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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하루살이 Jun 21. 2024

일상 더하기 알파

벚꽃길을 걷다가

<영동은 이번 주말 꽃이 한창일거 같습니다.

가족끼리 즐거운 소풍 다녀오세요~>

6학년 큰아이의 반 알림장은 왠지 엄마도 같이 숙제를 해야 할 것 같은 워딩이다.


숙제도 할 겸 산책길에 나섰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시절 나를 말이다.

예전엔 나도 그랬으리라...


천천히 다들 걸으며 찰칵거리기에 정신이 없다.

친구끼리 나온 청춘들, 연인들, 가족들...

벚꽃은 조명과 어우러져 사람들의 맘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길을 가느라 정신없는 와중 우리를 앞질러 휠체어가 지나간다. "엄마~"라는 살가운 소리와 함께.. 휠체어를 밀던 그 청년은 날 기억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엄마

엄마

엄마


다정하게 건네던 그 말투, 몸짓, 눈빛에서

예전의 나를 만났다.

단지 그 청년은 아들이었고 난 딸이었을 뿐

뭐라도 함께 하고 싶고 나누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고..

같은 맘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어떤 맘일지 너무도 잘 알 거 같았다. 그런 목소리는 가슴에서부터 우러나온다. 나는 알고 있다.


땀으로 젖은 옷이 내 눈엔 보였지만,

그 청년은 아마 모를 것이다.


휠체어가 보는 이의 눈길을 끌지만,

그 청년은 아마 개의치 않을 것이다.


휠체어에 앉아계신 할머니는 표정이 없으셨지만,

청년의 마음속은 환했을 것이다


다시 느끼고 싶다

그 감정


다시 건네고 싶다

엄마~


다신 경험할 수 없는 그 간절함...


[그때의 나를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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