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Dec 04. 2019

(배움) 2
워런 버핏과 점심 먹는 행복

올여름엔 손정의 회장이랑 비빔면도 먹었다.

난 매주 토요일이면 딸과 함께, 선생님들을 만나러 간다.

게다가 종종 선생님들을 줄 세워 놓고 면접도 본다.

그러고 나서, 한 명의 선생님을 골라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온다. 

집에서 우린 같이 와인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음악도 들으며

선생님의 개인 교습을 즐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2019년 행사의 가격이 456만 달러(약 50억 원)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2019년도 점심식사 낙찰자인 Justin Sun

2000년부터 20회가 이어진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뉴욕의 소박한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단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 3시간의 식사를 위해 세계의 많은 부자들은 많은 지출을 하면서 까지 그와 시간을 보내려고 경쟁하고 있으며 그 시간을 위한 낙찰가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그와 식사를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와 식사를 하는 막대한 비용이 전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이 식사를 통해 워런 버핏의 회사에 스카우트된 사람도 있고, 자신의 경영하는 회사의 주가가 이 식사로 인해 급상승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단지 워런 버핏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런 막대한 지출을 한다. 


나도 워런 버핏과 만나서 뉴욕의 스테이크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
하지만, 돈이 없다.
기부금 50억 원은 물론이고,
뉴욕까지 가는 항공권을 자유로이 살 수 있는 돈이 나에겐 없다.  


그래서 난 서점으로 간다. 

서점에서 약 만 오천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워런 버핏의 지혜를 언제든지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워런 버핏의 경우에는 친절하게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책을 출판하기 때문에 시대별 트렌드가 잘 반영되어 있는 장점도 있다. 

워런 버핏의 저서들

심지어 워런 버핏은 그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추천까지 해주기에 우리는 언제든지, 그의 책과 그에게 영향력을 준 책들을 볼 수 있다. 

워런 버핏이 추천해준 책들: 무려 35가지나 있다

이렇게 난 자주 세계의 유명한 사람들의 생각들 그리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쳤던 사건이나 계기들을 만나지 않고도 들을 수 있다. 


올여름에는 '손정의 회장'의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가 IT강국이 된 계기였던, 손정의 회장과 김대중 대통령의 이야기, 손정의 회장이 왜? 미국에서 IT공부를 하게 되었는지, 그 사건과 일본의 맥도널드의 사장의 관계 등의 이야기에 흠뻑 빠졌다. 심지어 비빔면을 먹으며 책을 보다가 책에 비빔면의 고추장을 묻히는 큰 실례를 범하기도 했지만, 그분도 충분히 이해를 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최근에는 '구본형'선생님의 오래된 책을 읽으며 중년 남성들끼리만의 지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비록 '구본형'선생님은 돌아가셨지만, 그분의 생각과 철학은 책 속에 죽지 않고 영원이 있기에, 난 그분이 이렇게 책을 써주신 것에 대해 무한 감사를 하고 있다.


어제는 종합병원에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방문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 지루하고, 채혈, 내시경 등의 검사항목이 있기에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 대기실에서 만난 '코미디언 김병만'씨 덕분에 난 지루하고 긴장된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바꿀 수 있었다. '김병만'씨의 어려웠던 과거, 작은 키 때문에 느꼈던 마음의 상처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그에게 동감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울었다. 알고 보니 우리는 나이도 같았고, 키도 비슷했고 심지어 생각하는 것도 비슷했다. 

얼마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던지 난 건강검진을 마치고도 한참을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아쉬운 이별을 하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우리는 헤어졌다. 

(물론 어제 난 그를 실제로 만난 건 아니다. 대기실에서 그의 책으로 만났다.)

잘 몰랐던 그에게서 배운 인생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다

이렇게 우리는 언제든 대단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생님들로부터 수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여 모든지 간단하게 검색하고 주요 내용만 얻을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은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검색하고 간단하게 정보를 얻는 그런 행위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다. 책을 읽는 것은 아무리 시대가 발달하고 첨단화가 되더라도 꼭 유지 가고 싶은 좋은 취미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으로 읽어야 그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스마트폰을 줄이고 어제 만난 친구 '병만이'를 만나러 가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배움) 1 뜬금없는 공부의 행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