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에 빠진 동화 188
좀비가 된 소녀!
시준이는 사탕을 좋아했다.
학교 갈 때마다 사탕을 주머니에 넣고 하나씩 꺼내 먹었다.
오늘은
막대사탕 하나를 입에 물고 두 개나 주머니에 넣고 학교에 갔다.
"마시당(맛있다)!
치미(침이) 지일질(질질) 흐린다(흘린다).
커턱하지(어떡하지)!"
시준이는 막대사탕이 너무 커서 말 한마디만 하면 침이 흘러내렸다.
집 앞 사거리에서
민지랑 은서를 만났다.
"안녕!
또 사탕이야."
하고 은서가 잔소리하듯 말했다.
"크응(응)!
타는(나는) 카탕(사탕)이 코아(좋아)."
시준이는 침을 질질 흘리며 말했다.
"나도 하나 줘!"
하고 민지가 말했다.
"컵서(없어)!"
하고 시준이가 대답하자
"없어!
주머니 속에 있으면 내가 먹어도 괜찮지."
하고 민지가 말하자
"컵타니까(없다니까)!"
하고 시준이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주머니 뒤져볼 거야.
없으면 안 먹고 있으면 먹을 테니 걱정 마!"
하고 민지가 대답하고 시준이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으려고 했다.
"칸 돼(안돼)!
카탕(사탕) 컵타니카(없다니까)."
시준이는 주머니에 들어 있는 사탕을 주고 싶지 않았다.
"은서야!
시준이 손 잡아 봐."
하고 민지가 말하고 시준이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컵어(없어)!"
시준이는 몸부림쳤다.
하지만
민지는 시준이 주머니에서 막대사탕 두 개를 꺼냈다.
"없다고!
이건 뭐지.
이건 사탕이 아니지!"
하고 말한 민지가 은서에게도 사탕 하나를 줬다.
"호호호!
고마워.
이거 먹어도 괜찮지!"
하고 말한 은서도 막대사탕을 입에 넣었다.
"야!
그건 내 거야.
내놔!"
하고 시준이가 민지와 은서를 향해 말했다.
하지만
이미 막대사탕은 민지와 은서 입 속으로 들어갔다.
시준이는 속상했다.
민지를 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꾹 참았다.
"시준아!
내카(내가) 집에 올 때 사출케(사줄게)."
하고 은서가 말했다.
"나도 사쿨게(사줄게)!
나는 투(두) 개 사쿨게(사줄게)."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시준이는
사탕 두 개를 빼앗긴 게 억울했다.
하지만
민지와 은서가 사탕 사준다는 소리에 덜 억울했다.
그림 김시준 어린이
민지와 은서는
집에 가는 길에 구멍가게에 들렀다.
민지는 눈깔사탕 한 봉지를 샀다.
민서는 막대사탕 세 개 샀다.
민지와 민서는
시준이를 만나면 사탕을 하나씩 줄 생각이었다.
시준이가
민지와 민서를 보고 뛰어 왔다.
"사탕 샀지!
빨리 줘."
하고 시준이가 말했다.
은서가 막대 사탕을 하나 주었다.
민지는 눈깔사탕 봉지를 뜯어 사탕 하나를 시준이에게 주었다.
"야!
이건 눈깔사탕이구나.
막대사탕 줘야지!"
하고 시준이가 따졌다.
"난!
눈깔사탕 샀으니까 눈깔사탕 주면 되잖아."
하고 민지가 말하자
"그럼!
눈깔사탕 다섯 개는 줘야지.
한 개 주면 어떡해!"
시준이는 억울했다.
비싼 막대사탕 주고 눈깔사탕 하나 받은 게 억울했다.
"싫어!
눈깔사탕 하나면 십리를 갈 수 있어.
막대사탕보다 훨씬 오래 먹을 수 있어!
그러니까
난 절대로 더 이상 줄 수 없어."
하고 민지가 말한 뒤 눈깔사탕 봉지를 가방에 넣었다.
"호호호!
민지한테 당했구나."
하고 은서가 시준이를 보고 말하자
"아니!
난 절대로 당하지 않아.
가방을 빼앗을 거야!"
하고 말한 시준이가 민지 가방을 빼앗아 달렸다.
"야!
가방 내놔.
넌 잡히면 죽여버릴 거야!"
민지가 소리치며 시준이를 달려갔다.
시준이는
민지 가방에서 눈깔사탕 봉지를 꺼낸 뒤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도망갔다.
"넌!
잡히면 죽었어."
민지는 열린 가방을 닫고 도망가는 시준이를 향해 외쳤다.
하지만
시준이는 멀리 도망쳐 보이지도 않았다.
"민지야!
내가 눈깔사탕 한 봉지 사줄게."
하고 은서가 속상해하는 민지를 달랬다.
"괜찮아!
원래 눈깔사탕 한 봉지 다 줄 생각이었어.
그런데
시준이가 빼앗아 가버렸어!"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시준이는
동네 입구에 있는 전봇대 앞에서 민지와 은서를 기다렸다.
민지가 오면
눈깔사탕 봉지를 줄 생각이었다.
시준이는
눈깔사탕을 먹지 않았다.
오래전에
아빠가 눈깔사탕을 먹으면 좀비가 된다고 말했다.
그 뒤로
시준이는 눈깔사탕을 먹지 않았다.
시준이는
좀비가 되고 싶지 않았다.
"넌!
잡히면 죽을 거야."
전봇대 아래 서 있는 시준이를 보고 민지가 외쳤다.
하지만
시준이는 도망가지 않았다.
"여기!
하나도 안 먹었어."
시준이는 달려오는 민지에게 눈깔사탕 봉지를 줬다.
"정말이지!
하나도 안 먹은 게 사실이지."
하고 민지가 말하며 눈깔사탕 봉지를 받았다.
"나는 눈깔사탕 안 먹어!
이것도 가져 가."
민지가 하나 준 눈깔사탕이었다.
"왜!
먹으라고 줬잖아."
민지는 시준이가 돌려주는 눈깔사탕 하나를 받았다.
"난!
눈깔사탕 좀비가 되고 싶지 않아."
하고 시준이가 말했다.
"눈깔사탕 먹으면 좀비가 된다고?"
은서도 처음 들었다.
"응!
아빠가 그랬어.
눈깔사탕 먹으면 눈깔사탕 좀비가 된다고.
그래서
나는 막대사탕만 먹어."
하고 시준이가 말했다.
"거짓말이야!
아빠가 사주기 싫으니까 그렇게 말한 거야.
나 봐봐!
매일 눈깔사탕 먹어도 좀비가 안 되었잖아."
하고 민지가 시준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무튼!
나는 눈깔사탕 안 먹어.
그러니까
너나 많이 먹어."
하고 시준이가 말한 뒤 집을 향해 달렸다.
"눈깔사탕 좀비!
말도 안 돼.
그런 말을 누가 만들어 냈을까."
민지와 은서는 궁금했다.
"은서야!
우리가 눈깔사탕 다 먹고 좀비가 될까."
하고 민지가 말하자
"좋아!
나는 좀비가 되고 싶었어.
요즘
마녀나 악마!
또는 좀비가 얼마나 인기 있는데 바보 같은 녀석."
은서도 좀비가 되고 싶었다.
그날 밤
시준이 집 앞에 눈깔사탕 좀비가 된 소녀가 서 있었다.
시준이는
눈깔사탕 좀비가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창문을 잠그고 커튼을 내렸다.
"히히히!
나는 눈깔사탕 좀비."
눈깔사탕 좀비가 시준이 방 창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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