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즐거울 수 있을까

혈당을 내려라

by 날마다 하루살이

요즘 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다. 굵은 땀방울로 다져진 기술과 체력을 서로 겨루고 있다. 선수들이 하는 운동은 단순히 건강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그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 포기하고 싶던 순간이 얼마나 많았을까.

밥 먹고 훈련에만 몰두하는 운동선수라 해도 힘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 고된 훈련을 감당해 내는 선수들이 요즘 달리 보이고 있다. 쉬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방학 한지 한 두 주가 지났다. 방한칸을 내어서 수학 개인 교습을 업으로 하고 있는 나는 방학이 되면 낮시간이 바쁘게 돌아간다. 그 말은 당뇨 전단계 (내가 하는 말로 당뇨 예비 환자)인 내가 운동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거의 2주 동안 운동을 하지 못하였더니 혈당수치가 잘 떨어지지가 않는다. 고관절 수술로 1주일만 누워 있어도 근육량 중 상당한 양이 빠져버린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내게도 2주일 동안 빠져버린 근육을 되살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정상 수치라고 하면 2시간 식후 혈당으로 140 이하가 기준이고, 공복혈당은 100 이하가 기준이다. 그 경계선에서 머무르는 혈당 수치를 만나게 되면 한숨부터 나온다. 요즘이 그렇다. 우등생이었다가 커트라인에 걸리게 되었다. 마치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학생이 좋은 점수를 바라는 모순된 상황에 접하듯 나도 몹쓸 모순에 직면하게 되었다. 운동은 하지 않고 적정 혈당을 기대하다니... 도둑놈 심보가 따로 없다.

높아진 수치를 보고서도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 아침을 먹자마자 집 앞 작은 공원을 올라갔다 온다. 오늘이 다시 운동을 시작한 지 3일째이다. 계단이 있는 길이어서 운동효과가 있으리란 기대를 해본다.

운동 후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하고서 혈당이 내려가는 것을 기대하지만 원하는 만큼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또 짬을 내서 한번 더 올라갔다 온다. 사실 힘이 든다. 더우니까 더 힘들다. 이 힘든 일을 안 하고 사는 정상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도 생각해 보고 운동하면서 운동선수들을 바라볼 때 존경심까지 생겨난다. 요즘 올림픽 장면을 보면서 존경의 시선이 드리워지는 이유이다. 내가 해보니 정말 힘든 것이 운동이다.


건강하게 나이 들려면 어쩔 수 없다.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한다. 그러지 않음 주변 사람들도 같이 힘들어질 수 있다. 힘들어도 해보자. 하루하루 또 하다 보면 조금 수월해지기도 하겠지. 계절이 지나가면 또 수월해지겠지. 나도 선수들처럼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해 나가야 한다. 오늘도 나에게 파이팅을 날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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