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대화 11
작은 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린 사교육을 하나도 시키지 않고 있다.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작은 아이의 친구의 과외 의뢰가 들어왔다.
(나는 1:1 수업만 고집하는 과외 교습자이다.)
학원에서 1:1 과외를 받아보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고 했다.
학원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뜻이었다.
공부하기 싫고 학원 다니기 싫은 그 아이는 우리 집 아이와 같이 하면 공부를 하겠다고 했단다.
학원을 끊기에 불안했던 옆집 아이 엄마는 그 제안을 내게 내밀었다.
그래서 우리 집 아이까지 같이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녀석들이 같이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진 만큼 친분도 두터워졌다.
특히 우리 집 아이가 옆집 아이에게서 다른 면을 발견한 듯 보였다.
처음 공부 시작할 때만 해도 시큰둥한 반응이었는데 내 눈에도 변화가 포착될 정도였다.
주말마다 녀석들이 어울려 다니며 시간을 보내더니 정이 들었나 보다.
어느 날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랑 놀면 재밌어~!!"
그 재미가 수업시간에도 연장이 되고 있었다.
둘이 장난치는 횟수가 늘고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있었다.
수업 중에 몇 차례씩 주의를 주면서 단속을 해야 했다.
며칠 전에는 작은 아이를 샤워시키며 잘 타일러 보려고 말을 꺼냈다.
"우쭈야, ○○랑 공부할 때 너무 말이 많은 거 같아~"
그랬더니 예상밖의 답이 돌아왔다.
"아니... 나는.. 그냥..
엄마랑 얘기하고 싶어서 그런 건데..."
풀이 죽은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가득했다.
아...
갑자기 미안해졌다.
그렇다고 이 상황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아, 그랬어? 그래도 수업할 때는 집중해 줬으면 좋겠어... 불필요한 말은 좀 줄이고...
○○는 돈을 내고 엄마에게 공부하러 오잖아...
엄마는 수업에 충실히 해야 할 의무가 있거든..."
이렇게 말하는 내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다.
큰아이 문제로 한동안 신경을 써주지 못했던 미안함까지 밀려와 마음이 서늘해졌다.
요녀석에게는 자꾸만 미안함이 자리한다.
그래도 작은 아이에게 엄마가 말하고 싶은 상대임을 알게 되어 기쁜 순간이기도 했다.
네가 나에게 사랑을 보내주는구나...
고맙다, 한없이 고맙다.
더 다정히, 더 따뜻하게 품어 줘야겠다.
사랑하는 만큼 맘껏 표현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