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끝없는 세계!
유혹에 빠진 동화 115
끝없는 세계!
물방울에 갇힌 인간!
우주의 끝을 보겠다는 인간!
아니
끝없는 세계를 동경하는 인간!
민어 뱃살과 지느러미 요리를 좋아하는 인간!
파랑새를 찾아 숲으로 간 인간!
꼼지락거리며 숨 쉬며 살아가는 인간!
그에게
붙여진 별명 같은 표현이다.
그는
비 온 뒤 흙탕물이 고인 곳에 앉아 있는 걸 좋아했다.
흙탕물이 맑아지는 순간을 지켜보는 미친놈 같은 인간이었다.
그는
개를 한 마리 키웠다.
매일 아침이면
개에게 권리를 달라고 외치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인간이었다.
그는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인간이기도 했다.
가끔
자신이 제우스의 아들 페르세우스라고 외치고 다니는 미친 인간이기도 했다.
나는
그를 조금 안다.
그와 함께 있을 때마다 궁금한 것을 물었다.
"만약에 말이야!
우리 손 잡고 행복한 세상 만들어 갈 수 있을까?"
하고 그에게 질문한 적 있었다.
나는 진지하게 물었다.
"만약에 말이야!
그런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그러니까
우리가 손 잡을 일도 없고 또 행복한 세상을 만들 일도 없을 거야!"
하고 그는 대답했었다.
그는 너무 쉽게 답했다.
나는 충격이었다.
"우리 함께!
서로 손 잡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
앞으로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그의 단호한 대답은 내 심장을 쿡쿡 찔렀다.
"만약에 말이야!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하면 나비효과 같은 파동은 일어날까?"
나는 또 그에게 물은 적 있었다.
"파동 같은 흔적을 찾으려고 하지 마!
그 흔적 찾다 보면 아름다움도 행복한 순간도 다 지나가니까!"
그는 가끔 내 가슴을 움직이는 말을 할 때도 있었다.
"너는 겉과 속이 다른 사과를 어떻게 생각해?"
하고 나는 또 그에게 물은 적 있었다.
"끝없는 세계!
그곳에는 겉과 속이 다른 게 너무 많아.
말이란 말이야!
마음속에 있을 때와 내뱉었을 때 엄청 차이가 나는 것과 같아.
그러니까
겉과 속이 다른 사과는 사과일 뿐이야.
너는 너고 나는 나야!
겉과 속이 같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야.
인간이란
원래 겉과 속이 다른 존재라는 걸 인정하는 게 편할 거야!"
그는 철학적으로 겉과 속이 다름을 말했다.
나는 그를 통해 무엇인가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말이야!
놀부 보쌈이 맛있을까?"
하고 그에게 물은 적 있었다.
"놀부 보쌈!
먹기 나름이겠지.
나는
흥부 보쌈은 먹어 봤어.
아직
놀부 보쌈은 먹어보지 않아서 맛에 대해 모르겠어.
다만
놀부보다 흥부가 못 사니까
아마도
놀부 보쌈이 맛있을 것 같아!"
하고 그는 논리적으로 답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저기 물레방아 들쥐 한 마리가 돌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걸 믿어야 할까?"
마을 하천 옆에 돌아가는 물레방아를 가리키며 그에게 물은 적 있었다.
"물레방아!
들쥐 한 마리가 돌리고 있다는 걸 믿어?
아니
들쥐도 먹고 살아야 하잖아.
그럼
밥 먹으러 갈 때는 물레방아가 멈춰야 하는 것 아냐?"
난
들쥐 한 마리가 물레방아를 돌린다고 생각하지 않아!
최소한 들쥐 열두 마리는 물레방아 돌리는 데 참가할 거야!"
그는 물레방아 돌리는 들쥐를 세어본 것처럼 대답했다.
"그렇군!
물레방아를 돌리는 데 열두 마리 들쥐가 필요하군."
하고 내가 말하자
"아니야!
물레방아를 돌리는 데 또 하나 더 있어.
아마도
고양이 한 마리가 그곳을 지키고 있을 거야!
그 고양이는 들쥐를 잡아먹지 않아.
그 고양이는
물만 먹는 고양이야."
하고 그는 들쥐 열두 마리를 지키는 고양이 한 마리가 더 있다고 말했다.
끝없는 세계!
나는 그와 함께 끝없는 세계를 여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사하라 사막에서 가장 필요한 게 뭘까?"
나는 또 심심해 물었다.
"언제 갈 건데?"
"몰라!
가고 싶지만 아직 계획은 없어."
하고 내가 대답하자
"그럼!
갈 때 물어봐.
끝없는 세계도 아직 다 보지 못했는데 사하라 사막이라니
웃기잖아!"
그는 아주 현명한 대답을 할 때도 있었다.
"인간은 말이야!
권력과 물질에 눈먼 존재라고 봐야 할까?"
나는 또 현실적인 질문을 그에게 했다.
그는 한 참 생각했다.
어떤 대답이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내 심장을 쿡쿡 찔렀다.
"이봐!
인간이 권력과 물질에 눈먼 존재라고 생각해?"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고 생각했다.
"너도 대답 못하는 게 있구나!"
하고 내가 그에게 웃으며 말하자
"그래!
내가 그동안 대답한 게 부끄러워!
나도 인간이라 권력과 물질에 눈멀어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중요한 건 권력보다 물질에 더 눈멀어 있는 것 같아!"
하고 그가 대답했다.
나는 생각했다.
그는 최소한 권력과 물질에 눈먼 사람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달리 그는 물질에 더 눈멀었다고 했다.
"그런데 말이야!
미래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
나는 또 끝없는 세계 끝자락에서 그에게 물었다.
"그거야 아주 쉽지!
미래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막이야!"
"뭐!
사막이라고?"
"그래!"
그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했다.
나는 그가 말한 것에 대해 생각했다.
미래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권력이나 물질이라 답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권력과 물질이 아닌 사막이라 했다.
나는 사과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목이 칼칼한 순간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사막이라는 대답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막!
미래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막이라고 한다.
나는 그에게 더 이상 질문할 수 없었다.
"사막!
미래 사회에 가장 필요한 사막을 사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할까?"
나는 생각했다.
끝없는 세계의 끝자락에서 또 다시 가야 할 곳은 사막이었다.
혁신과 융합의 미래 사회!
창조와 창작을 모방하고 훔치는 사회!
하지만
미래 사회에 필요한 사막은 훔치고 가져갈 수 없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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