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괜찮으세요

by 날마다 하루살이

올여름 유난히 힘이 들게 느껴진다. 해마다 더워지는 기록적인 폭염은 뉴스를 굳이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에어컨을 이렇게 일찍부터 켜고 산 것 같지 않은데 올해는 일찍부터 켜게 되었다.

하루 중 켜는 시간도 앞당겨졌으니 전기요금이 걱정되는 것도 한몫이겠다.


날씨가 더우니 매일 나가던 산책도 포기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방한 칸 내어서 수학을 가르치는 나는 방학이 되니 낮시간이 바빠지기도 한 것이 이유일 수 있다. 보통 아이들 하교 때까지는 내 시간을 보내며 운동도 꾸준히 했었는데 방학이 시작된 이후론 그러질 못하니 혈당 수치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내게 마음의 더위가 1도 또 올라가는 이유이다. 당뇨병까진 아니어도 그 경계에 있으니 언제나 조심하고 관리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좀 나태해졌다. 운동할 시간은 없고 혈당은 제자리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체감 기온은 또 1도 상승이다.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갱년기 증상으로 한 두 가지씩 문제를 안고 산다고 한다. 관절에 문제가 생기기도 잠을 이룰 수 없어 호르몬제를 처방받은 친구도 골다공증 판정을 받은 친구도 있단다. 나 도 그 대열에 합류하려는 것인지 밤에 자주 깨어 잠들지 못할 때가 많아졌다. 요즘 은 두세 시간 간격으로 깨는 것 같다. 바로 잠들 때도 있지만 한참을 잠들지 못할 때도 있다.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지 못하니 내 몸에서 느껴지는 무거움이 또 체감온도를 1도 다시 상승시킨다.


방학중 아이들을 그냥 보고 있는 것도 힘들다. 아이들을 향한 나의 주관이 맞는 건지도 흔들리고 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친다. '과연 내가 맞는 걸까' 주말마다 큰 아이가 보는 학습 솔루션 프로그램을 같이 보다 보면 또 스멀스멀 불안감이 기어오른다. 아이들 잠든 모습만 봐도 행복하던 때도 있었는데 학원도 안 다니는 우리 아이들.. 이대로 괜찮은 건지.. 아이들이 자라날수록 걱정도 함께 자란다. 내 더위에 1도 추가다.


나이 든다는 것은 적응하는 것이리라. 내 몸에 나를 적응시킨다. 생각과 마음도 정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름이 되니 좀 힘이 든다. 여름 때문에 더 힘든 것인지 내 나이가 변화하는 시기여서 더 힘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오늘 하루 잘 보내기를 바라본다. 걱정은 글로 날려버리고 아침부터 화이팅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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