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새벽이면 고양이가 울었다!

유혹에 빠진 동화 083

by 동화작가 김동석

새벽이면 고양이가 울었다!





수탉의 울음은 천지를 흔들었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 울음 때문에 생명이 위태로울 줄 몰랐다.


"이봐!

더 크게 울어야지.

소나무 동굴에 사는 다람쥐는 아직도 자고 있어.

동굴까지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야!

다람쥐는 제일 먼저 일어나야 하는 동물이야."

하고 나무를 기어오르던 개미가 수탉을 보고 말했다.


"알았어!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다람쥐 새벽잠을 깨워볼게."

수탉은 세상에서 처음 듣는 목소리로 울었다.


수탉의 울음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사람들은 수탉 울음소리에 새벽잠을 깼다.

더 자야 할 시간인데 사람들은 만물이 깨어날 새벽 네(4) 시면 수탉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


'꼬끼오 오오오오오오~ 오!'

수탉은 울었다.

만물이 깨어나고도 남을 울음이었다.

만물을 지배하는 울음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수탉 울음소리가 고통이었다.

사람들은 수탉을 죽여야 한다고 아우성쳤다.


"서럽군!

내 할 일을 잘해도 죽이는 세상!"

수탉은 생존권마저 수탈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결국

수탉은 사람들의 잔인함에 죽음을 맞이했다.

새벽을 알리는 울음 때문에 죽는다는 게 더 서러웠다.


더러운 인간!

아니!

싹수없는 인간이 바로 수탉을 죽였다.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은 매미도 잡으러 다녔다.

시끄럽다는 핑계를 대며 사람들은 만물의 생명을 제거해 나갔다.

그래!

매미가 죽던지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이 죽던지 해야 끝날 일이었다.


수탉이 죽은 뒤로

새벽마다 암탉이 울었다.

암탉은

수탉보다 더 크게 울었다.

듣는 사람 귓구멍이 찢어지도록 아픔을 선물하는 울음소리였다.


"나도 죽여 봐!

수탉을 죽이듯 나도 죽여 봐!"

암탉은

언젠가 죽을 것을 알기에 두렵지 않았다.

새벽이 온다는 걸

더 크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히히히!

암탉을 죽이고 싶다.

그런데

그놈의 계란말이 때문에 죽이지 못하겠어.

암탉을 죽이면 계란을 얻을 수 없잖아!

계란이 없으면 계란말이를 해 먹을 수 없어.

아!

어쩌란 말이냐.

죽일 수도 없고 살려두면 새벽잠을 잘 수도 없으니."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은 고민이 생겼다.

새벽마다

우는 암탉을 두고 죽일까 말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히히히

암탉을 죽여봐!

내가 수탉보다 더 크게 울어줄 테니.

너희들은

계란말이 먹을 자격도 없는 인간!

아니

계란말이, 치킨, 닭백숙, 닭볶음탕, 닭죽, 닭곰탕, 닭 수제비, 닭칼국수, 닭다리, 닭가슴살 등

먹을 자격도 없는 인간이란 걸 잊지 마!"

암탉의 분노는 새벽이 되면 더 커졌다.

목이 찢어지게 울었다.

피를 토하며 생명줄을 내놓고 울었다.


"암탉까지 죽이면 새벽은 누가 알리나?"

그래도 양심 있는 한 사람은 걱정되었다.


"걱정 마세요!

매미가 있잖아요.

개구리도 있어요!

매미나 개구리를 집에 한 마리씩 키우면 되니까 걱정 마세요!"

한 소년이 말했다.


"그것들은 여름에만 울어!

봄, 가을, 겨울은 어떡하고?"

아직도 양심 한 주먹 남은 인간이 또 물었다.


"걱정 마세요!

제가 고양이에게 부탁해서 새벽마다 울게 해 줄게요.

그런데

고양이를 죽이면 반드시 복수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하고 소년이 말했다.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은

조용히 소년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암탉이 또 울었다.

낮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울었다.

수탉이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죽인 인간들이 계란말이 먹는 모습 보고 울었다.

치킨 먹고 닭백숙 먹는다고 울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닭고기 앞에 앉아 주둥아리 놀리는 인간을 위해 울었다.


"히히히!

암탉을 죽여도 되겠다.

새벽은 누가 알려도 상관없어!

세상이 조용하면 되니까."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은 암탉을 죽일 계획을 세웠다.


'꼬끼오! 꼬꼬댁! 꼬끼오! 꼬꼬댁!'

새벽이 오자

암탉은 더 크고 서럽게 울었다.


"히히히!

날 죽여달라고 애원을 하는 구만.

내가

여기 있으니까 빨리 와서 죽여달라는 군!

히히히!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가서 죽여줄 테니까!"

하고 암탉을 죽일 계획을 세운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은 군침을 흘리며 좋아했다.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암탉은 새벽마다 우는 바람에 알 낳는 것도 까먹었다.

