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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를 훔친 고양이 샘 2
고양이 명예!
유혹에 빠진 동화 144-3
by
동화작가 김동석
Oct 18. 2022
3. 고양이 명예!
비가 멈췄다.
새까만 갯벌에 바닷물이 밀려왔다.
해안가 끝자락을 걷던 고양이 <샘> 앞에 말썽꾸러기 고양이 <쌍칼>이 나타나 길을 막았다.
"이봐!
어딜 다녀오는 거야?
신고 있는 건 또 뭐야!"
하고 <쌍칼>이 물었다.
"갯벌!
갯벌에 들어가 친구들과 놀고 왔어.
빗소리도 듣고 갯벌에 사는 칠게들과 신나게 춤추며 놀았지!"
<샘>이 웃으며 말했다.
"칠게!
잡아먹어도 시원찮은 녀석들과 놀았다고!
그게 사실이야."
<쌍칼>은 믿을 수 없었다.
해안가에 올라온 칠게들을 잡아먹으려다 집게에 수염이 잘린 적이 있었다.
"갯벌에 들어가 봐!
그곳은 새로운 세상 같아.
발이 빠질 듯 하지만 움직이면 빠지지 않아.
그런데
갯벌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아!
조개, 짱뚱어, 낙지, 칠게, 백합, 동막, 바지락, 지렁이 등
상상도 할 수 없는 생명체들이 갯벌에 살고 있어.
새로운 우주에 여행하고 온 기분이야!"
하고 <샘>은 갯벌에서 논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줬다.
"이봐!
넌 고양이 명예를 더럽히고 있어.
넌 말이야!
사람들이나 신고 다니는
장화를 신었지.
또
갯벌에 들어가
칠게들과 춤추며 놀았지.
도도하고 고풍스러운 고양이 명예를 너무 더럽히고 다녀!
고양이들을 소집해 너에게 어떤 벌을 내려야 할지 물어봐야겠어."
하고 <쌍칼>은 말한 뒤 섬을 돌아다니며 고양이들을 모았다.
"맘대로 해!
난 고양이들에게 피해 준 적 없으니까."
하고 말한 <샘>은 달렸다.
<샘>은 집 앞에서
몸을 흔들며 빗물을 털었다.
배가 고팠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갯벌에서 비 맞으며 <샘>은 놀았다.
구석에서 남겨둔 생선 한 마리를 꺼내 먹었다.
날씨가 좋아졌다.
태풍이 지나간 섬 이곳저곳에 흔적을 남기고 사라졌다.
섬에 사는 고양이들이 팽나무 아래 모였다.
고양이들은 모두 팽나무 아래서 <쌍칼>을 기다렸다.
팽나무 옆 울타리 밑으로 <쌍칼>이 나타났다.
<샘>도 고양이들의 평화를 위해 팽나무에서 모인다는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
"모두 모였지!
내 말 잘 들어 봐.
<샘>은 장화를 신고 갯벌에 들어가 칠게들과 놀았다.
이건!
고양이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야.
그러니까
<샘>을 섬에서 추방시켜야 해.
아니면
팽나무에 매달아 죽여야 해.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하고 <쌍칼>이 말했다.
"고양이가 갯벌에 들어갈 수 있어!
들어가면 갯벌에 빠져 죽을 텐데!"
하고 고양이 한 마리가 말했다.
"맞아!
나도 갯벌에 들어가려다 포기했어.
조금만 들어가도
몸이 빠져서 나올 수 없어."
또 한 마리 고양이가 말했다.
"맞아!
갯벌에 들어가면 빠져서 죽을 수 있어.
그런데
장화를 신고 들어가면 갯벌에 빠지지 않는다고 갯벌에 사는 낙지가 말해줬어.
그래서
난 장화를 신고 갯벌에 들어가 갯벌 친구들과 놀 수 있었어.
난
절대로 고양이 명예를 더럽히지 않았어!"
하고 <샘>이 고양이들에게 말했다.
"무슨 소리!
넌 사람 흉내를 내고 다니잖아.
또
사람들만 신는 장화를 신고 다니잖아.
또
우리가 잡아먹는 갯벌에 사는 생물들과 친구가 되었잖아!
그러니까
넌 고양이 명예를 더럽힌 거야!"
하고 <쌍칼>이 크게 외쳤다.
고양이들은 조용했다.
<샘>이 한 말도 맞고 <쌍칼>이 한 말도 맞는 것 같았다.
"<쌍칼>!
넌 말이야.
관계란 걸 모르는 녀석이야.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사는 게 중요한 시대야.
먹고 먹히는 시대는 지났어.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살면 좋은 것이야.
그런데
이웃과 또는 친구들과 나쁜 관계를 유지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야!
외롭고 힘들어!
또
살아가는 동안 기쁨보다는 슬픈 일이 많아!
그러니까
내가 장화를 신고 다니던 옷을 입고 다니던 그건 내 맘이야.
고양이가 어때서!
장화를 사람만 신으라는 법은 없어!"
하고 <샘>이 크게 말했다.
"맞아!
<샘> 말이 맞아.
나도 장화를 신고 갯벌에 들어갈 거야."
젊은 고양이 한 마리가 말했다.
"나도!
어부에 집에 가서 장화를 훔쳐야지.
그리고
장화를 신고 갯벌에 들어가야지."
또 다른 고양이가 말했다.
"안 돼!
남의 물건을 훔치는 건 절대로 안 돼!
시장에 가면 장화를 팔아!
신발가게에 가서 장화를 사야 해."
하고 <샘>이 큰 소리로 외쳤다.
"조용! 조용!
고양이 명예를 지켜야지.
그리고
갯벌에 들어가면 죽을 수 있어.
내 말을 들어!
안 그러면 다 죽으니까."
<쌍칼>은 <샘>을 섬에서 추방시키거나 죽이려고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쌍칼>!
너도 장화를 신고 갯벌에 들어가 봐.
특히
어두운 밤에 갯벌에 들어가 봐.
그리고
밤하늘을 보고 갯벌이 부르는 노랫소리를 들어 봐.
그곳에 서 있으면 행복이 보여!
별들이 나를 반겨 줘!
별들은 갯벌 친구들과 밤마다 이야기하며 놀아!
그곳엔
고양이들이 보지 못한 세상이 존재하고 있어!
난
너희들이 모두 갯벌에 들어가 노는 걸 보고 싶어!
그리고
밤마다 갯벌과 밤하늘이 노래하는 것을 들었으면 좋겠어."
하고 <샘>이 말했다.
섬에 사는 고양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쌍칼>은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섬에 사는 고양이들이 모인 곳에서 <샘>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저 녀석을 죽여버릴 거야!"
<쌍칼>은 이를 갈며 집으로 향했다.
<샘>은 해안가로 나갔다.
어둠 속에서 바닷물이 보석을 품은 듯 반짝반짝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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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를 훔친 고양이 샘!>은 출간된 동화입니다.
1권과 이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표지 그림 나오미 G
keyword
갯벌
고양이
창작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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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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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저자
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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