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힘내자
엄마 노릇하기 힘들지?
큰 아이가 사춘기 때 나와 한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다.
서로 자기주장만 했고, 굽히지 않았고, 말다툼을 자주 했다.
하루는 큰애가 외할머니에게 전화를 해 엄마가 얼마나 자신을 힘들게 했는지 다 일러바쳤다. 무려 두 시간이 넘게 통화를 했단다.
그날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경아, 엄마 노릇 힘들지?"
엄마의 첫마디는 그랬다.
엄마 노릇 힘들지?
눈물이 왈칵 났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할 법도 했지만 엄마는 그 한마디만 했다.
"애 낳을 때만 힘내야 하는 게 아니야, 애 키울 때는 더 힘을 내야 해. 우리 미경이 힘내라."
그때 엄마의 위로가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른다.
지금도 아이와 갈등을 겪으며 힘들어하고 있을 엄마들,
"엄마 노릇 참 힘들죠...... 다들 힘내요."
- 김미경 [엄마의 자존감 공부] 중에서 -
위로는 공감에서부터 시작하나 보다.
나와 같은 처지에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그냥 공유하기만 했는데 위로가 되었다.
내 감정이 이상하고 부조리한 것이 아님을 인정받는 기분이었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도 당연한 것이고, 길을 잃을 수 있음도 당연한 것임을 일러주었다. 무엇보다 아이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임을 이야기로 들려주어 도움이 되었다. 단, 그 과정에서 엄마의 부단한 노력과 인내가 있어야 함을 안내해 줌과 동시에 엄마 마음의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함을 권해 주는 좋은 충고들이 담겨 있었다.
특히 아이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해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요즘 내가 녀석에게 자주 하는 말이 사과의 말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하는 말들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평소에 쓰지 않던 뉘앙스의 말들을 하면서 나에게도 적잖게 실망하고 있는 시간이다.
이제 그 발걸음 멈추고 싶다. 녀석은 오늘도 하교 후 폰 삼매경이었다. 감정이 슬슬 올라오려 한다. 다시금 올라오는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다가간다.
"어! 이거 지뢰 찾기 게임이네! 엄마가 여기는 해볼게~!"
녀석이 순순히 폰을 넘겨준다.
"엄마도 이 게임 한때 엄청 했었거든~"
저녁을 먹는데 녀석은 맛있다고 여러 번 말을 한다. 지금은 샤워를 하고 막 나왔는데 샤워를 하면서 욕실 밖으로 새어 나왔던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기분이 좀 나아진 게로구나...
잊고 싶은 어제는 흘려보내고,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하자.
매일매일 한 걸음씩만 나가보자.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 단단해질 때까지.
나는 너를 기다릴 것이야~
너를 사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