아니

알을 낳은 뒤에 부리로 쪼아 깨뜨렸다.

닭장에 사는 곤충들이 햇살이 구워준 계란말이를 맛있게 먹었다.


"히히히!

인간들이 이런 계란말이를 먹는구나."

개미는 처음 알았다.

계란말이가 얼마나 맛있는지 알았다.

닭장에 사는 곤충들도 알았다.

햇살이 만들어준 계란말이는 정말 달콤하고 맛있었다.


암탉이 죽었다.

삐약거리며 따라다니던 병아리도 일곱 마리나 죽었다.


"뭐라고!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이 죽이지 않았다고?"

닭장을 기웃거리던 고양이가 곤충들에게 물었다.


"그래!

어젯밤에 들개들이 와서 잡아먹었어."

고양이는 배고파도 잡아먹지 않는 병아리까지 들개들은 잡아먹었다.


"이런!

개새끼들!"

고양이는 닭장 앞에 서서 들어서는 안 될 욕을 퍼부었다.


"고양아!

내일 새벽부터 닭 대신 새벽을 알려주면 좋겠다.

하고 닭장에 사는 곤충들이 부탁했다.


"알았어!

내가 닭보다 목소리는 작지만 새벽을 알리는 울음소리는 낼 수 있을 거야."

고양이는 숲으로 갔다.


'야옹! 이야옹! 야옹! 야옹!'

하고 우는 연습을 했다.

수탉처럼 길게 울지 못했다.

암탉보다 앙칼지게 울지 못했다.


'양 키옹! 야앙키오오!'

수탉 울음을 생각하며 울었다.


"양 꼬꼬택! 야양코코땍!'

암탉 울음을 생각하며 울었다.

하지만

고양이 귀에 이상하게 들렸다.


"잘할 수 있을까!

새벽마다 내가 울면 만물이 깨어날까?"

고양이는 새벽이 오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이란 것도 잘 알았다.


고양이는

닭장으로 향했다.

수탉이 울던 자리에 서서 새벽이 오길 기다렸다.


네(4) 시!

만물이 깨어날 시간이었다.


'양 콩코 키코 키옹!'

하고 고양이가 새벽을 알리는 첫울음이었다.


"더 크게!

목이 찢어지게 울어야지."

하고 옆에서 듣던 무당벌레가 말했다.


'양 콩코 키코 키옹! 양 콩코 키코 키옹!'

고양이는 목이 찢어져라 울었다.


"아니!

이건 또 누구 울음이야.

세상에!

이렇게 무서운 목소리가 새벽을 알리다니."

사람들은 새벽잠이 깼다.

어떤 동물이 우는지 정확히 몰랐다.


'양 콩코 키코 키옹! 양 콩코 키코 키옹!'

고양이는 앙칼지게 울었다.

듣는 사람들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줄 울음소리 었다.


"그렇지!

그렇게 우는 거야."

닭장에 사는 곤충들도 고양이 울음소리가 맘에 들었다.


'양 콩코 키코 키옹! 양 콩코 키코 키옹!'

고양이는 더 크게 울었다.


"시끄러워!

씨끄럽다고(시끄럽다고)."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누군가 외쳤다.


"살 수가 없다!

수탉이 울지 않아 암탉이 울지 않나.

이제

어떤 동물인지도 모를 녀석이 심장을 파고드는 울음소리를 내고 있으니 살 수가 없다."

어디선가 창문을 통해 하소연하는 소리가 들렸다.


"더 크게!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 귓구멍에도 들리게 더 크게 울어.

고양아!"

하고 무당벌레가 말했다.


"알았어!

죽을힘을 다해 더 크게 울어볼게."

고양이는 새벽을 알리는 마지막 울음을 준비했다.


'양 콩코 키코 키옹! 양 콩코 키코 키옹!'

고양이는 만물을 향해 마지막 새벽 울음을 선물했다.


수탉만 죽이면 마을이 조용할 줄 알았다.

앙칼지게 울부짖던 암탉이 죽으면 정말 조용할 줄 알았다.

그런데

더 슬프고 애절한 울음이 잠자던 사람을 깨우고 가슴을 갈기갈기 찢었다.


어리석은 인간!

인간은 정말 어리석었다.

고양이 울음소리에 마을을 떠나는 사람이 생겼다.


사람들은

고요한 마을에 새벽이 오는 게 싫었다.

고양이 울음은 날이 갈수록 더 애절하고 구슬프게 사람들 가슴을 갈기갈기 찢었다.

더럽고 싹수없는 인간도 이삿짐 쌌다.

도저히

새벽마다 시끄러운 마을에서 살 수 없다며 멀리 이사 갔다.


자연의 이치!

그것도 내맘대로 고쳐야 하는 어리석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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