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파도의 절규!
유혹에 빠진 동화 108
파도의 절규!
내가 변한 것은
세월이 남기고 간 선물이었다.
내게 파도가 치는 이유는
세월이 남기고 간 흔적들을 부수고 치우는 중이었다.
내가 휘청거리자
바라보는 사람들이 다가왔다.
"괜찮습니다!
저는 충분히 파도를 맞아야 합니다.
그래야
세월이 남기고 간 흔적들을 조금이라도 지우고 잊을 수 있습니다.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저는
이대로 파도를 맞고 서 있을 겁니다."
나는 다가오는 사람들을 향해 손 흔들며 말했다.
휘청거리는 몸짓에서 가물가물 세월의 흔적들이 꿈틀거렸다.
파도는 거침없이 밀려왔다.
"괜찮다!
충분히 파도를 맞아야 한다.
그래야
세월이 각인한 흔적들을 지울 수 있을 거야.
아니
다 지울 수 없어도 깨끗이 씻겨주기만 해도 좋겠어!"
나는 파도를 맞이하며 웃었다.
입과 눈 보다도 가슴이 먼저 웃었다.
"저 사람이 웃고 있어!
거친 파도를 맞으며 웃고 있어.
입과 눈으로 웃는 게 아니야!
가슴으로 웃고 있어.
그 웃음이 내 뼛속을 파고드는 것 같아!"
나를 지켜보던 한 사람은 알았다.
내가 얼마나 크게 가슴으로 웃고 있는지 알았다.
그는
오래전에 파도를 맞고 세상살이를 새롭게 시작한 사람이었다.
파도는 쉬지 않고 밀려왔다.
세월의 흔적들을 지우기에 정신없었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내가 변한 것은 세월이 준 선물입니다.
그 선물이 달콤하고 맛있어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한 것뿐입니다.
제발!
나를 탓하지 마세요."
나는 가까이서 쳐다보는 사람에게 말했다.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단지
나도 파도가 밀려왔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저를 의식하지 마세요."
그 사람 아니 그 여인이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저를 탓하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직도 세월의 흔적을 다 지우려면 더 많은 파도를 맞아야 합니다.
파도야!
더 강렬한 파도야.
허리가 굽어도 괜찮다.
아니
밝고 맑고 순결한 젊은이 아닌 늙은이가 되어도 괜찮다.
파도야!
감미로운 노래가 되어 세월의 흔적을 지워다오!"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파도를 향해 말했다.
"흔적!
세월의 흔적!
아무도 피할 수 없는 흔적!
그 누가 지워줄까?"
파도는 노래 부르며 밀려와 세월의 흔적을 지우고 또 지웠다.
세월의 흔적은 강했다.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파도는 더 높이 더 넓게 밀려왔다.
하지만
어떤 파도도 세월의 흔적을 다 지우지 못하고 부서졌다.
"아!
어쩌란 말이냐.
세월의 흔적을 지운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파도가 부숴버릴 흔적이 아니야.
세월의 흔적을 지우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다니!
넌
아주 어리석은 자야.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 있는 것 없어.
다만
잊혀가는 것뿐이야!"
더 강렬한 파도가 노래 부르며 밀려왔다.
파도는 세월의 흔적 앞에 스스로 무덤을 팠다.
세월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파도 스스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히히히!
어리석은 것들.
나도 못한 세월의 흔적을 부수겠다고!
어리석은 것들."
반짝이는 햇살이 파도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푸른 파도는
하얗게 물방울이 되어 사라져 갔다.
너와 함께 했던 세월의 흔적들이 사라져 갔다.
잊지 말자는 우리의 흔적들이 사라져 갔다.
"파도야!
푸른 파도야!
세월의 흔적을 지우는 파도야!
몸이 부서지고 사라지는 것도 다 받아들이는 파도야!
오늘
또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날아든 파도야!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는 밀려오는 파도를 맞이하며 노래 불렀다.
세월의 흔적이 지워지는 것도 잊고 파도와 함께 노래 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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