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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 10시

by 날마다 하루살이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시간.

월요일.

월요일 중에서도 오전 10시.

이 시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평소대로 오전 루틴을 보내고 커피를 탄다.

운동 후 마시는 커피는 나의 위안이자 활력소이다.

이렇게 마음이 여유로울 때는 커피 맛도 더 좋다.

커피맛도 좋고 오늘처럼 기분도 좋을 때면

다시 또 한 잔을 타기도 한다.

연거푸 두 잔~

오늘 같은 날은 혈당 걱정도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기분 좋게~

내가 좋아하는 딱 그 온도에서 마신다.

바로 탄 커피는 너무 뜨거워 내 취향은 아니다.

적당히 뜨거운 온도.

내가 좋아하는 온도가 있다.

너무 식어버리면 제대로 기분이 오르지 않아

또다시 한 잔을 타는 경우도 있다.

커피는 내게 위안이고 친구이다.


혈당이 요동치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커피를 끊었었다.

친구를 못 만나 고된 시간이었다.

다시 만난 내 친구에게서 나는 설탕을 빼주었다.

더 좋은 관계를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함이었다.

첨엔 적응하려 애를 써야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 맛이 좋다.

사람은 이렇게 상황에 적응하나 보다.

적응하다 보니 편안함이 날 찾아 준다.


작은 아이가 저녁에 치킨이 먹고 싶다고 선포를 했다.

오늘 오전 10시가 더 여유로운 이유이다.

저녁 메뉴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보통의 평일 오전 10시와 다른 여유다.


하루 종일 정해진 수업,

가족들 식사까지..

신경 쓰는 게 많은 일요일을 지내고 맞는 월요일.

월요일 오전은 그래서 더 소중할 지도 모른다.


나만의 시간.

나만의 생각.

그걸 풀어놓는 이 행위.

평화롭고 포근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바쁘게 내 에너지를 써버리고 난 이후

보상 같은 기분이 들 때 최고가 아닐까 싶다.

긴장했던 신경줄은 느슨하게 풀고

내 얼굴은 편안하다.

이 시간을 만끽하고 나면

또 정해진 루틴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여유다.


한동안 날 괴롭혔던 걱정거리가 사그라들어서일까.

오늘 오전 10시는 너무도 평화롭구나.

아이러니다.

걱정거리가 없었음 몰랐을 평화라니!


이제 커피 한 잔을 더 타러 나가야겠다.

따끈하게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 온도에서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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