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2023.12
고구마는
운명처럼 배고픔을 안고 살아온 부모님과,
칭얼대며 어린 시절을 견뎌 왔던 우리 세대에겐
작고 못난 뿌리 하나도 분신처럼 소중하고 감사한 선물 이었건만
아주 다른 세상에서
판타지를 추구하는 세대에겐
그저 그런 정도의 음식일 뿐인 것을
시인은 저토록 애착에 젖어 사는고
무릎이 닳고 시려도 비어있는 밭을 차마 보고 있을 수 없어
이제는 미끄러지는 걸음이 더 많은 비탈진 밭을 올라야 하는
서럽고 안타까운 애착인 줄 알면서도 지친 노구를 일으켜 세워
내년농사를 준비해야 하는 딱한 사연은 삶이 다하는 날까지 이어지리니!
종내는
슬픈 회한만 남은 채 끝나고 말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주름진 볼에 흐르는 눈물이 애달파 어찌할 거나
고구마 농사가 끝났다.
등 넘어 참치어장 하시는 회장님 긴 글로 안부를 물으신다.
-채원-
밤새 동기 놈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잠시 일탈을 했더랬습니다.
부어라 마셔라~
이 새끼 저 새끼~
이년아 저 년아~
아직 젊다고 막사는 나이 인 듯 보이지만
각자 마음 한 켠에 멍자국 하나씩 움켜 쥔 체 떼 써는 애들 같습니다.
친구라고 해줄 건......
들어주고
괜찮다 말해주고
고주망태 친구 잠자리 봐 주며
콩나물 넣고 라면 끓여 속 달래주는 일 밖에 없었지만
어린 시절 오순도순 형제 애를 느끼는 동창눔들입니다.
파이팅 하며
돌아가는 그 발걸음 밤새 가벼워 졌기를 바래 봅니다.
집에 돌아와 여태것 밀린 세간 살이들을 정리 할려니
바쁘게 산 건지 게으름을 피운 건지 모를
긴 한숨과 곤함이 연신 밀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