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잘 되었어!
유혹에 빠진 동화 155-06 차라리 잘 되었어!
by
동화작가 김동석
Dec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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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차라리 잘 되었어!
만수 할아버지가
아주 작은 베개를 하나 가져왔다.
<행복한 고물상> 김 사장은 천 원을 주고 샀다.
“어린이 것일까!
이렇게 작은 베개를 누가 베고 잤을까?”
김 사장이 베개를 만지작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멍멍!
강아지가 베고 자던 베개였어요."
하고 작은 베개가 말했다.
“넌!
누구니?”
“멍멍!
저는 <해피>라는 강아지가 베고 자던 베개예요.”
“그렇구나!
주인이 강아지도 베개를 만들어 주었구나.”
“오늘 아침에 주인이 저를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강아지 <해피>도 버렸어요.
그런데
<해피>는
사람들이 걷는 길을 따라갔고 저는 쓰레기통에 버려졌어요.”
“<해피>를 버려!
강아지를 버렸단 말이야.”
“네!
주인이 해외여행 간다며 <해피>를 버렸어요.”
“나쁜 주인이구나!”
“네!
베개로 <해피>를 때리기도 했어요.
<해피>가 아파서 울기도 했어요.”
“강아지를 때렸단 말이야!
정말 못 되고 나쁜 주인이구나.”
“네!
주인이 술 마시고 들어오는 날마다 때렸어요.
주인을 기다리다
<해피>는 심심하면 휴지를 물어뜯는 버릇이 있었어요.
그때마다
방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며 때렸어요.”
“그럼!
강아지를 키우지 말지.”
“어느 날은 <해피>를 안고 또 울었어요.
외롭고 슬프다고 하며 <해피>를 꼭 안고 울었어요.”
“뭐야!
이중인격자야”
“맞아요!”
“그럼!
<해피>는 지금 어디에 있지?”
“모르겠어요!
거리에서 부들부들 떨며 주인을 기다렸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말한 베개 표정이 슬퍼 보였다.
작은 베개에서
강아지 이야기를 들은 김 사장은 가슴이 아팠다.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다니 한심한 인간이다.
그렇다고
지금 <해피>를 찾으러 갈 수도 없다.
<해피>가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다.
<해피> 이야기를 들은 김 사장은 기분이 우울했다.
항상 좋은 이야기만 들을 줄 알았던 게 잘못이었다.
"앞으로
창고에 쌓인 많은 베개 이야기를 들으면 또 얼마나 슬픈 이야기가 있을까!"
그 생각을 하니 두렵기까지 했다.
작은 베개를 수돗가에 가서 깨끗이 씻었다.
그리고
햇살이 가득한 고물상 울타리에 널어놨다.
“잘 마르고 보자!”
“네!”
김 사장은
맑은 하늘을 한 번 쳐다보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 소파에 앉아 성북동 마님 베개를 안았다.
“강아지 버렸다고 하는 데 어찌해야 할까요?”
하고 김 사장은 성북동 마님에게 물었다.
“걱정하지 마!
예쁜 강아지라 새 주인을 만날 거야.”
밖에서 김 사장이랑 작은 베개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성북동 마님 베개는 <해피>를 걱정하지 않았다.
“정말!
좋은 주인 만날까요?”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에게 뭘 더 바라겠어!
차라리 잘 되었어.
강아지를 때리고 버렸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개들은 똑똑하니까!
금방 좋은 주인 찾아갈 거야.”
“그럼!
좋겠어요.”
김 사장은 마음이 복잡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해피>가 걱정되었다.
말 못 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
키울 사람을 찾아 주던지 아니면 반려동물 농장에 보내야 한다.
<해피>가 무사하길 바란다.
"<해피>!
어디 있어."
고물상 울타리에서 햇살을 맞이한 작은 베개가 강아지를 불렀다.
하지만
<해피>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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