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최근에 평온한 시간을 갖고 계세요?
(평온함의 기도문)
(너무나도 바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
최근 우리의 삶은 매일매일이 더욱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아무리 사람들이 '워라벨'을 외치고, 심지어 국가에서 주도로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바쁨과 분주함은 매년 더욱 성장하고 있어 보인다.
심지어 쉬기 위한 휴가에서도 사진 촬영 및 SNS의 교류 등으로 여전히 바쁜 생활을 살고 있어 보인다.
살면서 일부러 고요한 시간을 만들어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다면 진정한 시간 관리자 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해 봤다, 그리고 내가 즐길 수 있는 평온하고 고요한 시간을 4가지 소개해 보려 한다.
1) 일을 마치고 즐기는 평온함
2) 일을 준비하며 즐기는 평온함
3)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용히 즐기는 평온함
4) 뜬금없이 만나는 평온함
1) 일을 마치고 즐기는 평온함의 시간
몇 년 전, 지인들과 음식 모임을 한 경험이 있다. 비 정기적으로 8명의 손님만을 모시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정성을 다해서 내가 음식을 차려주고 그때마다의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했던 그런 모임이다.
그 시간은 나에게 많은 부분의 소소한 행복을 경험시켜 주었는데, 그중 가장 특이했던 행복은 음식을 코스로 다 만들어 마지막으로 서빙을 한 후, 혼자 테라스에 나가서 시원한 공기를 음미하며, 안에서 식사하는 손님들을 지켜보는 약 10분간의 시간을 난 무척 사랑했다.
아마도 그 시간은 정신없이 음식을 순서에 따라 준비하고, 서빙한 뒤, 스스로의 성취감에 감사와 안도감의 시간을 나 혼자 즐기는 그런 시간이었을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사업에서도 큰 계약을 성사시키고, 회사로 복귀해서 모든 형광등은 꺼 놓고 내 책상 위의 노란색 백열등 조명을 켜놓고 본사에 계약이 잘 성사되었다고 쓰는 이메일도 무척 평온하고, 고요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다.
그래서 난 무언가 성과 (크고 작고를 떠나...)가 있다면, 나만의 시간을 최대한 즐기려 한다.
“승패가 갈렸다고 바둑이 끝난 게 아니죠. 승패보다 더 중요한 복기가 남아 있어요. 뭘 잘못했고 뭘 배울 수 있는지를 돌아보는 건 바둑이나 인생의 실력을 늘리는 데 중요해요.” -이세돌 인터뷰 중-
2) 일을 준비하며 즐기는 평온함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중요한 일을 준비하며, 그리고 하기 직전 자신만의 고요를 즐긴다. 어쩌면 이것은 즐긴다는 표현보다 그 중요한 일을 '고요'로서 준비한다는 말에 가까울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아이스링크를 출발하기 전 음악을 들으며 집중하는 모습에, '손흥민 선수' 그라운드에 교체되기 전 들어가는 그 표정과 시간에 어떠한 장난도, 분주함도 없다. 단지 마음을 다스리려 하는 고요함과 평온함을 유지하려는 극도의 노력을 우리는 볼 수 있다.
난 아침에 30분 일찍 출근해서 절대 회사 메일을 열어보지 않는다. 오래전 모시던 관리부장님처럼 헤드폰을 끼고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을 단 10분이라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특별히, 중요한 미팅이나, 발표가 있는 날에는 더욱 그런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불안과 두려움의 마음을 감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시간들을 생각하며)로 바꾸는 작업을 한다.
중요한 일이 있다면 단 10분이라도 자신의 마음의 고요함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3)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용히 즐기는 평온함
'Hygge'의 시간이다. 난 10년 전부터 다니기 시작한 노르웨이의 회사 덕에 회사 동료, 그리고 그 가족들과 Hygge 한 시간을 많이 경험했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우리 집에는 형광등 조명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회식이나 모임 분위기는 'Hygge'와는 사뭇 다르다. 왁자지껄한 풍경이 우리나라의 오랜 회식과 식사의 모습이다.
하지만, 가끔은 어두운 조명,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아기 강아지들 같은 가족과 함께, 서로 평온한 자세로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우리 집에서는 종종 가족 모두 한방에서 잠을 잔다. 그리고 아빠가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으면, 아이들과 엄마의 속삭이는 소리, 그리고 귓속말로 웃긴 단어를 전해주는 게임 등을 하다가 하나둘 씩 잠든다.
이 시간의 행복을 느끼며, 난 무척 감사한 적이 많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왁자지껄한 시간과는 별개로 조용한 평온의 시간을 갖아보길 추천한다.
4) 뜬금없이 만나는 평온함
책상 앞에서 바쁘게 메일을 처리하고, 클레임 메일이 새롭게 날아오고, 휴대전화에서는 여러 모임에서 SNS 문자가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에, 난 일부러 30분의 시간을 만들 때가 있다.
주로 회사 근처의 코엑스 지하로의 여행을 간다. 서점에 가서 신간 서적을 구경하기도 하고, 수많은 벤치 중에 내가 자주 가는 벤치에 앉아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하기도 한다.
특별히 이런 뜬금없이 만드는 평온함의 시간은 내가 내 시간의 주인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장점과, 업무의 시야를 넓히거나 리프레쉬해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 코엑스 근처에서 다른 곳으로 회사의 이전이 있었다. 그러고 나선 이런 뜬금없는 나만의 장소를 아직 찾지 못했다.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이런 뜬금없이 나만의 평온을 느끼는 장소가 나에게 무척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최근 새삼 강하게 느끼고 있다.