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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Mar 30. 2022

아기코끼리 꽁비앙!

달콤시리즈 031

아기코끼리 꽁비앙!





동수는!

토종닭 대회에 나가 모은 상금과

마을 호수에서

자라, 잉어, 장어, 메기를 잡아 시장에 팔아 모은 돈을 합쳐

아기코끼리 한 마리를 샀어요.


동수는

아기코끼리를 훈련시킬 계획을 세웠어요.


“일!

크면 힘이 세니까 일을 잘할 거야.”

동네 어른들은

동수가 코끼리를 사 오자 구경 왔어요.


“코끼리 키워서 타고 다니려고?”

하고 동네 어른이 물었어요.


"네!"

하고 동수는 대답만 했어요.


동수의 마음을 모르는 어른들은

코끼리만 보면 물끄러미 쳐다보다 가곤 했어요.


“멋진 코끼리가 될 테니까 기다려보세요!”

하고 말한 동수는 코끼리를 꼭 안고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하고 고민했어요.


“마이클 조던!

호나우둥!

아니야!

뭐가 좋을까?”

농구를 잘하는 마이클 조던을 좋아하는 동수는

아기코끼리 이름을 마이클이나 조던으로 지을까 생각했어요.


“아니!

멋진 이름이 아냐.

더 멋진 이름이 있을 거야!”

동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뭐라고 지을까?”

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요.




그림 나오미 G



“아빠!

코끼리 이름 뭐가 좋을까요?”

하고 마루에 앉아있는 아빠에게 물었어요.


“글쎄!”

아빠는 동수가 하는 일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동안 동수가 잘 해왔기 때문이었어요.


“꽁비앙!”

지난주에 파리에서 온 삼촌이 전화를 하면서 하던 말이 생각났어요.


“꽁비앙!

이름 좋다.”

동수는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코끼리 이름을 꽁비앙으로 정했어요.


“넌!

오늘부터 꽁비앙이야.”

동수는 코끼리에게 다가가더니 꼭 안아주면서 말했어요.


“꽁비앙!

부르기 좋다.”

아빠도 이름을 듣고 맘에 들었어요.


“꽁비앙!”

동수가 부르자


“크엉! 크엉!”

아기 코끼리가 대답했어요.


“너도 이름이 좋구나?”

동수가 안으며 묻자


“크엉!”

하고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아기코끼리도 꽁비앙 이름이 맘에 들었어요.


동수는 마당 한쪽에 있는 감나무 주변을 치웠어요.

꽁비앙을 훈련시키기 위해서 나무 위에 올라가 가지에 사과를 매달았어요.


“이렇게 연습하면 되겠지!

꽁비앙.

이리 와.”

동수가 감나무 위에서 불렀어요.


“크엉! 크엉!”

꽁비앙이 감나무 밑으로 걸어왔어요.


“꽁비앙!

사과를 따주면 저 바구니에 넣어야 해.

알았지?”

하고 동수가 말하자


“크엉! 크엉!”

하고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동수는 나뭇가지에 매달은 사과 하나를 따서 꽁비앙에게 던졌어요.


“코로 받아.”

하고 말하자


“크엉! 크엉!”

하며 꽁비앙이 사과를 코로 잘 받았어요.


“바구니에 넣어!

꽁비앙.”

하고 동수가 말했지만 꽁비앙은 사과를 입에 넣고 아삭아삭 씹어 먹었어요.


“꽁비앙!

바구니에 넣어야지.”

하고 말하다 동수는 그만 웃고 말았어요.


동수는 감나무에서 훌쩍 뛰어내렸어요.


“꽁비앙!

사과를 받아서 바구니에 넣어.

알았지?”

동수가 꽁비앙을 안고 귀에 속삭였어요.


“크엉! 크엉!”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다시 해보자!”

하고 말한 동수는 꽁비앙을 꼭 안아주더니 감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먹지 말고 바구니에 넣어. 알았지?”

동수가 나뭇가지에서 사과를 하나 따서 꽁비앙을 쳐다보며 말했어요.


“크엉! 크엉!”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동수가 사과를 던져 주자 꽁비앙이 사과를 받았어요.


“바구니에 넣어!

꽁비앙.”

하지만 이번에도 꽁비앙은 입에 넣고 아삭아삭 씹어 먹었어요.


