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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에 빠진 동화
간절한 기다림! **
유혹에 빠진 동화 152
by
동화작가 김동석
Dec 2. 2022
간절한 기다림!
바닷가에 부는 바람은 차가웠다.
고양이 <샘>은 왕소사나무 군락지로 달려갔다.
어젯밤 꿈속에서 본 파랑새를 만날 생각이었다.
겨울이 오기 전에
파랑새는 송이도 섬 왕소사나무 군락지에 오곤 했다.
샘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파랑새가 보고 싶었다.
그런데
어젯밤 꿈속에 파랑새가 나타나 왕소사나무 군락지에 온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샘은 왕소사나무 군락지에 도착해 가장 큰 소사나무에 올랐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은 언덕을 타고 올라오며 더 차갑게 불었다.
소사나무에 올라
앉아있는 샘을 날려버릴 정도로 무섭게 불었다.
샘은 나무를 붙잡고 누웠다.
"언제 올까!
더 춥기 전에 파랑새가 오면 좋겠다."
샘은 나무를 붙잡고 산아래 마을과 바다를 바라봤다.
"이봐!
오늘 파랑새가 안 오면 어떡할 거야.
그렇게 있으면 얼어 죽을 거야!"
소사나무는 샘이 걱정되었다.
"내가 죽기 전에 올 거야!
파랑새가 어젯밤 꿈속에서 나타나 내게 말했어.
오늘 올 거라고!"
샘은 추웠지만 꾹 참고 파랑새를 기다렸다.
"고집부리다 얼어 죽어!
그러니까
버티기 힘들면 내려가!"
하고 말한 소사나무는 가지를 조금씩 당겼다.
샘을 향에 달려오는 바람을 조금씩 막아주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언제 올 거야.
나는 벌써 왕소사나무 군락지에 와 있어!
새야! 새야! 파랑새야!
바람을 타고 올 거야.
아니면
배를 타고 올 거야.
그렇지! 그렇지!
날아서 올 거지!"
샘은 노래 부르며 파랑새를 기다렸다.
파랑새는
보이지 않았다.
샘은 배가 고팠다.
하지만
꾹 참고 파랑새를 기다렸다.
"이봐!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기다림이야.
샘!
얼어 죽기 전에 집에 가.
파랑새가 오면 내가 말해줄게.
파랑새를 집으로 보내주면 되잖아!"
하고 소사나무가 말했다.
"괜찮아!
난 얼어 죽어도 괜찮아.
여기서
파랑새를 만날 거야.
파랑새가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제일 좋아한다고 했어.
그러니까
파랑새가 날아오는 것을 여기서 보고 싶어."
샘은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파랑새만 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추운 추위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샘은 춥고 배고팠다.
스르르 잠이 왔다.
"잠들면 안 돼!
나무에서 떨어지면 파랑새도 못 만나고 죽는단 말이야."
소사나무는 졸고 있는 샘을 나뭇가지로 건드리며 말했다.
"알았어!
깜빡 졸았어."
샘은 정신이 바짝 들었다.
발톱을 길게 내밀고 소사나무 가지를 꽉 붙잡았다.
"오늘
파랑새가 오지 않으면 어떡할 거야?"
소사나무가 물었다.
"내일
다시 올 거야.
아니!
여기서 밤새 기다릴 거야."
샘은 밤에도 집에 갈 생각이 없었다.
파랑새가 밤에 왔다 가면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집쟁이!
도대체
파랑새를 만나야 할 이유가 뭐야?"
소사나무는 궁금했다.
샘이 파랑새를 만나려고 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파랑새!
내게는 희망 같은 거야.
꿈도 없고 희망도 없던 내게 파랑새가 꿈속에 찾아왔어.
그리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어.
그래서
난 파랑새를 만나고 싶어.
내게
희망을 준 파랑새를 만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
만약
내가 파랑새를 만나지 않았다면 난 평범하게 도둑질이나 하고 사는 고양이었을 거야."
하고 말한 샘은 일어나 앉았다.
멀리
바다 한가운데 무엇인가 날아오는 것 같았다.
파랑새는
바다 위를 날았다.
아주 낮게 날아서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꿈을 꾸는 파랑새!
꿈도 희망도 없는 사람들을 만나면 꿈을 주는 파랑새."
파랑새는 노래 부르며 날았다.
가끔
파도를 타는 물고기들이 파랑새를 보고 인사를 했다.
"어디 가는 거야?"
큰 가오리 한 마리가 헤엄치다 파랑새를 보고 물었다.
"저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에 가는 거야.
그곳에 가면
파랑새를 기다리는 소사나무들이 많아.
신령스러운 곳이야!
나는 그곳에서 기를 받고 와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파랑새는 크게 말한 뒤 속도를 냈다.
"파랑새다!
파랑새가 온다."
소사나무가 외쳤다.
"어디! 어디!"
샘은 일어서서 눈을 크게 뜨고 산 아래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봤다.
"저기!
저기 날아오잖아."
하고 소사나무가 말하자
"와!
파랑새다.
파랑새가 온다."
샘은 너무 좋았다.
보고 싶던 파랑새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 신났다.
파랑새는
송이도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수백 년 된 팽나무에서 놀던 새들에게 인사하고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향해 날았다.
"성스러운 숲!
왕소사나무 군락지로 가자."
파랑새는 천천히 날며 멀리 보이는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봤다.
"성스러운 숲!
신령스러운 기운이 맴도는 숲!
나는
왕소사나무 군락지가 너무 좋아."
파랑새는 너무 좋았다.
바다를 날아올 때는 힘들었지만 소사나무가 보이자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안녕!
왕소사나무야 안녕."
파랑새가 왕소사나무에게 인사했다.
"안녕!
파랑새야."
소사나무들이 가지를 흔들며 반겼다.
"안녕!
나는 <샘>이야."
샘도 나뭇가지에서 일어나 파랑새를 보고 인사했다.
"안녕!
어젯밤에 만난 샘이구나."
하고 파랑새가 인사했다.
파랑새가
샘이 앉아있는 나뭇가지로 날아왔다.
"와!
멋지다."
파랑새는 꿈에서 본 샘을 직접 보고 놀랐다.
"눈 부셔!"
파랑새는 빛나고 있었다.
샘은 파랑새를 눈으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눈부셨다.
"샘!
꿈과 희망을 가지니까 좋지."
하고 파랑새가 말하자
"응!
꿈과 희망이 있어 좋아.
고양이 주제에 그냥 살면 되잖아.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꿈이 있어 좋아."
"샘!
꿈과 희망이란 살아가는 원동력이야.
그러니까
고양이 주제에 꿈과 희망을 갖는다고 누가 놀려도 신경 쓰지 마."
하고 파랑새가 말했다.
"알았어!
나는 꿈을 꾸고 희망을 실천하는 고양이가 될 거야."
하고 샘이 두 손을 높이 들고 외쳤다.
파랑새는
샘과 몇 시간을 놀다 돌아갔다.
샘은
내년에도 파랑새와 만나겠다는 약속을 하고 소사나무에서 내려왔다.
성스러운 숲!
신령스러운 기운이 맴도는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
그곳에는
수백 년 된 왕소사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파랑새가 찾아오는 곳!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곳!
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
장화를 훔친 고양이 <샘>은 파랑새를 만난 뒤 꿈과 희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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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나오미G/영광군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
영광군 송이도 몽돌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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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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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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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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