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잘 되었어!

유혹에 빠진 동화 155-06 차라리 잘 되었어!

by 동화작가 김동석

06. 차라리 잘 되었어!





만수 할아버지가

아주 작은 베개를 하나 가져왔다.

<행복한 고물상> 김 사장은 천 원을 주고 샀다.


“어린이 것일까!

이렇게 작은 베개를 누가 베고 잤을까?”

김 사장이 베개를 만지작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멍멍!

강아지가 베고 자던 베개였어요."

하고 작은 베개가 말했다.


“넌!

누구니?”


“멍멍!

저는 <해피>라는 강아지가 베고 자던 베개예요.”


“그렇구나!

주인이 강아지도 베개를 만들어 주었구나.”


“오늘 아침에 주인이 저를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강아지 <해피>도 버렸어요.

그런데

<해피>는

사람들이 걷는 길을 따라갔고 저는 쓰레기통에 버려졌어요.”


“<해피>를 버려!

강아지를 버렸단 말이야.”


“네!

주인이 해외여행 간다며 <해피>를 버렸어요.”


“나쁜 주인이구나!”


“네!

베개로 <해피>를 때리기도 했어요.

<해피>가 아파서 울기도 했어요.”


“강아지를 때렸단 말이야!

정말 못 되고 나쁜 주인이구나.”


“네!

주인이 술 마시고 들어오는 날마다 때렸어요.

주인을 기다리다

<해피>는 심심하면 휴지를 물어뜯는 버릇이 있었어요.

그때마다

방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며 때렸어요.”


“그럼!

강아지를 키우지 말지.”


“어느 날은 <해피>를 안고 또 울었어요.

외롭고 슬프다고 하며 <해피>를 꼭 안고 울었어요.”


“뭐야!

이중인격자야”


“맞아요!”


“그럼!

<해피>는 지금 어디에 있지?”


“모르겠어요!

거리에서 부들부들 떨며 주인을 기다렸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말한 베개 표정이 슬퍼 보였다.


작은 베개에서

강아지 이야기를 들은 김 사장은 가슴이 아팠다.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다니 한심한 인간이다.

그렇다고

지금 <해피>를 찾으러 갈 수도 없다.

<해피>가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다.


<해피> 이야기를 들은 김 사장은 기분이 우울했다.

항상 좋은 이야기만 들을 줄 알았던 게 잘못이었다.


"앞으로

창고에 쌓인 많은 베개 이야기를 들으면 또 얼마나 슬픈 이야기가 있을까!"

그 생각을 하니 두렵기까지 했다.


작은 베개를 수돗가에 가서 깨끗이 씻었다.

그리고

햇살이 가득한 고물상 울타리에 널어놨다.


“잘 마르고 보자!”


“네!”


김 사장은

맑은 하늘을 한 번 쳐다보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 소파에 앉아 성북동 마님 베개를 안았다.


“강아지 버렸다고 하는 데 어찌해야 할까요?”

하고 김 사장은 성북동 마님에게 물었다.


“걱정하지 마!

예쁜 강아지라 새 주인을 만날 거야.”

밖에서 김 사장이랑 작은 베개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성북동 마님 베개는 <해피>를 걱정하지 않았다.


“정말!

좋은 주인 만날까요?”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에게 뭘 더 바라겠어!

차라리 잘 되었어.

강아지를 때리고 버렸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개들은 똑똑하니까!

금방 좋은 주인 찾아갈 거야.”


“그럼!

좋겠어요.”

김 사장은 마음이 복잡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해피>가 걱정되었다.


말 못 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

키울 사람을 찾아 주던지 아니면 반려동물 농장에 보내야 한다.

<해피>가 무사하길 바란다.


"<해피>!

어디 있어."

고물상 울타리에서 햇살을 맞이한 작은 베개가 강아지를 불렀다.

하지만

<해피>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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