“먹지 말라고 했잖아!”

동수가 크게 소리쳤어요.


“크엉!”

하고 소리치며 꽁비앙은 사과를 아삭아삭 씹어 먹었어요.


“꽁비앙!

사과를 받아서 이 바구니에 넣어.

그러면

사과 먹게 해 줄게.

알았지?”

동수가 꽁비앙을 보고 천천히 말했어요.


“크엉! 크엉!”

사과를 다 먹은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바구니에 꼭 넣어!

그러면 먹게 해 줄게.

알았지?”

동수가 다시 말하자


“크엉! 크엉!”

하고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동수는 사과를 하나 따서 꽁비앙에게 던졌어요.

이번에는

꽁비앙은 사과를 받더니 먹지 않고 하늘 높이 던졌어요.

그리고 뚝 떨어지는 사과를 코로 받더니 입에 넣고 아삭아삭 씹어 먹기 시작했어요.


“꽁비앙!

실망이야.”

동수는 꽁비앙이 바구니에 넣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꽁비앙을 교육시키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오늘은 그만 하자!”

사과도 없고 힘든 동수는 감나무에서 내려왔어요.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흘렀어요.

꽁비앙을 우리에 가두고 방에 들어가 푹 쓰러졌어요.


“아! 힘들다.”

하고 말한 동수는 침대에 한 참 누워있었어요.


다음 날

아침부터 동수는 뒷마당 소나무에 사과를 매달고 있었어요.


“오늘은 분명히 바구니에 담을 거야!”

꽁비앙은 매일매일 사과를 먹어서인지 다른 풀은 잘 먹지도 않았어요.


“크엉! 크엉!”

사과를 달고 있는 동수를 보고 있던 꽁비앙이 우리에서 나가고 싶은 지 소리쳤어요.


“꽁비앙!

사과 따주면 바구니에 넣어. 그러면 사과 다 먹게 해 줄게. 알았지?”

동수는 손에 들고 있는 사과 하나를 입에 넣어주며 말했어요.


“크엉! 크엉!”

하고 꽁비앙이 대답하자 동수는 감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사과 하나를 따서 던져주면서


“꽁비앙!

받아.”

하고 동수가 말했어요.


“크엉!”

하고 대답한 꽁비앙은 던져준 사과를 잘 받았어요.


“바구니에 넣어!

먹지 말고 바구니에 넣어.”

감나무 위에서 동수가 소리쳤어요.

하지만

꽁비앙은 사과를 입에 넣고 아삭아삭 씹어 먹었어요.


“꽁비앙!

바구니에 넣어야지.”

동수가 웃으면서 꽁비앙에게 말했어요.


“크엉! 크엉!”

사과를 씹으면서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동수는 꽁비앙과 눈을 마주 보며


“바구니에 넣으면 사과 먹게 해 줄게!

알았지?”

하고 말하며 매달린 사과를 하나 따서 꽁비앙에게 또 던져주었어요.


“바구니에 넣어!

어서?”

동수가 말하자


“크엉! 크엉!”

하고 꽁비앙이 대답하더니 사과를 코에 들고 한 바퀴 돌았어요.


“바구니에 넣어!”

하고 동수가 외치자

꽁비앙은 머뭇거리더니 사과를 바구니에 툭 던졌어요.


“꽁비앙!

아주 잘했어!”

동수는 나무에서 풀쩍 뛰어내렸어요.

그리고

바구니에 담긴 사과를 꽁비앙 입에 넣어주었어요.


“꽁비앙!

그렇게 하는 거야.

알았지?”

사과를 맛있게 먹는 꽁비앙을 보고 동수가 말했어요.


“크엉! 크엉!”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꽁비앙은 처음으로 바구니에 넣는 것을 성공했어요.

동수는 기분이 좋았어요.


“아빠!

꽁비앙이 성공했어요.”

동수는 마당에서 농기구 손질하는 아빠에게 말했어요.


“정말?”

아빠도 놀랐어요.


“네.”

동수가 대답하자


“이제 잘하겠구나.”

아빠는 아들이 꽁비앙과 노는 것을 조용히 지켜봤어요.


다음날 아침에도

동수는 뒷산으로 가서 오동나무에 사과를 매달았어요.


“꽁비앙!

다시 해보자.”


“크엉! 크엉!”

