를 봐야 했다.


"코미!

나도 무당벌레 잡아 줘."

쿠쿠는 코미를 향해 달려가며 외쳤다.


"없어!

이 호숫가에는 무당벌레 없어.

그러니까

땅바닥에 기어 다니는 개미나 잡아먹어!"

하고 코미가 말했다.


"코미!

나도 무당벌레가 먹고 싶다."

하고 뚜뚜가 말했다.


"정말!

무당벌레가 먹고 싶다고.

아니!

조금 전에 무당벌레를 보고 그냥 지나왔는데!"

하고 말한 코미는 갈대가 무성한 곳으로 달려갔다.


쿠쿠는 속상했다.

코미가 뚜뚜만 좋아해서 속상했다.

케미는

갈대를 기어 가는 무당벌레를 잡아먹었다.


조금 전에

코미가 본 무당벌레였다.


"쿠쿠!

갈대에서 노는 무당벌레 한 마리 못 봤어?"

하고 달려온 코미가 물었다.


"무당벌레!

내가 잡아먹었지.

내가 잡아달라고 부탁했었잖아!

그런데

잡아 날 주려고 온 거야?"

하고 쿠쿠가 물었다.


"야!

그걸 잡아먹으면 어떡해.

뱉어!

지금 당장 뱉으라고."

하고 코미가 큰소리쳤다.


케미도 뚜뚜도 들었다.

쿠쿠에게 코미가 큰소리치는 걸 들었다.


쿠쿠는 갈대에 붙어있던 무당벌레를 잡아먹은 것뿐이었다.

하지만 코미는 쿠쿠를 부리로 쪼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짓밟았다.


"이봐!

쿠쿠는 잘못 없어."

하고 케미가 코미를 밀치며 말했다.


"뭐라고!

이게 어디서 덤비는 거야."

하고 말한 코미는 케미에게 한 대 날렸다.

하지만

케미도 가만있지 않았다.


코미와 케미는 한 바탕 싸웠다.

뚜뚜와 쿠쿠가 지켜봤다.

모든 암탉이 싸우는 걸 지켜봤다.


물론

케미는 쿠쿠를 아직 이길 수 없었다.

피투성이가 된 케미는 호숫가를 걸어 암탉이 없는 곳으로 갔다.


그날 밤

케미는 닭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물론

봉수는 닭이 많으니까 몇 마리인지 세어보지도 않았다.


"케미가 없어!

어떻게 되었을까?"

암탉들은 소곤거렸다.


"죽었을지도 몰라!

낮에 피를 많이 흘렸어."

암탉들은 케미를 걱정했다.


"쿠쿠가 나빠!

케미 편을 들었어야지.

가만 있었잖아!"

암탉들은 쿠쿠를 욕했다.


쿠쿠는

조용히 닭장을 나왔다.

달빛이 유난히 밝게 비췄다.

쿠쿠는

호숫가를 향해 달렸다.


"케미!

어디 있어?"

하고 쿠쿠가 불렀다.


케미는

갈대숲에 누워 있었다.

쿠쿠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케미!

난 널 좋아 해.

케미!"

쿠쿠는 더 크게 불렀다.


케미

눈에서 눈물이 났다.

낮에 힘겹게 코미에게 덤비던 생각이 났다.

피투성이가 되어 멀리 도망치던 모습도 생각났다.


"케미!

어디 있어."

쿠쿠는 갈대숲을 향해 달리며 불렀다.

서늘한 바람이 불자 갈대들이 춤췄다.


케미는

아픈 상처들이 다 낳은 것 같았다.

케미는

갈대밭에 누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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