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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Dec 26. 2019

노르웨이에서 여성에게 양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노르웨이의 남녀평등

 몇 년 전 노르웨이 출장길에 난 본사에서 만난 회사의 여성 임원에게 문을 열어주는 실례를 범했다. 

 그녀는 나보고 조그마한 동양인이 먼저 가는 게 좋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난 사실 조그마한 동양인이라는 호칭에 마음이 상했다.

 그리고 아래 글을 읽고 나서, 내가 여성을 위해 문을 열어준 행위가, 그녀의 기분을 나쁘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느 여성분이 쓴 노르웨이의 남녀평등에 대한 이야기


 최근 핀란드의 30대 여성 총리가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되었다. 

 아무래도 여성 총리, 그리고 30대라는 나이가 큰 이슈가 된 듯하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노르웨이의 총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총리다. 

 게다가 그녀는 처음 여성 총리가 아닌 두 번째 여성 총리이며, 처음 총리직을 시작하며 재무장관과 국방장관에 여성 장관을 기용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성 국방장관이라고?

국방장관회담을 가진 미국의 짐 매티스 장관(왼쪽)과 노르웨이의 이네 마리 에릭센 소레이데 장관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 2. 17.

 그렇다. 노르웨이의 국방장관은 여성이다. 

 게다가 노르웨이는 여성의 징병제가 2016년부터 실시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이를 본받아 네덜란드와 스웨덴에선 여성도 군대 징병 대상이다.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10여 개국 남짓이다.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멀어 보이는 유럽 국가들이 여성 징병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르웨이의 경우 '양성평등' 차원에서 노르웨이 여성 정치인들이 여성 징병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노르웨이의 여성 군인들은 의무적으로 남자들과 같은 내무반을 사용하는 것도 평등을 위한 조치라고 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여성 2명과 남성 4명이 의무적으로 한 숙소에 배치되어 생활한다
2018년 남녀 성 격차지수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노르웨이에 본사가 있고, 아이슬란드에 공장도 있는 회사다. 우리 회사의 남녀평등을 담당하고 있는 인사부의 여성 임원이 몇 년 전 한국에 출장을 온 적이 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한국의 여직원이 노르웨이의 남녀평등에 대해 부럽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대화는 자연스레, 한국의 남녀 불평등과 최근에 새로 생긴 여성 전용 주차장 이야기 등으로 번지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던 노르웨이 임원은 한국의 여자들이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해 희생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고, 한국의 여직원은 결국 아무런 대답도 못했다. 

 왜 여자들은 군대도 가지 않으면서 남녀평등을 이야기하는지, 그리고 서울시에서 만든 여성 전용 주차장을 반기는 사회는 절대로 남녀평등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들었다. 

 난 그녀의 이야기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우리 딸을 바라보면,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를 딱 멈춰 버릴 수 있도록 공군이나 해군 의장교로 우리 딸이 복무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남자들의 선입견도, 여자들의 선입견도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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