동수는 꽁비앙을 한 번 안아주더니 오동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꽁비앙 받아!”

동수가 사과를 따서 높이 던져주었어요.


“꽁비앙!

받아서 바구니에 넣어.”

꽁비앙이 덥석 코로 받더니 입에 넣고 아삭아삭 씹어 먹었어요.


“안 돼!”

동수는 크게 외쳤어요.


“맛이써(았있어)!

나는 사과가 제일 맛이써(맜있어)!”

꽁비앙은 사과가 너무 맛있었어요.


“바구니에 넣으면 먹게 해 준다니까!

꽁비앙 사과를 받아서 바구니에 넣어.

그러면!

사과를 다 먹게 해 줄게.”

하고 오동나무 위에서 동수가 소리쳤어요.


꽁비앙을 훈련시킨 지 다섯 달이 지났어요.


“꽁비앙!

오늘도 잘할 수 있지?”

동수는 꽁비앙을 꼭 안아주며 말했어요.


“크엉! 크엉!”

꽁비앙이 꼬리를 흔들며 대답했어요.

동수는 감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꽁비앙은 동수가 사과를 던져주면 바구니에 척척 넣었어요.


“잘했어!

아주 잘했어!”

사과를 바구니에 넣으면 사과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꽁비앙은 알게 되었어요.


꽁비앙이 바구니에 사과를 넣었지만 바구니에는 사과가 하나밖에 없었어요.

사과를 넣고 나면 다 먹었기 때문이었어요.


“꽁비앙!

언제까지 먹기만 할 거야?”

동수는 꽁비앙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물었어요.


“크엉! 크엉!”

하고 꽁비앙이 대답하며 바구니에 있는 마지막 사과를 또 꺼내 먹었어요.


“알았어. 많이 먹어.”

동수는 기운이 쭉 빠졌어요.


꽁비앙은 사과를 던져주면 받아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다 바구니에 넣었어요.

또 하늘 높이 던졌다 다시 받아서 바구니에 넣었어요.

장난꾸러기 꽁비앙이 되었어요.


동수는 꽁비앙을 데리고 강가로 갔어요.

바가지에 물을 담아서 꽁비앙 몸에 뿌렸어요.


“크엉엉! 크엉엉!”

꽁비앙은 물놀이가 좋았어요.


“좋다고?

알았어.”

하고 말한 동수는 물을 더 많이 꽁비앙 몸에 뿌렸어요.

꽁비앙도 코로 물을 듬뿍 담아서 몸에 뿌렸어요.


“으악!”

꽁비앙이 동수에게 물을 뿌렸어요.

동수와 꽁비앙은 강가에서 신나게 놀았어요.




동수가 장어, 잉어, 자라를 잡았던 마을 호수  .. 사진 김동석



가을이 되었어요.

마을에는 과수원이 많았어요.

오늘은

마을 호수 옆에 있는 이모네 과수원에 사과를 따러 갔어요.


“꽁비앙!

일하러 가자.”

동수는 꽁비앙 등에 올라타고 이모네 집으로 향했어요.


“높은 곳에 있는 빨간 사과를 먼저 따야 해.”

하고 동수가 말하자


“크엉! 크엉!”

하고 꽁비앙이 대답했어요.


꽁비앙은 높은 곳에 있는 빨간 사과를 따서 바구니에 잘 넣었어요.

꽁비앙은 코가 길어서 너무 편하게 사과를 땄어요.


“와!

코끼리가 사과를 따다니.”

동네 사람들이 이제야 동수가 코끼리를 산 이유를 알았어요.


“잘했어!

사과 두 개 먹어.”

동수가 꽁비앙에게 사과 두 개를 주었어요.


“크엉컹! 크엉컹!”

꽁비앙이 코를 흔들었어요.


“세 개 먹고 싶다고?

알았어.

세 개 먹어!”

동수는 꽁비앙에게 사과 세 개를 주었어요.


동수는 꽁비앙 덕분에 돈을 많이 벌었어요.


"동수야!

내년에 우리 사과도 따줘?"

하고 이웃집 아주머니가 말했어요.


"네!"

동수는 기분이 좋았어요.

내년에 사과를 따달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약했어요.

농촌에 일꾼이 없어서 앞으로 꽁비앙은 더 바빠지게 생겼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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