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생선가게!-18

달콤시리즈 387-18 문 열어 주세요

by 동화작가 김동석

18. 문 열어 주세요



<푸짐한 생선가게>

앞에는 수십 마리의 어린 고양이들이 쭈그리고 앉아 기다렸다.

배가 홀쭉해진 어린 고양이들이었다.


멀리서 보면

수십 명 동자승이 앉아 있는 모습 같았다.


찬바람이 불어왔다.

강가에 부는 바람은 유난히 더 차갑다.

하지만

배고픈 고양이들은 생선가게 앞에서 추위에 떨고 있었다.


“으으! 추워.”


“으윽!

춥고 배고프다.”

어린 고양이들은 덜덜 몸을 떨고 있었다.

털을 날카롭게 세우고 허리를 높이 구부리고 싸우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덜덜 떨고 있는 고양이들뿐이었다.


대교아파트에 사는 <나비>도 세 마리 새끼들을 데리고 나와 <푸짐한 생선가게> 앞에 앉아 있었다.

아직 젖을 떼지 않은 새끼를 데리고 날씨도 추운데 <푸짐한 생선가게> 문이 열리기만 기다렸다.


나비는

벌써 4일째 먹지 못한 상태라 젖이 나올 리 없다.

문을 열면 우유를 살 생각인데 <푸짐한 생선가게>가 문을 열 기색이 없다.


“엄마!

배고파!”


“엄마!

젖이 안 나와!”

새끼들은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다.

형제간에도 치고받고 싸우기 시작했다.

배가 고파 젖이 잘 나오는 젖꼭지를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조금만 기다려보자!”

나비는 눈꺼풀이 뚝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새끼들을 살려야 한다는 욕심에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비는 앉아 많은 생각을 했다.

고양이와 물고기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푸짐한 생선가게>가 문을 영원히 닫는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망치 일당은 어떻게 될까!

망치를 죽이면 <푸짐한 생선가게>는 문을 열까!


“잠깐!

여기 앉아 있어라.

꼼짝 말고 앉아 있어!

어디 가면 안 된다.

모두 손 꼭 잡고 엄마 올 때까지 기다려!”

하고 말한 나비는 일어섰다.


“네!”

나비는 새끼들을 가슴에서 내려놓고 앞에 앉아있는 어린 고양이들 사이로 걸어갔다.


나비 새끼들은 손을 꼭 잡고 덜덜 떨었다.

어미 고양이들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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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나오미 G




나비는

<푸짐한 생선가게> 문 앞에서 무릎 꿇었다.


“돌치 사장님!

우리들이 잘못했습니다.

돌치 사장님!

고양이들이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너그럽게 용서해주고 가게 문을 열어주십시오.”

포도송이 같은 눈물을 뚝 뚝 흘리며 나비는 용서를 빌었다.


“제발!

용서하세요.

제발!

돌치 사장님 문 열어주세요.”

나비는 간절한 마음으로 애원했다.


눈발이 날리고 차가운 바람이 부는 한강 공원은 추웠다.

더 추워지면 배고픈 새끼들은 죽는다.

나비는 자신의 새끼들이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비는 자존심도 다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


“새끼들을 살려야 한다!

먹지 않으면 죽는다.

어떻게든

어린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푸짐한 생선가게> 문을 열게 해야 해.”

나비는 정성을 다해 간절히 애원했다.


“돌치 사장님!

잘못했습니다.

제발!

문을 열어주세요.”

나비의 간절한 목소리는 주변에 있던 고양이들의 심장을 울렸다.


몇몇 고양이들이 나비 옆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하나 둘 늘어나더니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이 <푸짐한 생선가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고양이가 잘못했습니다!

사장님 문을 열어주세요.”

어린 고양이들이 목소리 높여 잘못을 빌었다.

고양이들의 목소리가 한강 변에 울려 퍼졌다.


<푸짐한 생선가게>는 조용했다.

안에서 돌치 사장님을 간호하는 지니도 밖에서 고양이들이 애원하는 소릴 들었다.

하지만

<푸짐한 생선가게> 문을 여는 것보다 돌치 사장님을 병원으로 옮기는 게 더 중요했다.


맷돌은

나비와 어린 고양이들이 애원하는 걸 들었다.

은지와 걸레도 옆에서 들었다.

은지 눈에서 포도송이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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