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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하루살이 Sep 05. 2024

감기에 걸려 고생한 날

2011. 8. 25

지난번 병원 간 날은 8/4.
다음 예약 일은 9/2.
휴우~2주마다 진료를 받다가 4주를 기다리려니  너무도 궁금했다.
무엇보다 아기가 잘 있는지가 너무 궁금해서 주위에 가까운 산부인과라도 있음 가 볼 요량이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어느 날.
생각지도 않게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몸이 조금 움직일 만한 것 같아 (사실 그동안은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숨이 차서 외식이라도 하고 오면 바로 누워 있어야만 했다.) 아침에 잠이 깬 후 심심하기도 하고 해서 잠시 산책한답시고 나갔다가 그만 감기에 된통 걸리고 말았다.
"이 정도쯤이야" 평소땐 그냥 지나가던 것이 몸 상태가 안 좋긴 했는지 심하게 앓고 말았다.

기침을 해서인지 어느 날은 새벽부터 왼쪽 배가 조금씩 아파왔다. 그러더니 왼쪽으로 몸을 기울일 때마다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걱정도 약간 되기도 하고 이번이 기회다 싶어서 ○○(남동생)랑 가까운 영동병원엘 다녀왔다.
다행히 우리 아기는 무사했고 난 궁금증을 풀었다. 새벽부터 우울했던 기분은 씻은 듯이 나아졌다.

*아차! 머리 크기에 대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던 날이다*

임신 기간 당시 몹시도 힘들었다는 막연한 기억만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큰아이가 6학년. 12년도 더 된 시절 이야기니 잊는 것도 당연하겠지.

기록은 이렇게 의미가 있는 것이구나. 나의 작은 일기장에서 만난 사소한 표현이 그때를 잠시 떠올리는데 도움이 되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숨이 찼었다"...


머리 크기에 대한 해프닝도 생각난다. 우리 아기는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팔다리가 정상보다 조금씩 작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었는데 머리 크기만 정상이란 얘기를 들었었다. 우리는 머리가 큰 아빠를 닮은 게 분명하다며 유전의 힘이 이렇게 강력하다고 우스개 소리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임신 중이라 감기약을 먹지 않고 온전히 그 기간을 고생했었다. 입맛도 없고 먹고 싶은 것은 오로지 콩국수뿐이었다. 그 당시 집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여러 번 콩국수를 사다 나르던 남편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얀색 네모낳고 커다란 양은(?)쟁반에 콩국수 두그릇을 얼마나 사다 날랐던가. 자주 온다며 반찬도 듬뿍 담아주시던 아주머니. 그것이 임신 중의 특권이었다. 이상하리 만큼 그해 여름엔 콩국수가 유난히 맛있었다. 여름마다 남편과 그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은 그렇게 애타게 먹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니 입덧이란 것이 그런 것인가 보다 하며 웃는다


임신 중,후반기로 가면서 더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이 든 산모는 무엇 하나 쉽게 넘어가지지가 않았다.

35세 이상 고위험 산모..  병원에서도 이렇게 칭하였던 거 같다.


다음 장을 또 넘겨 본다.

수정되지 않은 난자가 혹처럼 보인다고 했다. 인공수정 산모의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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